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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연재│문명사적 대전환기, 전문대의 미래를 말한다] 이호성 영남이공대학교 총장 

졸업생이 잘돼야 대학 가치가 올라간다 

대담·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공정식 프리랜서
1968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기술인 양성 위해 설립, 국내 전문대 최초로 기숙형 대학과 국제대학 운영… 연간 218억원, 1인당 365만원, 학생 90% 이상이 장학금 받는 대학, ‘최고·최대·1등의 대명사’로 평가받아

▎이호성 총장은 ... 1959년생. 영남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학·석사)하고, 일본 게이오대에서 물질과학 전공으로 공학박사를 했다. 88년 영남이공대에 부임해 교무기획 처장, 재정지원사업 총괄팀장 등을 거쳐 2009년 3월부터 8년째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에 있는 영남이공대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문구다. 이공계열 전문대학답다는 생각을 하며 본관 총장실에 들어섰다. 그런데 똑같은 문구가 담긴 액자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어 놀랐다. 이호성(57) 총장은 “영남이공대가 1968년 세워졌는데 설립자가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정문에서 본 것은 기술인의 탑인데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소개했다. 총장실은 의외로 작고 소박했다. 이 총장은 “공간이 좁아도 집무실·회의실·접견실로 쓰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며 “총장부터 검소하게 생활해 솔선을 보이고 학교의 모든 재정을 학생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영남이공대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2009년 3월부터 8년째 대학을 이끌고 있는 이 총장은 인터뷰 내내 자료도 보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열변을 쏟아냈다. 대학 총장의 최고경영자(CEO) 역할론도 강조했다. 경제 흐름에 아둔한 CEO가 결정을 잘못하면 기업이 망하듯 대학이 문명사적 대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총장의 학습량이 엄청 많아야 한다는 논지였다.

영남이공대 방문은 처음입니다. 전국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건만 알고 왔는데 어떤 대학인가요?

“우리 대학은 올해 48주년을 맞았는데 박정희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다른 대학이 설립자 사진을 걸어놓듯 우리도 저기에 걸어 놓은 겁니다. ‘중견기술인을 양성해 조국 근대화에 이바지하자’는 박정희 대통령의 설립 정신은 48년 간 지켜온 가치입니다. 80년대에는 6년 연속 전국 최우수 전문대로 선정됐는데 그 때는 웬만한 일반대학보다 붙기가 더 힘들었어요. 2000년대 들어 학령인구 감소와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잠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대학 이름에 ‘이공대’라는 용어가 있는 게 특이합니다.

“맞아요. ‘조국 근대화의 기수’를 어떻게 배출할 수 있을까요? 산업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과 소양을 갖춘 탄탄한 기술인 양성, 바로 실용교육에 그 강점이 있어요. 그래서 출발부터 전문대가 아닌 ‘이공대’라고 한 것이지요. 24개 학과(계열)에 전체 재학생은 5930명입니다. 기계·화공·전기 등 공학계열과 영남대 병원과 연계교육을 하는 간호학과, 또 사이버보안과는 경쟁력이 최고입니다. 전공의 대부분은 이공계로 특화돼 있고 전임 교원은 155명입니다.”

정부의 평가도 최상위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에 강점이 있나요?

“(웃으며) 자랑해도 되겠지요?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 전문대 부문 3년 연속 1위, 교육역량강화사업 전국 최다 6회,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 등이 대표적이지요. 또 있어요. 비수도권 유일의 창업선도대학 및 전국 최대 규모 창업보육센터 운영, 글로벌 현장학습 전국 최다 파견, 공학기술교육혁신 거점센터와 평생학습중심대학 선정 등 최근 교명 앞에 최고, 최초, 1등의 수식이 항상 따라 다닙니다.”

연간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


▎영남이공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1968년 영남대와 함께 설립했다. 영남대가 경북 경산시로 이전한 뒤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영남의대와 함께 남아 있다. 영남이공대 본관의 야경(왼쪽)과 중앙도서관 전경.
총장실에는 WCC 등 교육부의 인증서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정부 인증서가 진열품이 될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 외부에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총장실에서 회의할 때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취지로 전시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올해도 청해진 사업과 K-Move 사업에 동시 선정됐고, 창조 일자리센터와 글로벌 현장 학습사업에서는 3년 연속 전국 1위를 했다”며 “특히 6년 연속 창업선도대학과 공학기술교육 혁신 지원대학 재선정, 국가근로 장학취업 연계 대학 등 정부 사업은 대부분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객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인데 정말 자랑이었다.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하겠네요. 영남이공대는 ‘장학금 대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은 정상이 아니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전문대는 2류라는 인식이나 사회적 편견을 스스로 깨고 있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만큼 돌려줍니다. 지난해 총 218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1인당 평균 365만원꼴입니다. 한 학기 등록금이 가장 비싼 기계계열이 313만원이니 이 정도면 반값등록금을 초과 달성한 게 아닌가요? 개인별 장학금 수령액도 600만원 이상이 1402명, 400만~600만원이 1224명, 200만~400만원이 1617명, 200만원 미만이 1405명 등 90% 이상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아요.”

