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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저마다 地上의 북두칠성 

“막힌 혈마다 한 사발 퍼주고픈 거대한 국자”
시인 이원규의 지리산 바깥풍경 ⑭ 

해마다 찔레꽃 필 무렵이면 북두칠성은 동쪽 밤하늘에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고 돌겠지만, 내 기억 속의 북두칠성은 언제나 동쪽 산마루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지요. 아마도 별자리 중에서 북두칠성이 가장 선명하게 잘 보이기 때문일 것이며, 찔레꽃이 피고 소쩍새가 우는 봄밤에 더 자주 하늘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옛날 같으면 이맘때가 보릿고개 춘궁기였으니 저 북두칠성이 국자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지요. 나도 얼마 전에 쓴 시 에서 “지구 한 귀퉁이 / 오늘도 굶어 죽는 아이들 / 밤하늘의 갈비뼈가 자꾸 삐져나온다 / (중략) / 라면 국물이라도 한 사발 퍼주고픈 / 저 거대한 국자”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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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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