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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정윤수의 상상여행 ④ 한국영화의 아이콘, 영화감독 박찬욱] "멋대로 한번 저절러 보는거야~ 아니면 말고!" 

공존하기 힘든 것들의 충돌… 근사한 미장센에 담아내는 ‘선수’ 

딸 아이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해 숙제라면서 가훈이 무엇이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가훈이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몇 개의 단어들. 근면·성실·인내·충효 등…. 그런데 그 어느 것도 마땅찮았다. 뭐랄까? 우스웠고 난처했다. 아직도 이런 것을 적어 내는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래도 엄격한 의미의 ‘家訓’은 아닐지라도 온 가족이 그런대로 공감할 만한 어떤 것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겹쳤다.



그래서 평소 아이들과 늘 나누던 이야기대로 ‘뭐 좀 재미있는 거 없을까’라는 가훈 아닌 가훈을 적어주었다. 다음날 아이는 다시 종이를 내밀었다. 담임 선생님이 되돌려보낸 듯싶었다. 그래서 정말 신중히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요식행위가 미덥지 않았으나 아이가 숙제를 못해 난처해 하는 것은 막기 위해 다시 적어 보내기를 ‘뭐 좀 신나는 거 없을까’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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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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