상당한 규모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장학금이 있나요?

“기업체나 동창회에서 제공하는 33개 교외 장학금과 학업성적우수 등 25개 교내 장학금이 있습니다. 성취 장학금이 가장 독특하지요. 양질의 취업을 위해선 전공자격증 취득과 외국어 능력이 중요해요. 그래서 만들었지요. 전공 관련 자격증을 따면 자격증 종류에 따라 10만~20만원을 줍니다. 외국어는 TOEIC, JPT, HSK 등의 시험 성적이 향상될 때마다 1인당 최대 60만원까지 성적향상 장학금을 대줘요. 아, 또 있네요. 출석률 100% 학생에게는 일명 ‘성실장학금’으로 5만 원을 줍니다. 지난해 성실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1학기에는 1650명, 2학기에는 983명으로 연간 1억2700만원이 나갔어요. ‘장학금 대학’으로 불러도 됩니다.”

대학 재정이 여의치 않을 텐데 비결이 궁금합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지원하는 교외 장학금이 150억원, 성적우수 등 교내 장학금이 70억원입니다. 여기다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한 국비장학금, 그리고 산학협약을 체결한 기업체·기관, 전국에서 답지하는 동문장학금을 활용합니다. 학교 경쟁력의 혜택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가 비결입니다.”

좋은 교육의 책임자는 교수, 면접만 4번 보고 뽑아

졸업생의 가치가 곧 영남이공대의 가치라는 철학으로 학생 중심의 경영을 한다고 했는데 핵심이 뭡니까?

“(단호하게) 교수입니다. ‘Good Education to Good Job’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교육의 책임자는 바로 교수입니다. 그래서 학과(계열)의 특성을 고려해 초빙계획을 세우고 교원의 자질뿐만 아니라 인성을 검증하기 위해 5단계 전형을 거칩니다. 그중 면접만 네 번 봅니다. 올해부터는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실무교원제를 신설했어요. 기존의 연구업적 중심 전형에서 벗어나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실무형 교원을 초빙하자는 뜻입니다. 임용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적응력을 높이고, 임용 후 3년까지 다양한 직무연수를 통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교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교수가 너무 정형화되면 안됩니다. 교육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질적 부분을 바꿔야 해요. 교원 신분보장이 교육 부실의 한 원인입니다. 정치 공학적, 이념적으로 교육이 이용되어서는 곤란해요. 교수의 가치가 곧 학생의 가치, 대학의 가치로 이어집니다. 그게 미래 대학의 지향점이기도 하고요.”

학교를 둘러보니 방학 중인데도 학생들이 많이 나와 있네요. 학생들과는 어떻게 소통합니까?

“방학 중 전교생의 25% 정도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실습합니다. 전체 학생의 86%가 대구·경북지역 출신이거든요. 학과 학생들과 1년에 한 번씩 간담회를 합니다. ‘책상과 걸상이 불편하다, 스쿨버스를 개선해 달라, 식당 밥을 맛있게 해달라’는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그래서 최고로 다 바꿔줬습니다. 매년 9월에는 바비큐 파티도 엽니다. ‘고기 한번 실컷 먹고 싶다’는 한 남학생의 말을 듣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매년 9월에 합니다. 이틀간 진행하는데 고깃값만 6000만원 이상 들어요. 학생과 교수, 교직원이 함께하는 열린 마당입니다. 바비큐 파티는 상징적인 것이고 평소 학생식당을 불시에 자주 점검합니다. 며칠 전 들렀더니 한 학생이 밥맛이 없다고 해 식당에 호통을 쳤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학생들은 맛있다는 거예요. (껄껄 웃으며) 그 학생이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던 모양입니다.”

전문대 최초로 기숙형대학(RC)과 국제대학(IC)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개념인가요?

“기숙형대학(Residential College)은 단순 주거공간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지적 자극을 받으며 생활하는 교육과 생활을 융합한 차별된 교육 시스템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의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급변하는 고등교육 환경에 대비한 미래형 대학이라고 보면 됩니다. 교양·인성교육을 강화하고, 비(非)교과 과정에 대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전인교육(Holistic Education)을 구현할 겁니다. 여기에 전공심화교육과 전공직무능력,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공부에 좌절을 겪은 학생들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RC와 IC는 일반대도 하기 힘든 제도입니다. 재정이 문제겠지만 더 확대하면 좋을 것 같네요.

