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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인터내쇼날 

‘부진 재고’로 기업가치 높이는 방법 

2011년, 스티브 잡스 뒤를 이을 애플의 총사령관으로 팀 쿡이 선정됐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를 우려 가득한 시선으로 봤다. 그리고 10년 후, 모두의 걱정과 달리 팀 쿡 체제 아래 애플은 매년 신기록을 자체 경신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팀 쿡이 10년간 애플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을 두 가지로 꼽는다. 바로 재고관리와 현금흐름 관리다.

어떤 형태의 비즈니스든지 재고관리와 현금흐름 관리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다. 문제는 언제나 ‘이 정도는 팔리겠지’라고 생각하고 만든 수량이 팔리지 않는 순간부터 발생한다. 매출과 이익은 정체되고 현금흐름은 막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재고는 시간이라는 참을성 없는 상수와 관련을 맺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옷은 유행이 바뀌고, 전자제품은 기술이 뒤처지고, 자동차는 연식이 지나 중고가 된다. 유효기간이 있는 화장품이나 식음료 같은 것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업 경영에서 부진 재고의 누적과 현금흐름의 부재는 모든 악순환의 시작이다. ‘Cash is King’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현금이 없으면 광고도 못 한다. 광고의 부재는 기업의 존재를 잊게 한다. 잊힌 자리는 금방 다른 경쟁자가 꿰차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광고회사나 미디어 회사에 현금(광고비) 대신 부진 재고 자산으로 대신 결제할 수 없겠냐고 물어보면? 말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현금 대신 부진 재고를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액티브인터내쇼날(이하 액티브)이다.

물물교환 플랫폼 비즈니스


액티브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다. 이 회사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은 1970년대 장기 불황을 겪으며 자신감이 바닥을 쳤던 시기였다. 게다가 물건을 찍어내기만 하면 팔리던 시기도 아니었다. 많은 회사가 난생처음 경험해보는 어마어마한 양의 부진 재고를 떠안고 있었다. 이 같은 시대의 니즈에 맞춰 액티브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다. 액티브의 독특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업의 본질상 ‘연결(connect)’이라는 키워드가 더해지면서 비즈니스의 속성은 더욱 유기적이고 규모는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한 롱테일 구조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됐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 특정 플랫폼 내에서 가치를 교환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즉, 플랫폼은 ‘연결’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되는 접점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액티브는 ‘부진 재고’라는 매개를 활용하여 생태계를 구축했다. 액티브의 비즈니스 모델 기반은 물물교환 플랫폼이다.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부진 재고를 고객사가 필요한 것과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의류회사 A사에 부진 재고가 쌓여 있고, 이 재고를 무언가로 바꿀 수 있다면 A사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다른 회사의 의류나 가방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현금이 가장 좋겠지만 부진 재고라는 말 자체가 이미 현금화했어야 할 타이밍을 놓쳐 경제적 가치가 하락한 재고를 의미하는 만큼 현금은 논외로 하자. 차선으로 필요한 것은 영업활동을 위해 필연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현금성 지출예산 항목들일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광고가 있다. 의류회사 A사는 어떤 식으로든 매년 광고를 집행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A사 브랜드를 인지하고 상품을 살 테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액티브가 등장한다. 액티브는 A사에서 처리하기 어렵고, 처분 손실을 안고 있는 부진 재고를 매입한다. 심지어 덤핑(홀세일)으로 처리했다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3억~4억원 수준에 처리됐을 헐값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원래 A사가 희망했던 정상가(장부가+α) 20억원의 가치 그대로를 인정해준다.

이제 A사는 액티브에서 20억원의 트레이드크레디트(T/C*) 받게 되고 이 T/C는 현금과 같은 사용가치를 지니게 된다.

*T/C(Trade Credit): 고객사가 ACTIVE를 통해 광고미디어 및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현금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지불수단

액티브는 고객사들이 필요한 곳에 T/C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광고 미디어를 비롯해 물류, 인쇄포장, 보험 등 제3자 파트너사들을 액티브의 ‘가치교환 플랫폼’에 참여시킨다. 그럼 고객사들은 T/C를 이용해 액티브 협력 파트너사를 통해 광고 미디어나 그 외 필요한 항목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

기존 현금결제 방식의 광고 미디어 에이전시와 비교해보면 결제 방식만 조금 바뀌었을 뿐인 것 같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액티브만의 노하우가 숨어 있다. 먼저 미국, 영국, 중국, 한국 등 14개국에 진출한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그 첫 번째다. 액티브의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덕에 매입한 재고를 시장가격과 유통 채널의 교란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고객사들은 자사 재고가 엉뚱한 루트로 풀려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특별한 방식 덕분에 액티브는 다른 광고 미디어 에이전시와 차별화된다.

액티브만의 차별화된 노하우

액티브는 고객사의 C-Level (CEO/CFO/CMO)을 서포트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 재무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일반적인 광고 미디어 에이전시들이 가장 먼저 ‘광고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것에 반해, 액티브는 기업의 부진 재고를 먼저 파악한다. 그리고 이 부진 재고를 기반으로 적정 가치를 산정하고 유동화 가능성을 추산한 후에 이 계산을 바탕으로 2~3년 이상의 장기적인 미디어플랜을 제안한다.

액티브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미디어 집행의 퀄리티(광고단가/집행 효율성 등)가 떨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미디어를 집행할 때도 고객사가 기존 광고 미디어 에이전시를 통해서 집행했던 조건을 기준점(Benchmark Price)으로 삼아 광고 에이전시가 해왔던 미디어 퍼포먼스를 유지하거나,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미디어 퀄리티 컨트롤을 유지할 수 있는 액티브만의 미디어 퍼포먼스 솔루션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달성 가능한 구조다.

전에 없던 방식으로 액티브는 ‘Corporate Trading(기업 간 거래)’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1위 플랫폼이 갖는 이점은 더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몰리게 되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구조에 있다. 액티브는 현재 전 세계 500대 글로벌 기업 중 70%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혁신은 아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서 나올 수 있지만, 기존에 나온 혁신적인 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서 나오기도 한다. 전통적인 현금결제 위주의 광고비용 집행 방식에서 벗어나 액티브의 재무적 솔루션을 통해 기업이 안고 있는 부진 재고를 광고비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의사결정만으로도 재무적, 회계적 처분 손실 없이 부진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아직도 여전하다. “가장 본질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의 의미는 변화의 시대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명쾌한 솔루션이다. 처음 했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자. 팀 쿡이 10년간 애플의 성공을 이끌어온 비결은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성이 아니었다. 바로 재고관리와 현금흐름 관리였다.

-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

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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