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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월간중앙·경희대 공동기획 | 서울시 ESG행정의 사령탑, 이인근 기후환경본부장 

“ESG경영으로 약자와 동행하는 더 맑은 서울 만들어 갈 것”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환경에 방점 둔 ESG경영 위해 조직·예산 정비하고 업무 방식도 바꿔
기후위기 대응 정책 강화… 공공·민간의 ESG경영 정착의 견인차 역할


▎서울시의 ESG 경영을 총괄하는 이인근 기후환경본부장은 “ESG 경영을 공공과 민간에 확산하는 데 서울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사진:서울시
경희대학교 P-ESG 평가 결과 서울시가 보여준 ESG 이행 노력과 의지는 다른 광역 지방자치단체들보다 월등했다. 서울시의 ESG행정을 총괄하는 이인근 기후환경본부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가 ESG행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그동안 들인 노력과 비전을 들어봤다.

서울시는 ESG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준비가 선제적으로 되어 있는 점이 돋보인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궁금하다.

“ESG경영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2021년 11월부터 민·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2월부터 정책 기반 마련 작업에 들어가 지난해 5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ESG경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계획은 특히 환경 분야에 방점을 뒀다. 기후예산제를 전면 도입하고 시산하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 환경지표를 확대했다. 또 ESG 우수기업에 대한 우대도 넓히고 있다.”

기업에 비해 지자체의 ESG행정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듯하다. ESG경영을 접목시키는 데 난관은 없었나?

“지자체의 ESG행정이 걸음마 단계라는 시각에 동의하기 어렵다. 모든 행정기관은 본질적으로 공익성을 지향한다. 환경·사회·투명경영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선거로 단체장을 선출하는 지자체는 행정 전반에 시민 행복을 위한 사회공헌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투명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정책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우선 직원들을 설득해 참여시키는 과정에서 업무 부담과 오랜 습관의 변화가 쉽지 않았다. 또 공공기관의 행정 전반을 평가하는 지표는 있지만, ESG경영을 평가하는 지표가 없어 지향점을 설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민간부문의 ESG경영 지표도 측정기관마다 달라 우수기업 우대 정책을 만들려 해도 공신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번에 경희대의 P-ESG 평가가 공공부문 ESG경영을 위한 등대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

“공공과 민간의 ESG경영 정착 위한 정책 확대”

지자체의 ESG경영이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서울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 1월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계획을 통해 2050년까지 서울의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제로 웨이스트 정책을 중점 추진한 결과로 생각한다. 환경 외에 건강생활 실천율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AI 스피커나 ICT 기반 건강기기를 이용해 고령자를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도 10개 자치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청년 정책들도 서울시만의 강점이다. 취업 전 청년들에게 대중교통비와 문화바우처를 지원하고,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도 점차 확대 중이다.”

ESG경영에서 기후환경본부는 어떤 역할을 하나?

“서울시 환경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온실가스 감량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자원순환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총괄한다. ESG경영에는 기후환경본부 외에 경제정책실과 물순환안전국, 푸른도시여가국, 상수도사업본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독창적인 조직도 다양하다. ‘약자와의 동행추진단’이나 ‘미래청년기획단’이 그런 예다.”

서울시에는 수많은 유관 단체나 이해관계에 있는 조직이 많다. 서울시의 ESG경영 의지가 우리 사회 전반에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시는 ESG경영을 천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공공과 민간에 ESG경영을 실질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선 서울시 산하 6개 투자기관과 20개 출연기관의 경영평가에 환경지표를 강화해 올해부터 기관별 ESG경영 계획을 평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에너지 절감과 제로 웨이스트 노력 등 평가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서울시 계약과 민간위탁 사업에 ESG 우수기업이나 단체가 지원했을 때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민간이 자발적으로 ESG경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ESG경영을 추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크게 공공과 민간 부문으로 구분해 ESG경영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공공에선 기후예산제를 확대해 시정 전반에 ESG 평가 도입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또 투자·출연기관 등에 ESG경영 진단과 컨설팅을 지원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주요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도 검토할 생각이다. 민간의 ESG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대기업·단체에 대한 인센티브와 중소기업에 대한 환경교육과 녹색기술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미세먼지 없는 더 맑은 도시, 시민의 삶이 윤택해지는 도시를 실현하려고 한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306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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