“기숙사를 신축 중인데 내년 3월이면 300명 규모가 완공됩니다. 2019년까지 6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추가로 지을 계획입니다. 도심권 전문대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1200명 규모의 기숙형 대학을 운용할 계획입니다.”

영남이공대 학생들은 어학을 잘한다고 들었어요. 특히 기숙사 몰입교육으로 토익 성적을 많이 끌어올린다는데 어떻게 진행하십니까?

“정부의 글로벌 현장학습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돼 전문대 중 가장 많은 지원금을 확보했습니다. 글로벌 현장학습 지원사업의 선발 기준은 대학의 글로벌 능력과 지원자들의 외국어 성적입니다. 매년 1위를 한다는 것은 우리 학생들의 어학능력이 전국 최고라는 걸 입증 받은 결과입니다.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곧바로 외국어 능력을 테스트한 뒤 6단계로 나눠 개인별 맞춤식 외국어 무료 특강을 합니다. 연간 외국어교육에 투자되는 강의료만 3억원이 넘어요. 올해는 처음으로 토익 만점자가 나왔죠. 방학 중 한 달간 기숙사에서 실시했던 몰입식 교육 덕분입니다. 여름·겨울 방학 중 기숙사에서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오로지 토익공부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세 번의 몰입식 영어캠프를 실시한 결과 토익 평균점수가 170~180점 높아졌어요. 올 여름방학에는 180명이 토익 정복에 나섰습니다. 토익 응시료도 대학이 다 대줍니다.”

매년 새 학과 1개 신설, 내년엔 카지노과 만들 것


▎영남이공대는 몰입식 영어교육과 기숙형 대학 프로그램 등 특화된 사업으로 각종 공모사업에서 최고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도서관 열람실 전경.
올해 세무회계과에 이어 내년엔 카지노과를 신설한다면서요?

“전문대는 직업교육이 핵심인데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요. 대학이 매년 1개 학과를 신설해도 모든 학과를 바꾸려면 20년이 넘게 걸립니다. 어렵더라도 매년 1개 학과를 신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세무회계과와 카지노&서베일런스과 신설은 직업환경 변화와 취업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단순 취업률보다 취업의 질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어요.”

취업 얘기를 해보시죠. 전체 취업률이 어느 정도입니까?

“(주저 없이) 68.5%입니다. 신입생이 입학과 동시에 가동하는 개인별 맞춤형 취업프로그램 덕분이죠. 모든 학과(계열)에는 산업체 경력이 풍부한 취업전담교수를 배치합니다. 기업체를 방문해 정보를 취합하고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을 교과과정에 접목시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합니다.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은 전담교수를 별도로 지정해 기업형 맞춤교육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본관 3층의 취업지원처에는 취업매직센터와 잡카페 등 최신장비와 시설들이 완비돼 있고, 언제라도 취업상담이 가능하도록 취업지도 상담사가 상주합니다.”

해외 취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야지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지 않습니까? 2013년 23명을 시작으로 2015년엔 65명이 해외 취업에 성공해 3년 사이 세 배가 늘었어요. 올해는 100명이 목표입니다. 미국·독일·싱가포르·일본·중국·베트남 등 취업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잘 대비해야지요. 올해도 신입생(2380명) 등록률 100%를 달성했어요. 지난해보다 입시 자원이 줄어들고 지역 4년제 대학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이겨냈고요. 갈수록 어려운 환경이 닥치겠지만 극복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자료를 보니까 전문계고 출신보다 인문계고 출신이 훨씬 많네요. 77%나 되는데 장단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면서 지원자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요. 2016학년도 입시결과를 보면 전문계고는 줄어들고 인문계고 지원자는 늘어나 최종 합격자의 77%를 차지했어요. 4년제 대학보다 성적이 높은 학과도 많습니다. 전문대라고 만만히 보다간 낭패당하기 십상이죠. 특이할 만한 점은 대졸자들의 유턴도 늘고 있다는 겁니다. 대구·경북을 넘어 경남·울산·수도권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요.”

수시로 전체 정원의 85%인 2000명 모집


▎이호성 영남대 총장(오른쪽)과 양영유 논설위원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곧 있으면 올해 수시모집이 시작됩니다. 2017학년도 입시의 선발 방식이나 특징을 소개해주십시오.

“(이 총장은 자료도 보지 않고 숫자를 정확히 말했다) 수시 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85%인 2000여 명을 선발하며, 전국 전문대 최초로 기숙형 전형 160명을 모집합니다. 기숙형 대학(RC)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숙형 전형으로 뽑아요. 기숙형 대학은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공간을 교육공간으로 전환해 생활과 교육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어, 전공, 교양과목을 모두 이수하면 국내외 산업체 취업이나 4년제 대학 편입 등을 100% 달성토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인 ‘창의인재 선발 전형’은 내신이나 수능성적을 제외한 전공 관련 활동, 적성, 창의성, 잠재력 등 지원의 다양한 재능을 정성적으로 평가합니다. 100% 면접으로 선발합니다.”

