미디어 기업들이 자사 작업물을 수집해 재사용하는 AI에 적응하는 가운데, 새로운 중개업체들이 출판업체와 AI 기업 간 사용권 계약을 주선하러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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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ILLUSTRATION BY FERNANDO CAPETO FOR FORBES; GETTY IMAGES BY PAOLOGAETANO; THITIMA UTHAIBUR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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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기업들은 자사 콘텐트를 수집해 강력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하는 AI 스타트업에 맞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로 AI 기업을 고소하거나 자사 콘텐트 사용권을 제공하는 포괄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이제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들이 세 번째 옵션을 제공하고 나섰다. 출판업체의 저작물이 AI에 의해 인용 또는 요약될 때 해당 업체가 비용을 받도록 도와줌으로써 줄어든 페이지 조회수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그런 회사 중 하나인 톨비트는 AI 기업이 출판업체의 저작물을 수집할 때마다 비용을 청구하는 일종의 디지털 요금소 역할을 한다. 또 다른 회사인 프로레이터는 AI로 생성된 결과물에서 자사 콘텐트가 얼마나 표시되는지에 따라 AI 기업이 해당 콘텐트 저작권을 보유한 기업에 보상을 지급하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한다. 스케일포스트는 사용권을 취득한 콘텐트로 구성된 자료 보관소를 운영하며, AI 기업은 비용을 지불하고 이 보관소를 이용할 수 있다.
AI의 데이터 수집은 출판업체에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오픈AI, 앤스로픽, 퍼플렉서티(지난해 초 포브스의 단독 유료 기사를 여러 플랫폼에서 무단으로 활용했다) 등 AI 대기업은 웹 크롤러의 콘텐트 수집 차단을 위해 자신들이 설정한 규칙을 무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뉴욕타임스, 다우존스 등 미디어 기업은 이 같은 무단 수집이 저작권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거액의 소송을 걸기도 했다. 싸우기보다 손을 잡기로 결정한 미디어 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애드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닷대시 메러디스에 연간 최소 16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 회사의 콘텐트 사용권을 취득했다. 톰슨로이터는 지난 분기 보고서에서 AI 콘텐트 사용권 계약으로 보고서 작성 당시 기준 연간 33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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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조슬린(왼쪽)과 톨시트 파니그라히는 AI 기업이 필요한 만큼 콘텐트를 이용하고 출판업체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2023년 12월 톨비트를 공동 설립했다. / 사진:TOLLB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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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I 시스템은 콘텐트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므로 최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데다 AI 기반 검색엔진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어서 출판업체는 자사 사이트에서 수익 창출 동력인 트래픽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한다.타임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버한 하미드는 “지금 출판업계가 어렵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우리는 콘텐트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포브스에 말했다. 타임은 애드위크, 허스트 코퍼레이션 등 톨비트 사용을 위해 가입한 400개 회사 중 하나다. 하미드는 이 서비스를 통해 어느 봇이 타임의 콘텐트에 접근하려고 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이 분야의 AI 선두 주자들은 AI 수집의 시대에 창작자들에게 작업물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올트먼은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가 개최한 명사 초청 행사 딜북 서밋에 참석해 연설에서 소액결제(micropayment)를 잠재적 수단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창작자가 새 수익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이 기사를 위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피차이는 딜북 서밋에서 “향후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AI 모델을 위해 창작 활동을 하고 돈을 받는 창작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 기사를 위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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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이터 설립자 겸 CEO인 빌 그로스는 1990년대 후반에 인터넷 검색을 위해 클릭당 요금이 지불되는 수익모델을 개발했다. / 사진:ANDRES CASTANEDA/PRORA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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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은 톨비트 플랫폼을 사용하여 출판업체의 콘텐트에 접근하고 해당 업체가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사용권을 제공하지 않으려는 콘텐트를 걸러낼 수 있다. 