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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사유의 품격, 사람의 길 

 

신승민 인턴기자, 시인

▎사람, 삶을 안다는 것 / 박명우 지음 / 이엘북스 / 1만2000원
일상의 습관과 태도가 삶을 결정한다. 라이프스타일이 사람의 존재감을 증명한다. 생각의 방향과 밀도가 세계 인식의 척도가 된다. ‘사유의 품격’이 곧 ‘사람의 길’인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행하는 평소의 언동(言動)과 생활양식을 보면, 그의 삶과 가치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이해력, 소통 능력, 효도의 방식에서 사유의 격조와 향기가 묻어 나온다.

저자 박명우 교수는 에딘버러 대학에서 문화-종교학을, 옥스퍼드대에서 포용-인문학을 배웠다. 이후론 동서고금을 섭렵하며 시대의 유속과 세상의 굴곡을 통찰하는 세계관을 길렀다. 책은 ‘자아 본질 찾기’에서 ‘세계로의 도약’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삶도 꿈꾸며 전진하고, 마침내 ‘미래의 흐름’까지 관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스로를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자아를 속이고 왜곡하는 사람과 어떻게 사귈 수 있겠으며, 그 사람이 선택하는 가치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의 심지(心智)부터 바르고 곧아야 타자와의 대화와 소통의 장도 열린다. 지상에 ‘보이는 삼라만상’이 곧 ‘보이지 않는 나의 내면’에 근거하는 법이다.

오늘을 이겨야 삶이 된다. 끝내 삶의 중압감을 버텨내고, 자기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는 저력에서 실존(實存)의 가능성이 발현된다. 한 알의 곡식에 천지신명의 조화와 산천초목의 이슬이 스며들었듯, 자아의 ‘사유와 인식’ 속에 세계의 중심이 깃들어 있다. 내가 달라지지 않으면 남도, 세계도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 겸허할 때, 삶과 관계는 공감(共感)으로 물든다.

- 신승민 인턴기자, 시인

201706호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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