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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거대 기업 맥스그룹(Max Group) 

거인의 어깨에서, 영광은 재현될까 

Anuradha Raghunathan 포브스 기자
인도 기업가의 막내딸과 사위가 아버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실버타운을 비롯한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타라 싱 바차니(Tara Singh Vachani)는 한창 나이인 30세다. 그런 그녀가 6년간 몰두한 일은 오직 하나, 자기 나이의 2배인 사람에게 맞는 생활공간을 구성하는 일이었다. 타라는 2016년 회계연도 매출이 21억 달러에 달하는 인도의 거대기업 맥스그룹(Max Group)의 자회사 안타라 시니어 리빙(Antrara Senior Living)을 운영하고 있다. “6년간 안타라를 외길 삼아 걸었다”고 맥스그룹 창업자 아날지트 싱(Analjit Singh)의 자녀 3명 중 막내인 타라가 말했다. “양옆, 위아래로 한눈 한 번 팔지 않았다.” 이런 헌신적 노력을 함께 해준 사람이 있다. 그룹사 경영에 참여한 남편 사힐 바차니(Sahil Vachani)다.

인도 실버타운 시장 초기에 뛰어든 안타라의 잠재 고객은 돈 많고 여행 경험 많은 55세 이상의 인도인이다. 2012년 1억 명을 기록한 인도의 노인 인구는 2050년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타라의 실버타운 200실이 널찍하게 들어선 곳은 그림 같은 경치를 자랑하는 인도 북부 도시 데라둔에 있는 14에이커의 땅이다. 지역 명소 무수리 언덕(Mussoorie Hills)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에는 짙은 녹림이 우거져 있다. 안타라는 이곳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해 실버타운을 건설했다. 의료보험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장사 맥스 인디아(Max India)의 자회사가 된 안타라는 인도 전역에 이 같은 실버타운을 개발할 예정이다.

안타라는 가사 도우미부터 배관 관리, 의료 및 웰빙센터 등 각종 편의를 노인 입주자에게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케어’를 약속한다. 노인 맞춤형 주택 내부에는 미끄럼방지 타일부터, 잡고 움직이거나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난간, 가로대 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정문은 크고 널찍하게 설계되어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주방 싱크대와 작업대 높이도 낮추었다. “타라는 고령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거 공간을 중심으로 해서 완전하고 수직적으로 통합된 새로운 전략을 구축했다”고 아날지트 싱은 말했다.

8000만 달러 투자해 인도 북부에 실버타운 건설

2016년 1월, 타라는 맥스 인디아의 이사진으로 임명됐다. 최연소 이사다. 싱의 자식 중 유일하게 상장사 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맥스그룹에 2008년 입사한 타라는 이미 자리를 잡은 주요 사업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상장사 이사가 되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시간과 비용이 초과될 때마다 책임지고 해명을 해야 했다. (안타라는 4월 중순 운영을 시작했다.) “이사회가 닦달을 했다”고 타라가 말했다. “힘든 질문과 힘든 압박, 힘든 재조정이 있었다.”

타라는 델리의 세련된 부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국내외 최고 명문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후에는 런던 정치경제 대학교에서 3개월간 비즈니스전략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인도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그녀에게 회사로 들어와 “조용히 상황을 관찰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음에 무슨 일을 할지 100%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고 타라는 말했다. “나는 원래 ‘2018년 5월13일에 뭘 할 것인지’ 알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러다가 홍콩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노인 주거단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실버타운이라는 개념을 인도에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버타운은 숙박 및 엔터테인먼트를 포괄하는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와 디자인, 웰빙, 의료 서비스 등 타라가 관심을 가진 모든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프리미엄 노인 주거 서비스는 성장을 앞둔 산업이긴 해도 인도에서 아직 금기시되는 분야였다. ‘노인 요양원’ 자체가 전통적 대가족 구조의 붕괴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타라는 미국과 영국, 스페인, 일본, 호주를 다니며 40개 실버타운을 조사했다.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인도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며 거주 형태와 자녀, 취미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질문은 모두 물어봤다. 많은 노력 끝에 드디어 실버타운 청사진을 구상한 타라는 데라둔을 부지로 선택했다. 안타라와 가까운 맥스그룹의 전문병원 등 사업 연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퍼즐의 조각을 맞추는 법을 배웠다”고 타라는 말했다. 안타라는 노인 주거단지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회사 퍼킨스 이스트맨(Perkins Eastman)과 스페인의 건축 디자인 사무소 에스테바 & 에스테바(Esteva & Esteva)를 끌어들여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막내 딸 타라의 사업을 후원한 맥스그룹 창업자

지금까지 안타라는 절반 가까운 물량을 분양했다. 아쉬아나(Ashiana)와 베단타(Vedaanta) 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타라의 아버지 바이 아날지트 싱(‘바이(bhai)’는 힌디어로 ‘형제’를 의미)은 이니셜만 따서 ‘BAS’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BAS는 사업의 개념을 잡는 단계에서 타라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2012년 맥스그룹이 안타라 모회사가 되기 전부터 타라는 라훌 코슬라(Rahul Khosla) 그룹사 사장에게 사업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나는 너무 비슷해서 매일 함께 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타라는 말했다. “나는 아버지만큼 고집이 세고, 아버지처럼 자신만의 시각도 가지고 있다. 옆에서 가만히 구경하는 게 적성에 안 맞는 것도 아버지와 똑같다.”

