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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이슈] ‘수퍼호황’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추월당하지 않으려면 아날로그 기술도 갖춰야” 

양희동 이데일리 기자 eastsun1210@nate.com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일본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중국에 5년 이상 앞선 기술경쟁력도 좁혀지는 추세 “경계해야”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한 참가자가 최신 디스플레이 유심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행사에는 삼성전자·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을 포함한 총 760개 업체가 참여했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세계적인 장기 불황과 선진국들의 보호주의 강화로 값싼 제품의 대량 수출에 의한 무역도 이제 한계에 와 있어, 이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개발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으로 이미 경제대국이 됐는데, 우리나라는 지금이야말로 반도체 생산을 위시한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하지 않고는 영영 경제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밝힌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전원이 꺼지면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는 메모리)을 독자 개발했다. 그리고 34년이 지난 2017년, 마침내 세계 반도체 제왕으로 군림하던 미국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종합 반도체 회사로 우뚝 섰다.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지난해 9월,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이자 낸드플래시(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원천 기술을 보유한 도시바(東芝)의 메모리사업부 지분 인수에 성공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움직여온 한·미·일 3강(强) 중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거센 보호무역주의 파고 속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5739억 달러(약 610조원)라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원동력도 단연 반도체 산업이었다. 하지만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 ‘중국 반도체 굴기(起)’의 위협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국에서는 ‘반도체’란 단어를 말하면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떠올린다. 하지만 데이터 저장장치인 메모리의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30% 정도로, 나머지 70%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 등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한다.

기복 심한 산업이란 본질은 변하지 않아


▎평택 반도체 공장과 인접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회사는 ▷설계·개발을 맡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위탁(委託) 생산을 하는 ‘파운드리(Foundry)’ ▷설계·개발·생산을 모두 하는 IDM(종합반도체회사) 등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팹리스는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스냅드래곤(Snapdragon)’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퀄컴(Qualcomm)이 대표적이다. 또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가 시장 점유율 50%에 달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반도체 업계의 양대 산맥인 인텔과 삼성전자 등은 IDM에 속한다.

한국은 삼성전자가 1983년 국내 최초로 64K D램을 생산했고 1993년 메모리(D램 및 낸드플래시) 1위 공급업체가 된 이후 줄곧 맨 앞자리를 지켜왔다. SK하이닉스도 1983년 현대그룹이 현대반도체로 설립한 뒤 LG반도체(1979년 창립)와의 합병(1999년), 현대그룹 계열 분리(2001년) 등 거쳐, 세계 3위(D램 2위, 낸드플래시 5위) 메모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회사가 작년 반도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50조원에 육박한다. 우리 국민 5000만 명 모두에게 10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지난해 눈부신 성과는 2016년 말부터 시작된 메모리 ‘수퍼사이클’ 호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는 1990대 말 이후 20년 가까이 이른바 ‘치킨게임’이라 불리는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여왔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 디지털 등 몇몇 기업만 살아남아 사실상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5.8%, SK하이닉스 28.7%, 마이크론 21.0% 순으로 3개 회사가 95.5%를 공급하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37.2%, 도시바 18.1%, 웨스턴디지털 16.7%, 마이크론 12.2%, SK하이닉스 9.9% 순으로 1~5위 회사가 전체 시장의 94.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자 중심의 수퍼사이클을 맞게 된 것이다.

제한적 공급과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 메모리 가격은 2016년 말 이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2017년 12월 기준 D램(DDR4 4Gb 512Mx8 2133MHz PC향 범용 제품)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3.59달러로 전년 동월(1.94달러) 대비 85.1% 상승했다. 또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메모리카드·USB향 범용 제품)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같은 기간 4.22달러에서 5.60달러로 32.7%가 올랐다.

이런 가파른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올 1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매출 612억1500만 달러를 기록, 인텔(577억1200만 달러)을 넘어 반도체 업계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앤드루 노우드 가트너 부사장은 삼성전자 1위 등극 배경에 대해 “2017년 메모리 시장 매출 증가분이 반도체 전체 시장 매출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막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반도체 산업은 역설적으로 영광을 안겨준 메모리 분야 치중 탓에 향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많을 때는 가격이 급등하지만 반대로 공급이 더 많으면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다”며 “생산업자가 줄어들어서 과거처럼 가격 변동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복이 심한 산업이란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의 60~70%를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본격화와 함께 수요 측면에선 전망이 매우 밝은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 자료를 보면 2016~2020년까지 5년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각각 25.2%, 43.9%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PC 수요 감소와 함께 성장세 둔화가 점쳐지던 D램은 지난해 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해 가치가 재평가 되고 있다. 가상화폐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채굴기가 인기를 끌면서 서버 및 그래픽용 D램 수요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韓, 고부가 제품으로 中 추격 대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반도체 생산단지인 삼성전자 나노시티 평택캠퍼스에서 신입사원들이 SSD를 비롯한 제품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채굴기는 고도의 연산 처리를 통해 가상화폐를 직접 획득할 수 있는 장치로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선 고용량·고성능 D램 탑재가 필수적이다. 성능이 우수한 채굴기는 수백만원 이상을 호가하지만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다. 가상화폐 업체인 ㈜에스엠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홍천에 1만3200㎡(약 4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가상화폐 채굴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공장에 투입된 채굴기는 5000여 대에 달한다.

