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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인터뷰] ‘비주류계의 주류’ 영화감독 장진 - “덜 영화적이라고요? 조금 다른 시선일 뿐이죠”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웰컴투동막골〉 등에서 선보인 특유의 색깔… JTBC 〈크라임씬2〉에서도 우월한 인문학적 추리력 과시하며 ‘종횡무진’ 

최재필 월간중앙 기자 글 박지현·맹서현 월간중앙 기자 〈park.jihyun@joins.com〉 / 사진 전민규 기자 〈jun.minkyu@joins.com〉

▎JTBC 추리예능 <크라임씬2> MC를 맡은 장진 감독이 탐정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최연소 감독, 만들어낸 캐릭터 수 1천 개, 천재감독. 장진 영화감독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친근한 얼굴, 익숙한 손동작, 귀여운 뿔테안경. 웃음기 없는 영화감독의 카리스마보다는 친근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이 더 강하다. 그는 한국 영화계에서 통속적인 줄거리를 자신만의 독특한 코미디로 풀어내 상투적이지 않은 영화로 만드는 데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어딘가 2% 부족하고 엉뚱한 킬러들의 대화, 예쁘장한 여자 스토커, 목사와 무당이 직업인 형제 등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나가는 식이다. 낯선 상황에 놓인 어수룩한 인물들의 행동을 그리는 ‘장진식 코미디’는 그의 영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트레이드마크다.

컬러가 분명한 만큼 흔치 않은 행보도 눈에 띈다. 1995년 데뷔 후 연극과 영화, TV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2011년에는 생방송 라이브 예능 프로그램 〈Saturday Night Live〉를 맡았다. 연출가이자 ‘위크엔드 업데이트’의 MC를 맡아 통쾌한 풍자로 입담을 과시했다. 그러다 감독으로서의 본업과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1년 반 만에 하차를 선언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었다.

그가 예능계로 돌아왔다. 4월 1일 첫 방송을 내보낸 JTBC의 〈크라임씬2〉 MC를 맡으면서다. 〈크라임씬〉은 국내외 실제 범죄 사건을 재구성해, 진범을 찾아내기 위해 치열한 추리 공방전을 펼치는 예능프로다. 새 MC 장진과 시즌1의 기존멤버였던 박지윤, 홍진호를 포함해 개그맨 장동민과 EXID의 하니가 호흡을 맞춘다. 그의 MC 출연에 두뇌노동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딱 맞는 캐스팅이라는 평이 많았다. 팬들은 물론 출연자들 사이에서도 큰 기대를 받은 장진 감독을 4월 7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크라임씬2〉에서 맡은 롤플레잉을 실천하기 위해 힙합 모자를 쓰고 있는 등 이 프로그램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이 프로그램엔 저 같은 놈이 필요해요”


▎JTBC <크라임씬2> 출연자들. 왼쪽부터 장동민, 박지윤, 장진, EXID 하니, 홍진호.
촬영을 해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재밌었죠. 진짜 재밌어요. 촬영장에 하루 놀러 가는 기분이랄까. 일주일 전부터 대본 공부도 하고 캐릭터 연습도 해요.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그렇고, 다음 촬영 때 맡은 역할이 젊은 교포 역할이라 힙합스타일로 모자도 쓰고 있어요. 작가들에게 역할에 맞는 의상과 소품을 구할 수 있도록 대본 빨리 달라고 맨날 조른다니까요.”(웃음)

왜 다시 예능 프로에 출연하게 됐는지, 하필 〈크라임씬2〉였는지 궁금해요.

“윤현준 PD가 제안했을 때 사실 90%는 안 한다고 했었요. SNL을 그만둔 다음 예능은 정말 내 옷에 딱 맞는 것만 하자고 다짐했거든요. 〈크라임씬2〉는 내 프로도 아니고, 저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건 서툴러서 자신이 없었거든요. 카메라 앞에서 사람들과 친화력을 보이기가 쉽지 않아 보였어요. 그런데 윤PD가 심하게 나에게 구애를 했죠.(웃음) 제가 보기엔 왜 이 프로그램의 MC가 저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윤PD 눈에는 제가 해야 하는 이유가 보였나 봐요. 그래서 모험삼아 해보게 됐죠.”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있는 터라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에도 기대가 큰 거 같아요.

