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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지방 소멸… 고향사랑기부제가 답이다(5)]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의 ‘거제 100년’ 마스터플랜 

“세계적 휴양도시, 100년 거제의 밑그림 그린다”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조선업황 성쇠(盛衰)에 흔들림 없는 지역 경쟁력 발굴 집중
광역교통 인프라 완성되면 관광·휴양·신산업과 시너지 기대


▎박종우 거제시장은 “100년 미래를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그리는 미래 거제는 신산업과 자연이 어우러진 남해안권의 대표 해양레저도시다. / 사진: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남해안권에서 손에 꼽는 풍요로운 도시였다. 2010년 즈음 조선업 호황과 함께 지역경제도 활력이 돌았다. 실업률이 0.5%에 불과해 2010년대 후반까지 인구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기가 시작되면서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24만여 명까지 늘었던 인구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실업률도 전국 상위권 수준으로 치솟아 2022년까지 3년 연속 고용위기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최근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거제시 전역에 활기가 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옥포조선소 부근 상권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박종우 거제시장은 조선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산업구조 개혁에서 거제시의 미래 경쟁력을 찾고 있다. 70여 개의 섬과 해금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역 문화를 접목한 ‘문화관광도시’를 내세웠다. 친환경 선박 산업과 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남해안 최고의 도시가 박 시장이 꿈꾸는 거제의 미래다. 박 시장은 <월간중앙>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거제 100년’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후 1년간의 성과와 소회를 말한다면?

“1년 동안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달려왔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뭔가를 이뤄야겠다고 욕심내지 않는다. 다음 세대의 미래, 거제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체육시설 하나 지어도 국제 기준에 맞게, 도로를 낼 때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가장 효율적인 노선으로 내자는 것이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올해는 장목항어촌신활력증진사업 선정으로 장목관광단지 사업에 힘이 실렸다.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뒤 지역 고용위기 대응지원 공모사업에 따라 조선업 도약센터가 문을 열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과정에도 지역사회와 힘을 합쳐 많은 역할을 했다. 개방형 감사관제를 도입해 공직 투명성을 높였고, 모바일 거제사랑상품권 발행액을 전년 대비 100억원 늘려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댕수욕장’ 여름에 개장


▎지난 6월 1일 거제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2회 거제시 미래정책포럼에서 박종우(왼쪽 네번째) 시장과 참석자들은 광역교통망 구축에 따른 대응전략을 모색했다. / 사진:거제시
한화오션 출범에 대해 지역에서 기대감이 클 것 같다.

“거제시와 시민들이 오랫동안 바랐던 일이 이제야 결실을 보았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한화오션이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지역경제의 양대 축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시에서도 조선인력 양성, 생산 공정 스마트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등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민선 8기에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거제 100년 디자인’이란 말이 새롭다. 어떤 사업인가?

“거제는 조선업 호황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도시 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앞으로 10년 내 기차가 달리고, 고속도로가 뚫리고, 비행기가 나는 새로운 시대에 직면하게 될 텐데, 이런 혜택을 제대로 흡수하려면 새로운 도시계획이 꼭 필요하다. 거제 100년 디자인은 도시·경관·관광·문화·도로·경제·환경 전 분야에서 정책의 큰 방향을 잡는 마스터플랜이다. 100인의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정책 전반과 분야별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민과 머리를 맞대 거제 발전의 제대로 된 밑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겠다.”

관광산업도 거제시의 중요한 먹거리 사업 중 하나다.

“거제 100년 디자인을 위해 국내외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우리 거제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관광·휴양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테르앤뮤즈리조트, 장목관광단지, 남부관광단지 등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많다. 지난 2월에는 경남도, 부산시, 전남도, 해양수산부가 남해안 해양레저관광벨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관련 사업을 발굴 중이다. 광역교통망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한다. 깨끗한 거리, 맛있는 음식은 관광도시의 기본이다. 거제를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지만 실제 찾아보면 거제에도 맛집이 많다. 그걸 열심히 발굴해서 알리고 상품화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그런 작은 노력이 모여 대한민국 관광 일번지 거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고 본다.”

여름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정보를 준다면?

“7월 1일, 거제 16개 해수욕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는데, 올해는 ‘거제 댕수욕장’이 새로 문을 연다. 명사해수욕장 왼쪽 백사장은 반려동물 전용 구역으로, 오른쪽은 일반인을 위한 해수욕장으로 동시에 운영할 계획이다. 거제 댕수욕장에는 안내소와 종합상황실, 반려동물 전용 샤워장, 파라솔, 몽골텐트, 야영장, 간식 교환소, 대형 선풍기와 드라이룸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애견인들이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고향사랑기부금 1억 돌파, 통영과 상생 도모


▎거제시는 7월 남부면 명사해수욕장 일부 구역을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인 ‘댕수욕장’으로 개장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 사진:거제시
거제 고향사랑기부금이 최근 1억원을 돌파했다. 기부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 초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해 향인 관련 업무와 고향사랑기부제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통영시와 고향사랑기부제 상생 홍보 협약을 체결해 홍보비를 공동 부담하고, 상호 기부를 추진하는 등 이웃 도시 간에 힘을 합쳐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답례품 선정에 공을 들였다. 지역 특산물 홍보와 판로 확대를 위해 농·축·수산물 위주로 답례품을 구성했다. 답례품 39종 중 절반가량이 지역 농·축·수산물이다.”

기부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도 중요하다.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도록 주민은 물론, 기부자들의 의견까지 고려해 기금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부자들과 관계 형성 및 지역 방문 행사를 통해 거제에 대한 관심이 생활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거제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전국 각계각층에 있는 향인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많은 향인들께서 고향사랑기부제에 모아주신 정성이 지역 발전으로, 지역 발전이 다시 애향심·자긍심 고취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거제시정을 내실 있게 이끌어 나가겠다.”

가덕신공항, KTX, 고속도로 연장 등 광역교통 인프라가 갖춰질 예정인데, 주변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가?

“여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예컨대 광역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 주요 거점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어떻게 향상할 것인지, 공간을 어떻게 계획하면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지, 어떤 산업이 어떤 곳에 들어서야 가장 적합한지와 같은 연구다. 용역사에만 맡겨두지 않고 시가 함께 고민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찾겠다. 구체화되는 대로 시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앞으로 시정운영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 궁금한데.

“올해 초 지역경제 활력을 되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시민들께 말씀드린 바 있다. 조선업 생산혁신 지원, 청년 일자리 사업 추진,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등 경제도시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힐링·치유도시, 해양레포츠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거제 치유의 숲, 파노라마형 서핑스테이션, 야간관광 콘텐트 개발 등을 지속하고, 지역 농·수산물 경쟁력을 높여줄 브랜딩 사업도 올해 안에 마무리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돌입한다.

무엇보다 공공용지를 확보해 도로·교통·공원·녹지 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점하려 한다. 광역교통망 조성이 곧 도시 발전, 지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공공시설 조성이 용이하도록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민선 8기 슬로건인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를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307호 (202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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