그래도 BAS는 타라와 함께 안타라를 방문해서 의견을 준다. 싸움이 날 때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은 잊지 않는다. “아버지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냉철하고 감정을 잘 절제하는 사람이다. 분명하고, 정리되어 있으며, 깔끔한 걸 좋아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타라의 남편 바차니(Vachani, 34)는 또 다른 상장사 맥스 벤처스 & 인더스트리즈(Max Ventures & Industries)의 전무이사로 있다. 제조업을 하면서 입증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는 회사다. 그는 장인의 부탁에 따라 2016년 맥스그룹에 합류했다.

바차니는 TV 브랜드 웨스톤(Weston)을 보유한 델리의 기업가 가문 출신이다.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씨티그룹 런던 사무소에서 1년간 근무했다. 삼촌 밑에서 아웃소싱의 일종인 계약생산에 뛰어들며 경험을 쌓은 후 자기 사업을 하다가 회사를 2015년 매각했다.

지난 1년 동안 바차니는 뉴욕 라이프(New York Life)로부터 맥스 벤처스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으며, 제조업 쪽에서는 초콜릿과 가공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특수필름 생산에서 일본 대기업 토판(Toppan)의 지분 투자를 받기도 했다. 바차니가 일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회사의 잉여현금은 150만 달러였지만, 현재 잉여현금은 4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내 머리는 수익 결산으로 꽉 차 있다고 친구들이 놀리곤 한다”고 뛰어난 재무 감각으로 유명한 신드족 출신의 바차니가 말했다.

그는 델리와 노이다(Noida), 데라둔 전역에서 10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부동산 개발을 기획 중이다. 대부분은 사무 공간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바차니의 벤처 투자사는 아시아와 펀자비 음식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애저 호스피탈리티(Azure Hoslitality)와 온라인 뷰티·웰빙 기업 니카(Nykaa)의 지분을 매입했다.

소유와 경영의 완전한 분리가 맥스그룹의 원칙

BAS는 맥스 벤처스가 1980년대 맥스 인디아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사위는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 “장인 어른은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전문 기업인 중 한 명”이라고 바차니는 말했다. “장인 어른과 개인적으로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게 대단한 분을 멘토로 만날 기회는 결코 흔치 않다.” 그러나 세대가 다르고 상황은 많이 변했다. BAS가 1982년 맥스 인디아를 설립한 계기는 가족 분쟁이었다. 제약사 란박시(Ranbaxy)를 세웠던 그의 아버지 바이 모한 싱(Mohan Singh)이 제약사 전체를 장남 파르빈더 싱(Parvinder Singh)에게 넘겨준 후였다.

3명의 형제 중 막내였던 BAS는 맨손으로 시작해서 의료 서비스 및 보험 산업에도 진출한 거대 기업 맥스그룹으로 키워냈다. (생명보험에서 일본의 미쓰이 스미토모, 의료 서비스에서 영국의 부파(Bupa), 병원 쪽에서 남아공의 라이프 헬스케어(Life Healthcare) 등 대기업과도 제휴를 했다.) 홍콩 허치슨(Hutchison)과 합작으로 이동통신사를 만들었다가 분할 매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아버지는 지금의 자리로 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타라는 말했다. “어떤 것도 쉽게 얻지 않았다. 아버지만큼 자수성가한 사람도 없다.”

타라와 바차니는 BAS가 남아공과 영국, 이탈리아 곳곳에 보유한 부동산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호스피탈리티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상장사 경영에 있다. “지분 소유와 경영의 완전한 분리가 맥스그룹의 확실한 원칙”이라고 바차니는 강조했다. “타라와 나는 경영 쪽을 맡기로 선택했고, 그에 따라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의 신뢰를 얻고, 동료의 존중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창업자와는 이미 신뢰와 존중이 넘쳐난다. “둘 다 잘 성장하고 있으며, 잘 다듬어지고 있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자리를 찾을 것이다.” BAS의 말이다.

- Anuradha Raghunath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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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기사] 아버지가 내어준 제국은

2016년 1월 맥스그룹은 다변화된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3개 상장사로 분리됐다. 첫 번째 회사 맥스 파이낸셜 서비스(Max Financial Services)는 매출액 17억6000만 달러 규모로, HDFC 생명과 합병을 논의하며 인도 최대 민간 보험사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두 번째 회사는 1억8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중인 맥스 인디아다. 병원과 의료 서비스, 안타라 시니어 리빙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14개 병원, 2300개 병상을 보유한 회사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세 번째 기업은 매출액 1억700만 달러 규모의 맥스 벤처스 & 인더스트리즈다. 맥스그룹의 제조업을 넘겨 받고 이에 부동산과 교육(초등학교 및 중학교), 투자 사업을 더해 함께 관리하고 있다. 구조조정 이후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 이름을 올린 맥스그룹 창업자 아날지트 싱(63) 이사회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딸 타라와 사위 사힐 바차니가 경영 중인 안타라와 맥스 벤처스의 비상임 회장으로 남아 있다. 2011년부터 그룹의 최고 수장직을 맡은 사람은 라훌 코슬라(57)다. 거대 금융기업 비자(Visa)의 해외사업부 중역으로 일했던 코슬라는 맥스그룹 최고 경영자이자 주요 자회사 이사회 의장으로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아날지트는 놀라울 정도로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아날지트의 최고 부관이 된 코슬라는 말했다. “그는 모든 정보를 나와 공유한다.”

싱은 그룹사를 위해 강력한 이사회를 구축하는 과정을 돕기도 했다. 덕분에 인도 HSBSC 회장이었던 나이나 랄 키드와이, 뉴욕 라이프 고위 경영진이었던 아서 세터 등의 거물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그룹사가 자신에게 좌우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길 원한다”고 40년 전 보스턴 대학에서 그를 학생으로 가르쳤던 경영고문이자 작가인 람 차란은 말했다. “싱이 모든 걸 투명하게 만들었다.”

201706호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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