최저학력기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시모집에서는 인문계특별전형 학생부 평균 7등급, 전문계 특별전형 학생부 평균 6등급을 적용합니다. 간호학과·물리치료과·치위생과는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돼 원서접수 전에 지원할 전공의 기준을 꼭 체크해야 합니다.”

2009년부터 8년째 총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임기가 내년 2월인데 3선을 해보실 의향은요.

“(손사래를 치며) 이제는 그만해야지요. 지치기도 했고 더 훌륭한 분이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열정적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지요.”

영남이공대 총장은 학교법인인 영남학원 이사회에서 간선으로 뽑는다. 기자가 “할 일이 더 많아지는데 정말 뜻이 없느냐”고 되묻자 웃으면서 “정말”이라고 했다. 여운이 남았다. 두고 볼 일이다.

어떤 소신과 교육 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를 보고 ‘날아가는 럭비공’, 또는 ‘돈키호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밀어붙인다는 얘기지요. 그만큼 전 매사를 열정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총장을 하루만 하더라도 총장답게 하자는 신념으로 8년을 달려왔습니다. 올해 ‘자랑스러운 영남이공상’을 제정해 졸업생 중 학교를 빛낸 5명을 시상했습니다. 졸업생의 가치가 곧 대학의 가치입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튜터가 돼야 합니다. 거기에 대학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 대담·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공정식 프리랜서

[박스기사] 최고, 최대, 1등의 대명사 영남이공대학교 - 장학금으로 ‘반값등록금’ 실현, 전통의 명문


▎영남이공대의 장학금 수혜율은 94%에 달하고 1인당 평균 등록금의 절반이 넘는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각종 평가·공모사업에서 최고 평가 싹쓸이… 전체 학생 94% 장학금 혜택받아

올해 1월 31일에 치러진 제302회 토익 시험에서 영남이공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김은해(4학년) 씨가 990점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다. 김씨는 입학 당시 토익 성적이 500점대에 불과했다. 3년 만에 만점의 영예를 얻게 된 데에는 비결이 있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1학년 때부터 영국, 캐나다, 미국의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았다. 토익 시험을 앞둔 겨울방학에는 대학 기숙사에서 실시하는 몰입식 영어교육에 참가했다. 몰입식 영어교육은 방학 중 한 달간 기숙사에 살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직 토익공부만 하는 영남이공대만의 독특한 영어 집중교육 프로그램이다.

변용주 영남이공대 국제교류원 팀장은 “매번 100여 명이 참가하는데 토익 평균점수가 170~180점가량 높아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는 지방 전문대 중에서 흔치 않은 전통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이 설립해 올해로 48주년을 맞았다. 영남대학교와 같은 재단에 속한 형제 학교다. 영남대가 경북 경산시로 이전한 뒤 남은 대구시 남구 기존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각종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인정받는다. 교육역량 강화사업에서 전국 최다인 6년 연속 선정의 쾌거를 이뤘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에 3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해 외국어를 가장 잘하는 전문대로 인정받았다.

영남이공대는 ‘반값등록금’을 이미 실현했다. 지난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 수는 5648명으로 수혜율이 94%에 이른다. 등록금의 거의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은 학생도 1400여 명으로 24%나 된다. 전체 장학금 지급액은 218억원으로, 이를 재학생 수(6000명)로 나눠 단순 계산하더라도 1인당 365만원의 장학금이 돌아간 셈이다. 이 학교의 한 학기 등록금(기계계열 기준)은 313만원이다.

수험생들에게 인기도 높다. 최근 5년간(2012~2016학년도) 입시 경쟁률은 10대 1 안팎을 기록했다. 올해 입시에선 전문계고 학생보다 인문계고 지원자가 크게 늘어 최종 합격생의 77%를 차지했다. 높은 취업률과 각종 지원제도가 비기술계열 학생들까지 끌어들이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2년 동안 기숙사에 생활하면서 주중에 대학이 제공하는 외국어·전공·교양과목을 모두 이수하면 국내외 취업 또는 편입을 100% 달성토록 하는 ‘기숙형대학(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전문대학 중에는 최초다. 이 과정에는 2017학년도 신입생 160명을 별도 모집한다.

2017학년도 수시 모집은 9월 8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창의인재 전형, 1차, 2차로 나눠 진행된다.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약 85%인 2000여 명을 선발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학 입학안내 홈페이지(exam.ync.ac.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1608호 (201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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