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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교수 인터뷰 

인간 중심 마케팅에 깊이를 더해라 

조용탁·양미선 기자 ytcho@joongang.co.kr·yang.misun@joongang.co.kr
모바일 시대 마케팅의 핵심은 무엇일까.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정보’와 ‘연결성’이라고 말한다. 포브스코리아가 창간특집호를 맞아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퀘스트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 클라우드 서버와 빅데이터, 여기에 인공지능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느 곳에선가 열정 넘치는 창업가가 투자자들에게 세상을 바꿀 기술을 이야기하는 중이다.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변화의 시대를 읽고 본질을 분석해온 경영 구루로 꼽힌다. 그는 지금 세상에서 진행되는 변화의 본질을 ‘정보와 연결성’이라고 생각한다. 코틀러 교수는 “사람들은 이제 디지털에서 일상과 관심, 계획을 공유한다”며 “소비자로서 기업과 제품, 브랜드에 관한 정보를 더 편하고 빠르게 주고받는 점에 주목하며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그는 경영자에게 변화의 핵심을 파악하며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디지털 시대가 시작됐더라도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기존 마케팅 기법 가운데 살릴 것과 버릴 것을 파악해야 한다. 소비자가 정보를 나누는 새로운 길과 내용을 알아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는 지금 한국 기업에 필요한 자세다. 기술 혁명은 한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빠르고 강하게 진행 중이다.

포브스코리아가 창간특집호를 맞아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한 배경이다. 어떻게 하면 마케팅이라는 도구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마침 코틀러 교수는『 마켓 4.0』을 한국에서 출간했다.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한국 기업은 어떻게 변해야 할지 질문을 던졌다. 다행히 ‘마케팅의 아버지’는 빠른 답장을 주며 한국에 관심을 표했다. 필립 코틀러 교수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당신의 최근 저서로『마켓 4.0』이 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그 책을 출판한 배경도 궁금하다.

마케팅은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경제, 사회, 기술과 정치적인 변화를 총망라한다. 일반 소비자를 향한 대중 마케팅을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이용해 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코카콜라가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많이 내려갔을 것이다. 지금 코카콜라는 디지털과 소셜미디어(SNS)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사용 중이다. 똑똑한 기업들은 기존 방법에 새로운 방식을 섞는다. 이들은 마케팅 비용을 반반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전통과 디지털 마케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함께 사용할지 보여주기 위해 책을 준비했다. 고객과의 접점에 어떻게 도달할지 소개하고 싶었다.

코틀러 교수는『마켓 3.0』을 출간한 이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마케터를 만났다. 만나는 사람마다 후속작을 물어 왔다. 기술 변화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이 그에게서 해답을 찾기 원했다. 2010년은 인터넷의 시대에서 모바일의 시대로 변하는 시점이었다. 코틀러 교수도 이를 체감하며 분석할 필요를 느꼈다. 그는 “『마켓 4.0』은 오늘날 고객이 지나가는 모든 여정의 면면을 다루기 위해『마켓 3.0』에서 이야기한 인간 중심적 마케팅의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히는 방법을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마켓 4.0』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마켓 3.0』 이후 지금까지 진행한 기술의 변화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코틀러 교수는 빅테이터 시대 마케팅의 핵심으로 ‘정보와 연결성’을 꼽았다.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주머니에 강력한 컴퓨터를 넣고 다니는 시대다. 모바일 마케팅 시대가 열린 셈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컴퓨터와 함께 보내고 있다.『마켓 4.0』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해가는 움직임을 읽고 핵심 포인트를 소개하는 책이다. 어려웠던 점은 ‘정보 확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에 쌓인 소비자의 디지털 정보가 필요했다. 빅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정보 활용 과정에서 유용한 방식과 그렇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소수의 기업만 그들의 경험을 나눠주었다. 몇 년을 매달린 다음에야 더 많은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마켓 3.0』이후에 출간한 내 저서『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주로 소개했던 내용이다.

책을 준비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가.

나는 스스로를 아마추어 미래학자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항상 궁금해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이를 파악해왔다. 여기가 시작이다. 나에게 영감을 준 선각자들도 있다. 미국의 미래 전략 이론가인 허먼 칸, 공상과학 소설의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 제3의 물결을 이야기한 앨빈 토플러,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 마셜 맥루한, 팝콘 리포트로 유명한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 로봇 연산법칙을 이야기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등이다.

『마켓 4.0』은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의 우붓이라는 작은 왕국의 도움도 받았다. 코틀러 교수는 우붓에 마켓 3.0 박물관을 설립했는데 우붓의 초코다 지데 푸트라 수카와티, 오카 수카와티, 리카 수카와티 왕자가 도움을 줬다. 그는 “세계 최초의 마케팅 박물관인데 우붓이 특유의 영적인 기운이 흐르는 지역임을 감안하면 완벽한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붓 박물관에는 인간 영혼을 포용하는 마케터와 기업, 마케팅 활동과 관련된 대한 사례들을 전시했다.