여기에 이세돌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 등을 이긴 구글 딥 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에 삼성전자의 ‘수퍼 D램’이 탑재되는 등 인공지능 컴퓨터 분야에서도 초고사양 D램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SSD(Solid State Drive)가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SSD는 자기 디스크를 이용한 기존 HDD(Hard Disk Drive)보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4~10배 빠르고 안정성도 뛰어나 각광받고 있는 저장장치다. 불과 3~4년 전까지 SSD의 용량 대비 가격은 HDD의 최대 10배에 달했지만, 기술 혁신과 생산량 증가로 인해 현재는 2~3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가장 널리 쓰이는 256GB SSD 제품의 경우 1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메모리 수요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시장 진입에 따른 공급 과잉과 제품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는 차츰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향후 10년 간 1조 위안(약 165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 연말쯤 D램 등 메모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선 중국이 스마트폰 등 자국 제품에 의무적으로 자국산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시장이 고부가 가치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발(發) 공급 과잉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삼성전자는 ‘초(超)격차’ 전략을 통해 메모리 분야에서 2~3위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D램은 2년, 낸드플래시는 1년 이상 유지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0 나노(㎚, 10억분의 1m)급 2세대(1y) D램’ 양산에 성공했고, 낸드플래시에선 올해 상반기 내에 3D 적층(積層)기술을 이용한 ‘5세대 96단 V낸드’를 업체 처음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4세대 72단 3D낸드를 선보인 SK하이닉스도 향후 100단 이상의 5세대 3D낸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10년 간 160조원 투자를 선언했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에 투자한 돈은 30조원으로 1년 치로 환산하면 그 두 배를 쏟아 부었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점한 고부가 메모리 제품들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5년 이상이라 단기간에 시장 판도가 바뀌긴 어렵다”말했다.

미래 먹거리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경쟁 치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9월 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 후공정을 통해 생산 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SK그룹
팹리스가 설계·개발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IHS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6년 569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831억 달러로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지난해 5월 조직개편을 통해 비메모리 분야를 총괄하던 시스템LSI 산하 파운드리사업팀을 사업부로 분리·격상시키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SK하이닉스도 작년 5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모색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2016년 말 기준)에선 1위인 메모리와 달리 7.9%로 4위에 머물러 있다. 대만 TSMC(50.6%)가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9.6%), 대만 UMC(8.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나노급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력에선 세계 1위 팹리스인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 TSMC와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자체 목표인 파운드리 2위권 진입은 1~2년 내에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퀄컴과 애플 등 모바일 AP와 스마트폰 분야 선도 기업들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높여왔다. 특히 퀄컴은 자사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올해도 퀄컴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Mobile World Congress) 2018’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할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될 최신작 ‘스냅드래곤 845’의 생산을 삼성에 맡겼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위탁 생산을 삼성이 아닌 TSMC에 맡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올해 TSMC와 10나노 미만 초미세공정에서 본격적인 기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은 2016년 10월 업계 최초로 10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1년 뒤인 지난해 10월엔 8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완료했다. 2018년엔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기(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를 첫 활용해 7나노 공정을 선보인다. 또 2019년 5·6나노와 2020년 4나노까지 초미세 공정을 순차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전년 대비 30% 늘어난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며 “파운드리가 삼성의 반도체 사업에 내실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시스템IC도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과 50대 50 비율로 합작사 건립에 합의했다. 오는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올해부터 수천억원을 투자해 중국 현지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경쟁 국가에 비해 한국이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혀왔다.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로 PC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 모바일AP 등은 미국 인텔과 퀄컴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인 ‘이미지센서(image sensor)’는 일본 소니가 세계 1위에 올라있다. 최근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로 각광받고 있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의 경우엔 미국 엔비디아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모바일 AP’·‘이미지센서’ 투자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거의 유일하게 세계 1위인 스마트폰 사업을 기반으로 내부에 들어가는 ▷모바일 AP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Display Driver IC) 등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특히 올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촉발될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모바일 AP 제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초고속 모뎀을 탑재하고 인공지능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9(9810)’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1.5GB 용량의 HD급 화질의 영화 한 편을 10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이 제품을 올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전격 공개했다.

엑시노스 9(9810)은 ‘신경망(Neural Network)’을 기반으로 한 ‘딥 러닝(deep learning,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기능과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돼 스마트폰 등에 저장된 이미지를 스스로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류, 사용자가 더 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 3D 스캐닝을 통한 정확한 안면 인식이 가능하며, 별도의 보안 전용 프로세싱 유닛을 통해 안면·홍채·지문 등 생체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9’에 적용될 전망이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마케팅팀장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엑시노스9(9810)은 CPU와 최고속도의 모뎀 기술, 지능형 이미지 처리 기술 등 삼성의 혁신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센서도 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제품이다. 아이소셀(ISOCELL)이란 독자적인 이미지센서 브랜드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고화질화로 인한 이미지센서의 공간 제약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1200만 화소급 ‘ISOCELL Fast 2L9’과 2400만 화소급 ‘ISOCELL Slim 2X7’ 등 두 가지 이미지센서를 내놓았고, 올해부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차츰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새해에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양산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소니에서 반도체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20년 가까이 경험한 모리모토 오사무(森本修) 소니코리아 사장은 “디지털 시대 이후 반도체 분야도 수많은 아시아 기업들이 손쉽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자본력에 따라 서구에서 일본으로 다시 한국·중국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흐름은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도 중국에 따라 잡히지 않으려면 디지털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상태에서 아날로그 기술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양희동 이데일리 기자 eastsun1210@nate.com

201802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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