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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삼성전자 주가 200만원”그래프는 껑충 뛰고 가슴은 쿵쿵 뛴다 

재계 리포트 | 삼성전자 40주년 비전 선포
시가총액 15년 만에 100배 가까이 증가
바이오칩·의료기기·태양전지 등 신사업 주력 … 세계 IT 톱으로 

글 박미숙 월간중앙 기자 [splanet88@joongang.co.kr]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를 이끌어온 삼성전자가 40주년을 맞았다. 10월30일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삼성전자는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완성, 세계 10대 기업, IT업계 1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삼성전자가 밝힌 미래 비전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가 10년 후 삼성전자 주가를 전망했다.

▎10월3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이윤우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05년 1월 어느 주말, 강원도 보광휘닉스파크에 이건희 당시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현 삼성전자 상임고문) 등 삼성전자 사장단 12명이 모였다. 2004년 삼성전자가 순이익 1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삼성전자는 2004년 매출 57조6324억원, 영업이익 12조169억원, 순이익 10조7867억원, 수출 47조595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은 2003년보다 32%·67%·81%씩 늘어난 규모였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03억 달러에 달했다. 이 실적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순이익 ‘10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하는 영예를 누렸다. 2003년 기준 ‘100억 달러 클럽’ 가입 기업은 세계적으로 9개였으나 순수한 제조업은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유일했다.

당시 1위를 기록했던 MCI(222억 달러), 2위 엑슨모빌(215억 달러), 3위 시티그룹(178억 달러) 등은 모두 순수 제조업으로 보기 힘들었다. 삼성전자는 이 100억 달러 클럽 가입과 동시에 국내에서 재계 4위의 ‘그룹’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의 2004년 매출액 57조6324억원은 재계 4위인 SK그룹 56조1370억원을 추월한 규모였다.

롯데(26조6159억원)·한진(17조780억원)·GS(23조5900억원) 등 쟁쟁한 그룹의 매출은 일개 기업인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삼성전자가 축배를 들 무렵인 이날 저녁 이 회장은 보광휘닉스파크에 모인 삼성전자 사장단에게 “지금의 질주에 안주하지 말고 10년 후를 먹여 살릴 차차세대사업을 하루빨리 구상하라”고 지시했다.

2000년 이후 삼성반도체는 세계 굴지의 회사로 자리 잡았지만 당시 수익을 올리는 D램·낸드플래시메모리·DDI 등이 모두 20년 전에 시작한 상품들이다. 이들 상품의 시장성장률은 점차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중장기 미래를 위한 전략적 신규사업은 잘 개발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전에도 이 회장은 삼성그룹 전사적으로 ‘10년 후 먹을거리’에 대해 누차 강조해 왔지만 손에 잡히는 성과는 없는 편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 11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2020년 비전 선포식을 통해 차차세대사업에 대한 어렴풋한 윤곽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틀 전인 10월3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2020년 비전 선포식’을 통해 5~10년 후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바이오칩·의료기기·u헬스·태양전지 등 삶의 질 향상(Lifecare)분야의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고객의 다변화한 욕구를 충족하는 솔루션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휘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 홈엔터테인먼트 로봇 등과 같이 주력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갈 신정보기술(IT)제품 내용까지 밝혔다. 특히 미래산업을 주도할 의료·바이오 부문에서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각종 암이나 혈액 등의 진단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환경·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전지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태양전지 등 녹색사업에는 2013년까지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편의·안락 부문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웰빙 관련 사업을 집중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고령화사회에 꼭 필요한 로봇 관련 기술 개발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건 뉴 비전 키워드는 ‘비전 2020’ ‘Inspire the World, Create the Future(미래사회에 대한 영감, 새로운 미래 창조)’다. 신기술과 혁신적인 제품, 창조적 솔루션을 통해 미래사회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고, 고객과 사회·임직원의 새로운 가치를 도모해 궁극적으로 인류사회의 번영을 가져오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0년 후 매출 4000억 달러에 도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한 직원이 메모리 반도체 재료에 사용할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달성으로 IT업계 압도적 1위와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한다. 브랜드 가치 글로벌 톱5, 존경받는 기업 톱10, 친환경기업으로 창조적인 전 세계 인재들이 모이는 모두가 일하고 싶어하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1999년 창립 30주년 당시 10년 후 매출 100조원 돌파, IT업계 톱3 진입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10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목표에 이미 도달했으며, 창립 40주년을 맞아 10년 후 현재의 4배 규모에 달하는 매출 4000억 달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

‘비전 2020’ 실현의 핵이 될 ‘3대 경영’은 신기술 선도와 신시장 창출, 신 라이프스타일 창출 등의 ‘창조경영’, 대내외 협력체제 구축, 상생경영·친환경경영 등의 ‘파트너십 경영’, 다양한 인재들의 도전과 열정 고취, 최고의 전문가 양성 등 ‘인재경영’이다.

