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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끝나면 낙원이 도래하는가 

BOOK | 아이슈비츠, 그 이후
순진한 남자의 눈에 비친 죽음의 드라마, 그리고 인간 

조우석 문화평론가 [thebold@hanmail.net]
왜 글을 쓰는가? 작가 조지 오웰은 “정치적 글쓰기를예술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20세기 초·중반을 휩쓸었던 몹쓸 체제인 전체주의 사회를 고발하기 위해 자기만의 주의·주장이 담긴 당파적 글을 쓰겠다는 선언이었다. 단, 저널의 차원을 넘어 본격 문학 수준에서 작업하겠다는 야심이다. 과연 의 작가답다.



이것이 오웰의 무수한 에세이에서 가려 뽑아 번역한 신간 에서 밝힌 ‘글쓰기의 변(辯)’이다. 큰 작가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철학자이자 작가인 사르트르도 그와 비슷했지만 조금 달랐다. 사르트르는 “글쓰기란 하나의 기도(企圖)”라고 밝혔다. 그런 기도 혹은 시도가 훗날 과오로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몸을 던져 시대와 사회에 참여하는 실존주의적 선택이야말로 글을 쓰는 행위의 핵심 철학이다. 이번에 살펴 볼 의 작가 프리모 레비는 그 둘과 또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오웰과 사르트르가 태어날 때부터 글쓰기에 신명을 바치기로 한 사람처럼 보인다면,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이탈리아계 유대인 레비는 반대쪽이다. 그는 과학자 출신이다. 시대가 널뛰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평생 화학 엔지니어로 살았을 테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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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호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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