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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그림을 읽다’] 역사적 ‘사건’을 재현한 그림들 

역사 속 위대한 그림 ... 예술의 향기와 힘 

정여울 문학평론가
사진과 텔레비전이 없던 시대, 기억의 욕망을 실현한 도구 … 사건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장면을 창조하기도
드라마와 영화가 없던 시절엔 사람들은 무엇으로 기억의 욕구를 해소했을까? 읽고 쓰는 소통의 기술이 일반화되기 이전, 극소수의 사람만이 문자해독의 축복을 누릴 수 있던 시절,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림으로 기억의 욕망을 실현하곤 했다. 물론 그림을 볼 수 있는 특권도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화가를 후원하고 그림을 소유할 수 있는 재력은 귀족과 왕실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벽화나 조각 같은 다양한 형태의 민중예술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존재해왔다.

특히 서양인들에게 교회는 평범한 사람들도 예술의 축복을 느낄 수 있는 공인된 기억의 전시장이었다. 사람들은 교회 건축의 웅장함과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인간의 유한성을 뛰어넘는 예술의 ‘무한’을 향한 비상(飛上)의 충동을 보았을 것이다.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화가들의 화폭에 담기곤 했다. 화가들의 어깨에는 자신이 아니라면 영원히 기억되지 못하고 묻혀버릴 숨은 이야기의 염원이 짐 지워져 있는 것이다. 아직 예술이라는 개념이 일반화되기 이전, 화가들은 그림 그리기의 장인(匠人)이자 이야기꾼, 작가이자 영화감독의 역할까지 겸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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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호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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