10년간 이 3대 경영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만의 차별화한 제품과 독창적 밸류 체인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미래산업 준비와 함께 기존 주력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강화한다.

메모리·LCD·TV·휴대전화 등 선도사업은 압도적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 달성 등을 통해 선두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생활가전·컴퓨터·프린터 등 6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현재 20% 수준인 육성사업의 매출비중을 2020년까지 3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11개인 세계 1위 제품을 4년 내에 20개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반도체 D램의 경우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미세하게’ 등 3대 차별화 전략으로 후발업체를 따돌리고 차세대 D램인 DDR로 성능을 높이며, 주력 공정을 30~40나노로 올려 더 미세한 작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스템LSI의 경우 공정기술 혁신으로 조기에 일류 수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카드 칩, 디스플레이 구동 칩, MP3플레이어용 칩 등 일류화 8대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안정적인 글로벌시장을 갖춘 휴대전화의 경우 질(수익률)과 양(물량) 동시 확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500만 화소 이상 고화소 카메라, 풀 터치(Full Touch)폰 등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신흥시장 사업 확대, 스마트폰 사업기반 강화 등에 주력할 방침이라는 것. 디지털 TV의 경우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풀HD(초고화질)의 4배 해상도인 UD(Ultra Definition) TV, 3차원 인터랙티브 TV, 초박형 LCD TV 등의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매출과 수량에서 세계 1위 위상을 지키겠다는 목표다.

또한 현지 라이프스타일 및 고객 ‘니즈’ 분석 역량을 감안해 시장 특성에 따라 차별적 마케팅 조직을 운영하는 한편 제품의 기획·개발·제조·판매 전 과정을 고객의 가치 창출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전사 마케팅 체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외부의 역량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영 시스템을 확립할 계획이며, 외부 연구기관 등과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타 분야의 기업들과도 다양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 8조5000억원대 투자 계획


▎40년간 삼성전자의 종가 행진 (단위:원)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조직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성과보상 시스템을 비롯한 글로벌 선진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및 여성인력의 비중을 확대하는 열린 조직문화 구현, 창조적 성과관리 등으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전 세계 인재가 모이는 창조적 아이디어의 산실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현재 45% 수준인 해외인력 비중을 2020년에는 65%까지 확대하고, 한국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직원도 현재 850명에서 2020년에는 20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대졸 여성인력도 현재 9000여 명에서 1만5000명까지 확대해 나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 1097억 달러(연평균 환율 적용)로 HP에 이어 IT업계 2위다. 1위와 격차는 불과 1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1999~2008) 삼성전자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5.9%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35조8700억원, 영업이익 4조2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18.5% 늘었다. 그 동안 시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했던 반도체와 LCD 등 ‘부품’이 선전하면서 휴대전화와 TV 등 ‘제품’이 균형을 찾았다는 것이 3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시장평가다.

이 때문에 주력산업인 반도체·LCD·휴대전화·TV 등 4개 바퀴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 투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7조원대 투자를 집행한 삼성은 내년에는 8조5000억원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반도체 부문이 5조5000억원 이상이고, LCD에 3조원대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격차가 유지된다면 10년 내에 삼성전자가 매출액 분야에서 지금에 비해 4배에 달하는 4000억 달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SK증권의 양진모 과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해 적시적소에 투자를 잘하는 것이 늘 모든 기업의 숙제였다”며 “환율이 문제지만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선두를 지키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이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995년 주가는 11만9500원이었다.

1998년 외환위기로 삼성자동차를 매각하면서 한때 3만33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동안 주가는 꾸준히 올라 올해 9월22일 82만5000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신성장동력이 큰 무리없이 진행된다면 10년 후 주가 200만원대 돌파도 문제없다고 보고 있다.



200912호 (20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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