한국 기업가들은 지금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마케팅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기를 권한다. 기업가는 마케팅을 연구하고 명확한 소통을 하며 설득력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 여기에 성공과 실패에 대비해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마케팅은 공부에서 예습·복습과 같은 역할을 한다. 먼저 고민하며 벌어질 일을 예측하고, 결과가 나온 다음 이를 피드백해야 더욱 힘을 얻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참고할 만한 아시아 기업이 있는가. 어떤 기준으로 그 기업을 추천했는지 함께 부탁드린다.

나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어떻게 듣고 배우고 학습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알리바바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단순한 유통 기업이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코틀러 교수는 디지털 시대가 진전될수록 마케팅이 달라질 것이라 한다. 과거의 주류 고객이 연장자, 남성, 시민이었다면 이제는 젊은이, 여성, 네티즌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 고객이 브랜드를 접한 후 많은 접점을 거쳐 구입에 이르는 여정을 알려주는 안내 지도를 그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고객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코틀러 교수는 한국 기업가와 마케터가 이 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나가길 주문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기술은 새로운 것들이 아니라 이전부터 발전되어오던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급속히 융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마케팅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다. 가치를 만들어 소통하고 이를 적합한 시점과 장소에서 사용하도록 이끌어주는 과정을 마케팅이라고 본다.

그는 책 마무리 부분에서 ‘즐기고, 경험하고, 참여하라’는 의미의 ‘와우’ 마케팅론을 펼친다. 와우는 즐거움을 경험할 때 나오는 감탄사다. 그는 와우에 세 가지 특성이 있다고 한다. 먼저 감탄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일을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둘째는 차별성이다. 개인마다 와우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장소와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셋째는 공감성이다. 와우는 빠르게 퍼진다. 전염성이 강하다. 누군가 감탄을 하면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원한다. 코틀러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은 와우의 순간을 운에 맡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지에서 옹호 단계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인도하며 와우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마켓 5.0은 언제쯤 볼 수 있나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마켓 5.0은 우리가 새로운 기술과 영향력을 더욱 명확히 파악한 다음에 소개할 수 있다. 예컨대 3D프린팅, 신경과학, 버추얼 리얼리티 등이다. 와중에 관심이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 나는 최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제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나는 밀턴 프리드먼이 말한 자본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그는 자유방임주의와 시장제도를 통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주장한 미국의 경제학자다.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비즈니스를 이익을 창출하는 활동에 국한하지 말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나는 좋은 자본주의와 나쁜 자본주의를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다른 자본주의(Confronting Capitalism)』라는 저서에서도 주장했던 내용이다. 나의 다음 책은 민주주의의 쇠퇴와 나쁜 자본주의가 민주주의 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사회와 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나의 다음 책도 마케터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스기사]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케팅도 변화한다. 그렇다면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어떤 마케팅이 유효할까. 기술의 발달로 외로워진 소비자들이 친구 같은 브랜드를 원한다고 필립 코틀러는 말한다. “첨단기술 ‘하이테크’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감성인 ‘하이터치’를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다. 젊은이·여성·네티즌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고객 유형으로 떠오른 이들은 자신이 흠뻑 빠진 브랜드를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옹호한다. 이젠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입소문이 무척 중요해졌다. 필립 코틀러는『마켓 4.0』에서 길 잃은 마케터를 친절히 안내한다. 마케터는 이제 전통적인 고객 경로 대신 브랜드의 ‘인지, 호감, 질문, 행동, 옹호’ 등 새로 정립된 경로를 따라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구매행동률과 브랜드옹호율 등 새로운 매트릭스에도 주목해야 한다. 또 인간 중심적 마케팅, 콘텐트 마케팅, 옴니채널 마케팅, 참여 마케팅 등 변화된 시대상에 맞게 적절한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 필립 코틀러는··· 1931년 5월 27일생으로 우크라이나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다. 현재 만 86세의 나이에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켈로그 대학원 마케팅 학부에서 국제 마케팅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흔히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린다. 단순 판매기법에 불과했던 마케팅을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마케팅관리론(Principles of Marketing)』,『마케팅원론(Marketing: Introduction)』 등 150개 논문과 60개가 넘는 마케팅 저서를 집필 또는 공동집필했다. 그의 저서는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서 교과서로 가장 많이 채택됐다. 필립 코틀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구루 중 하나로 꼽힌다. 2014년 5월 뉴욕의 미국 마케팅 학회는 필립 코틀러를 명예의 전당에 추대했다.

- 조용탁·양미선 기자 ytcho@joongang.co.kr·yang.mi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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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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