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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이어령 프로젝트’] (8번째 골목) 다들 불안해서 그런다! 

창조는 우연의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 

김정운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우연’과 ‘공감’은 창조사회의 인문학적 원동력 … 통제와 예측 가능한 실험실 사고에서 벗어나야
#67. 나와 내 아들들이 길을 걷다가 동시에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면…

내겐 아들만 둘이 있다. 키도 나보다 훨씬 크고, 생긴 것도 애비 닮아 아주 훤하다. 가족이 어쩌다 함께 밖에 나가, 아들 둘을 양쪽에 두고 걸으면 너무 행복하다. 그때마다 나와 내 두 아들은 꼭 장난을 친다. 건널목에서 갑자기 하늘을 동시에 올려다보는 거다. 내가 손가락을 가리키며 ‘저게 뭐지?’ 하면, 내 아들들은 동시에 ‘어?’ 하며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렇게 하기로 약속한 적은 없다. 그러나 내 아들들은 내가 말 한마디 안 해도 기가 막히게 호흡을 맞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내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며 뭔가를 찾아내려 애를 쓴다. 다른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이, 나와 내 아들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으로 가던 길을 간다. 사람들은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내 아내는 기막힌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우리 뒤를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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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호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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