“그 수식어, 제가 붙인 거 아니에요.(웃음) 미디어는 ‘조금만 다르다’고 생각하면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거 같아요.”

첫 회부터 삼각형 추리로 화제를 불렀는데, 혹시 감독님만의 추리법이 있나요?

“대단한 건 아니에요. 보통은 과학적 정황을 보고 혹은 현상만을 통해 범인을 쫓는데 저는 추리하고 싶은 대상이 누구인지부터 파악해요. 그런 다음 그 사람에 대해서 쓴 기사, 인터뷰, 직업적 감성 등을 파악한 후에 연결해보면 하나의 스토리가 연결되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는 누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건 대단히 문학적인 추리죠. 범인을 맞추는 적중률과는 절대 연결되지 않지만요.”(웃음)

등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죠?

“전혀 연연해 하지 않아요. 대신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키맨(key-man)이 될 것 같아요. 범인을 맞히는 건 크게 신경 안 써요. 오히려 프로그램의 스토리를 주도할 수 있는 데 굉장한 흥미를 느끼죠. 저만의 추리로 동료플레이어들과 심지어 시청자들까지 제 해석에 말리는 게(?) 아주 즐거워요.”

혹시 실생활에서 추리를 잘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습관이나 노하우 같은 게 있나요?

“노하우? 그런 건 없어요. 방송에서 범인을 찾을 때는 엄청 열심히 관찰해야 해요. 촬영을 10시간가량 하는데 그것마저도 시간이 모자라거든요. 출연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죠. 그분들이 끄집어내고 추리한 것들을 다시 조합하는 게 도움이 되죠. 대신에 평소 본능적으로 주변에 있는 것을 관찰하기는 해요. 도형적인 이미지에 대한 기억이 강한 편이죠. 근데 활자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어요. 간판 글자는 진짜 못 외워요.”(웃음)

감독님의 평소 성격이 궁금해요.

“진지하기도 했다 장난치기도 했다가 하죠. 별로 골똘한 성격은 아니에요. 낯가림이 심해요.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말 많이 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저는 제 자신이 엄청 내성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잘 안 믿어요.”(웃음)

연극과 영화? 단연 연극이 으뜸

장진은 영화감독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연극 무대로 데뷔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연극을 했던 그는 대학로에서 충무로로 진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흔히 ‘장진식 코미디’라고 불리는 자신만의 장르를 탄생시키며 영화사에 깊은 인상을 주었다. 〈킬러들의 수다〉〈간첩 리철진〉 등은 물론 최근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하이힐〉에 이르기까지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영화와 연극의 선택 앞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곧 연극이라고 했다. “비교도 안 돼요. 연극 연출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영화는 20년 됐는데 이제 좀 재미있어지려고 해요. 그런데도 절대적으로 연극이죠. 무대를 내가 만든다, 무대에 내 이야기를 펼친다, 무대에서 내 관객을 만나기는 영화가 갖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요.”

그래서인지 감독님 영화에 대해 ‘연극적’이라는 평도 많더라고요?

“사실 그건 연극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예요. 영화가 연극적인 게 아니라 ‘비영화적이다’라고 말하면 돼요. 반영화적이라든지. 연극이 폐쇄적이고 다이얼로그(대화)가 많고 조명이 꺼졌다 넘어갔다 하는, 단순편집적이고 피상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연극은 영화적 편집보다 현란하게 무대를 움직일 수 있는 거예요. 100년, 200년이 순식간에 오가기도 하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한 옥타브를 넘나드는 걸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영화보다 훨씬 더 거칠죠.”

