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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이어령 프로젝트’ | 두 번째 골목: 양치기 소년과 이종격투기 - 셰익스피어가 되려거든 디지털에 아날로그를 더하라! 

‘양피지’와 ‘아이폰’이 열어젖힌 편집의 시대… 조화와 보완으로 창조에너지 키워야 

김정운
‘양의 해’에서 시작된 이어령의 양떼 몰이는 ‘10천간 12지지’에서 ‘갑을관계의 상호순환성’으로 이어지더니 윷놀이 판의 ‘모 아니면 도’의 벤처이론으로 건너갔다. 이번에는 외로운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다. 너무나 심심해서 거짓말을 반복했던 양치기 소년의 상상력으로부터 시작한 이어령의 이야기는 양뼈를 던지며 놀던 양치기의 윷놀이로, 그리고 ‘호모 훈디토르(Homo Funditor)’라는 인류기원에 관한 이론으로 이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책의 출현이 인간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도 양떼몰이의 별책부록으로 주어진다.

정신 없이 이어지는 이어령 프로젝트는 골목을 헤매는 일이다. 이어령의 골목길에는 ‘막다른 골목’이 없다. 돌고 돌다 보면 아주 희한하게 서로 연결된다. 그래서 이어령의 말이 그렇게 빠른 거다. 생각이 너무 빨리 날아가서 그렇다. 도무지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 질문할 시간도 없다. 그러나 그의 빠른 어투도 도무지 그의 날아가는 생각을 쫓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이어령의 날아가는 생각, 뛰어가는 이야기를 쫓아가야 하는 나는 그와의 대담 한 시간만 지나도 아주 헉헉댄다. 집중력은 흩어지고, 당(糖)도 아주 급하게 떨어진다. 안 그래도 요즘 나는 당뇨가 와서 아주 쉽게 지친다. 그래도 중간중간 커피에 설탕을 푹푹 퍼 넣으며 그의 이야기를 따라 잡으려 애쓴다. 아, 팔십 노인에게 체력도 안 되고, 지혜도 못 미친다. 그러나 재미있다. 나는 요즘 정말 ‘지대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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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호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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