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마을’에 눈이 내리던 모습. 판자집 2600여 채가 몰려 있던 난곡마을 일대는 2003년 재개발됐다. 사진·박종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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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언덕 위 옹기종기 모여서 이웃끼리 온정으로 비비다가 때로는 아근바근 그리움의 꼭대기에 내 꿈을 심었던 곳한 타래 바람에도 들끓던 웃음과 울음소리 달동네가 들썩이던휘청휘청 굽이돌던 좁다란 골목길 오가며 부딪힐까 다붓이 길을 열어 주던 따뜻한 얼굴들하늘이 눈이라도 내려주시면 누추함은 묻히고 새하얀 꿈을 꾸었지두 뺨에 닿아 사르르 녹아 애틋했던 그 때 그 눈송이가 그립다.
※ 최세희 - 충북시조문학회가 주최한 ‘제5회 청풍명월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해 등단했다. 충북시조문학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