장진의 영화는 소재 자체가 독특하다. 시한부 남자, 간첩, 트렌스젠더 등 쉽지 않은 소재를 택한다. 한 작품으로 이루어지기까지 몇 년 걸릴 정도로 워밍업을 오래하는 편이다. 그는 생각의 90%는 머릿속에서 사장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모는 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잊혀지면 그게 유효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메모하지 않고 물 흐르듯 살면서 떠오르는 재미있는 말들, 에피소드들이 기억에 남으면 그것이 영화화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감동과 웃음을 한꺼번에 잡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조합을 하나요?

“웃음과 눈물이라는 소재는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것에 불과해요. 눈물이 나는 상황인데 배우들이 눈물을 참으니까 보는 관객이 슬픈 거죠. ‘쟤네는 왜 안 울지? 어떻게 저렇게 담담하지?’라고 생각하죠. 그게 더 슬픈 거에요. 코미디의 가장 기본은 처연함, 절실함이거든요.”

장진과 작품을 출연하는 유명배우들은 ‘장진사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끈끈한 호흡을 자랑한다. 그리고 무명의 연극 배우들이 장진 영화에 출연했다 하면 스타 배우가 된다는 설도 생겼다. 〈킬러들의 수다〉에 나왔던 원빈, 장재영, 신하균, 임원희 그리고 류승룡과 김원해, 요즘 뜬 조복래와 김슬기까지 모두 그의 작품을 거쳐갔다.

어떤 안목을 갖고 배우들을 캐스팅하나요?

“에이, 그냥 얻어 걸린 거예요.(웃음) 재영이나 하균이, 원희도 초반에 저랑 작품 수는 많아도 그들이 지금까지 생명력 있는 배우로 남는 것은 다 그들의 재능이에요. 저는 그냥 수면위로만 올려주는 역할을 했고요. 저의 재능이나 안목이 아니고, 모두가 다 인정하는 재주를 가진 친구들이죠.”

그래도 특별히 배우를 볼 때 고려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감독님의 영화가 연기하기에는 쉬운 영화가 아닌 것이 많잖아요?

“사실 제 영화에서는 약간 ‘언어연기’는 돼야 해요. 대화가 많으니까.”

“풍자는 힘있는 자들을 향해야 옳아”


▎1. <아는 여자>에서 장진 감독은 엉뚱한 유머로 ‘장진식 코미디’의 색깔을 한층 강화했다. / 2. 장진의 작품에 출연하는 유명배우들은 ‘장진사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끈끈한 호흡을 자랑한다. / 3. 그의 영화 소재는 독특하다. <하이힐>은 완벽한 외모 속에 여성성을 감춘 남자의 이야기다.
2000년에 처음 인터넷 영화 〈극단적 하루〉를 만들었다. 당시 사람들은 인터넷 영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영화관이 아닌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보는 영화에 낯설어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에 한걸음 더 나아가 모바일 영화로 대중 앞에 선다. 대중들은 의아해 했지만, 그의 판단은 선구적인 것이었다.

“사람들의 미디어는 개인화됐고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될 겁니다. 모바일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불과 20cm에요. 절대적인 개인매체죠.”

그는 기존의 영화나 TV같은 주 채널 이외에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 대안매체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았다. 현재도 이 대안매체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전파를 이용하는 채널권에서 벗어나 모바일을 통해 볼 수 있는 미디어 콘텐트를 제작하는 것이다. 그는 개인과 윈도우 사이에서 나눌 수 있는 은밀함과 과격한 설정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안에서 만들 수 있는 자유로운 표현들을 추구했다.

감독님은 생각은 남들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준점을 너무 맹신하다 보면 저 같은 ‘놈’이 다른 것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죠. 사실 대중적이라는 것은 모든 표준 지표 하에 가장 많이 공유하는 것일 뿐이거든요. 그런 것은 ‘좀 덜 공유하는 대중적인 것’이라고 해야 하는데, ‘이것은 대중적이 아니다, 비주류다’고 하는 게 문제에요. 이런 것에 대한 포용심이 필요하죠.”

풍자의 아이콘이시기도 한데, 어떤 부담 같은 건 느끼진 않으세요?