또한 이 서비스는 미디어 기업에 봇이 자사 사이트를 얼마나 많이 수집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분석을 제공하고 웹 수집 봇에 콘텐트 액세스 권한이 없다고 자동으로 경고하는 ‘봇 페이월’을 설정할 수 있다. 톨비트는 AI 기업에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사용권을 취득한 데이터로 구성된 마켓플레이스와 이를 관리할 제어판을 제공한다. 직장 동료였던 올리비아 조슬린과 2023년에 톨비트를 설립한 CEO 톨시트 파니그라히는 톨비트가 주요 AI 기업들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기업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파니그라히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고도 기계 간 상호작용이 쉽게 이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포브스에 말했다.AI 스타트업과 이들에게 연산 또는 처리 능력을 제공하는 기업들(엔비디아 등)에 몰린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금에 비하면 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톨비트는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등 벤처투자사들로부터 약 3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프로레이터는 지난달 시리즈A 라운드를 2500만 달러로 마무리했다.출판업체는 이런 기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애드위크의 전략·운영 부문장인 마이크 베이먼은 수백 개 출판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AI 개발업체들이 톨비트를 통해 자사 콘텐트를 즉시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먼은 “목표는 우리와 협업을 원하는 파트너들이 최대한 쉽게 우리에게 접근하고 공정하면서 적당한 방식으로 우리 콘텐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프로레이터 설립자 겸 CEO인 빌 그로스는 자신이 AI 검색엔진을 위한 해결책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AI로 생성된 응답에서 몇 퍼센트가 특정 콘텐트 출처에서 나왔는지, 해당 출처와 매출을 얼마나 나눠야 하는지 계산하는 ‘귀속 백분율(attribution percent)’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레이터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AI의 출력을 여러 부분으로 분석하고 AI가 생성한 응답에서 가장 고유한 인사이트를 탐지하여 순위를 매긴 뒤 각 콘텐트 소유자에게 비용을 지급한다.
그로스는 “우리 기술로 ‘이 응답의 33% 정도가 귀사의 기사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귀사는 50대50 수익 분배에서 33%만큼 받아야 한다’는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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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포스트 공동 설립자 아흐메드 말릭(왼쪽)과 잭 토드는 사용권을 취득한 콘텐트로 구성된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 사진:SCALE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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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레이터는 지스트닷ai라는 자사 검색엔진을 출시했다. 포천, 애틀랜틱, 파이낸셜타임스 등 400여 개 미디어 협력사로부터 사용권을 취득한 콘텐트만 제공하는 검색엔진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이 서비스의 목표는 챗봇의 답변에 자사 콘텐트가 표시된 빈도와 그에 따른 기여에 대한 보고서를 매달 말 모든 출판업체가 받아 보게 만드는 것이다.스케일포스트 AI 같은 기업은 출판업체를 통해 AI에 활용 가능한 영상·오디오 콘텐트를 제작한다. 이 회사는 AI 기업과 수익화 거래를 촉진하고 미국과 국제미디어 기업에 각 URL에 대한 봇 트래픽을 모니터링할 플랫폼을 제공한다. 스케일포스트의 아흐메드 말릭 CEO는 “우리는 각 링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참고 사항: 톨비트, 프로레이터, 스케일포스트는 포브스와 협상 중이다.]또한 스케일포스트는 커뮤니티 행사에서 출판업체가 AI 기업 설립자와 만나도록 돕는다. 지난 7월 이 회사는 자사 수익 공유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서티와 제휴했다. 이를 통해 출판업체는 관련 질문에 자료를 제공하고 퍼플렉서티가 해당 출판사를 출처로 인용하는 답변에서 얻는 수익을 나눠 받는다. 퍼플렉서티 측은 스케일포스트가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약 20개 출판업체로 확장하도록 도와준 “귀중한 협력사”라고 포브스에 말했다.그뿐만 아니라 스케일포스트는 800가지 AI 봇을 식별하고 목록화한 ‘봇 모듈’ 기술도 개발했다. 말릭은 “모든 웹 방문이 빠짐없이 계산되며, 이러한 투명성은 당연히 출판업체에서 매우 많은 관심을 갖는 부분”이라며 “이를 추적할 수 있다면 차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ashi Shrivastava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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