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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 아츠의 심연을 찾아서] 한·중·일 야구 3국지 

정면승부의 한국, 측면승부의 일본, 팀워크 약한 중국 

유민호 월간중앙 객원기자, ‘퍼시픽21’ 디렉터
한국 야구는 미국식에 가까워 힘을 바탕으로 한 장타나 홈런을 야구의 진수로 삼아… 일본은 경량급 복싱처럼 작은 잽으로 서서히 붕괴시키거나 착실히 점수를 보태는 스타일
‘김지하(金芝河)’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격해지던 시대가 있었다. 1970년 발표된 당시 ‘오적(五賊)’은 근현대 한국 지성사의 최고봉에 위치한 작품이다. 독재를 정당화한 유신시대 당시만이 아니다.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모순된 한반도 역사 전체를 가늠하는, 통렬한 비판과 무지갯빛 해학이 오적이란 시 하나에 압축돼 있다.

디지털 시대에 편승한 우물 안 나르시스트들이 김지하 비하에 나서고 있지만, 김지하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소인배들의 잠꼬대에 불과하다. 을 쓴 셰익스피어를 유대인 차별주의자로 몰아가는 식의 치졸한 비난이다. 온갖 핑계와 엉터리 명분이 득세할수록 김지하가 남긴 양심과 지성의 흔적은 한층 더 분명히 남을 것이다.

김지하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가 필자에게 입힌 ‘엉뚱한 영향’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나에게 김지하는 오적을 남긴 시인으로서만이 아닌, 또 다른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주인공은 미학(美學)이다.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듯하지만, 한국사회에서의 학력이나 학벌은 한 인물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서울대 미학과는 김지하라는 인물을 설명할 때 반드시 따라붙는 수식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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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호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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