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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맛 순례] 시인 김용택의 간장게장 

“밥도둑한테 마음까지 뺏겼네요” 

글·김혜민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
‘게요리’는 처음 만난 사람과 먹을 만한 음식이 아니다. 양념을 쪽쪽 빨아먹고, 젓가락으로 몸통을 여기저기 쑤시고, 오도독오도독 껍질째 씹어 먹기가 민망하기 짝이 없다. 김용택(64) 시인과 만나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확실해진 듯하다. 간장게장을 사이에 두고 그런 광경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전북 임실이 고향인 김용택 시인은 1982년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농촌의 소박한 모습을 서정적으로 담은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며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해졌다. 3월 28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 있는 한정식집 ‘양반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게장 국물에 쓱쓱 비빈 밥 한 숟가락을 날 김에 싸 먹더니 “간장게장만 있으면 밥 한 공기를 뚝딱할 수 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보드라운 속살과 노란색 알이 담긴 게딱지, 그리고 그 속에 비벼놓은 밥을 보니 간장게장에 ‘밥도둑’이란 수식이 붙은 이유를 충분히 알 만하다. 옹골진 속살이 달달하면서 고소하고, 비릿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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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호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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