“풍자는 권리에요. 우리가 뽑은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다시 어떤 역공을 받는다 게 이해되지 않아요. 우리가 그들에게 준 권력, 그 특권에는 특별한 의무가 있거든요.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우리가 야단칠 수 있는데 사람들은 너무 큰 두려움을 가진 것 같아요. ‘아 내가 잘못됐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줘야 해요. 그런데 시도도 안 해보고 혼자 자정능력을 갖고 자제하니 재미가 없는 거죠. 우리 사회에 풍자정신이 많이 죽었다고 볼 수 있어요.”

진정한 풍자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풍자는 뭐가 됐건 권력 대상을 향해야 하고 힘있는 자들을 향해야 해요. 힘없는 소수와 대다수의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다시 자각하게끔, ‘우리 지금 이런 세상이에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라는 목소리를 낼 때가 진짜 풍자정신이라고 봐요. 풍자라는 탈을 쓰고 조롱의 칼을 막 휘둘러서는 안 되는거고요.”

다양한 가치관 갖게 하는 아버지 되고 싶어


▎상업적 기준으로 평가받는 영화들 사이에서 ‘다른 시선’을 가진 장진 감독의 영화는 더욱 빛난다.
장진감독은 2007년 10년 연하의 아내와 결혼했는데, 그녀가 멘사 회원인 게 알려지면서 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집안의 모든 살림살이가 언제 어떻게 집으로 들어왔는지 모두 기억할 정도라고 한다. 아내는 현재 대학원에서 영재교육을 전공한다. 장진 감독은 영재교육이 자신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공부하는 내용을 어깨너머로 좀 봤어요. 영재는 표준의 시선에서 보면 ‘상’이죠. 그렇지만 영재들이 꼭 행복한 것은 아니에요. 이들을 잘못 교육하면 정말 힘든 세상을 살게 되죠. 모든 교육은 기준점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조금 특별한 교육이 필요해요. 영재교육은 잘난 1%가 아니라 조금 특별한 1%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점이 제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비슷했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와 다르면 ‘얘는 완전 달라. 그래서 안돼’라고 말하죠. 그러나 그 다른 점이 귀한 것일 수 있고,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일 수도 있어요. 대다수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취급을 하는 건 잘못이라고 봐요.”

자녀교육도 좀 다르게 하시는 편인가요?

“자녀에게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딱 두 가지예요. 하나는 즐거운 가정이 주는 노동력이에요. 마트에 가면 라면 한 봉지라도 아들에게 들게 하면서 ‘네가 이걸 들어주니까 아빠가 정말 편하다. 엄마아빠는 완벽하지도, 완전하지도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고 싶어요. 엄마아빠 같은 사람들이 곧 세상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받으려고만 하지 않고 계속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는 점을 아이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둘째는 돈 버는 방법이이에요. 돈이 많은 부모는 돈을 물려주죠. 증여세를 많이 내면서. 그리고 상식적인 부모는 돈 버는 방법을 물려줘요. 그런데 정말 현명한 부모는 돈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물려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영화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소재가 뭔지 궁금해요.

“소재는 원래 무궁무진하니까 하고 싶은 건 많죠. 그런데 꼭 만들어보고 싶은 소재는 우리 근·현대사에요. 우리 사회에 고질적으로 존재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제대로 풍자하고 통탄할 수 있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가 눈앞에서 겪고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을 통찰하는 영화는 제가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에게 어떻게 하면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느냐고 우문을 던져보았다. 이에 “아직 영화를 잘 모르고 잘 만들지도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저 장진이라는 컬러를 가진 영화가 있고, 그것을 좋아해주는 관객이 존재할 뿐이라고 했다. 만약 그만의 컬러가 없었다면 장진 감독의 영화는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상업적 기준으로 평가받는 영화들 사이에서 ‘다른 시선’을 가진 장진 감독 덕분에 그의 영화는 더욱 빛이 난다. 덜 대중적인 것들을 더 대중적인 것으로 만드는 힘이다.

- 글 박지현·맹서현 월간중앙 기자 〈park.jihyun@joins.com〉 / 사진 전민규 기자 〈jun.minkyu@joins.com〉

201505호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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