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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서브원 사장 

MRO 솔루션의 무한 변신 

장진원 기자
한국 최초 MRO 기업인 서브원의 기세가 범상치 않다. 대기업 계열사라는 든든한 우산에서 벗어난 후 오히려 폭발적인 성장세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구매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거듭난 김동철 사장의 혁신 드라이브가 매섭다.

한국 주류(酒類) 시장은 다이내믹 그 자체다. 시장을 양분하며 과점을 이룬 소수 업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죽기 살기로 경쟁한다. 업종을 막론하고 듀오폴리(Duopoly; 2개 업체에 의한 시장 독점) 상황에선 먼저 승기를 잡은 기업의 수성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반론에서 벗어난 사례는 경영학 수업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기도 한다. 1990년대 중반 하이트맥주가 그랬다. 당시 시장을 70% 이상 장악했던 절대 강자 오비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리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선 이를 케이스스터디로 활용했다.

‘다이내믹 코리아’라 했던가. 역전에 재역전이 등장했다. 하이트에 밀려 만년 2위였던 오비맥주는 절치부심하며 ‘카스’를 내놓았고, 2010년대 중반 들어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번 왕좌에서 밀렸던 기업이 다시 그 자리에 올라선 사례는 주류업계는 물론이고 국내 산업사에서도 매우 희귀한 케이스로 꼽힌다.

당시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의 돌풍을 두고 업계에선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누군가는 ‘카스 신화’라고도 불렀다. 기적과 신화를 이끈 주인공으론 김동철 서브원 사장이 꼽힌다. 지난 2019년 서브원 합류 전까지 김 사장은 오비맥주에서 영업·생산·물류를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러시아와 한국밖에 없다는 페트병(PET) 맥주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도 그의 작품이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루트를 이전과는 다른 판으로 전환하고, 핵심 브랜드마저 오비에서 카스로 과감히 바꾼 혁신은 그에게 COO라는 정식 직함 대신 ‘트랜스포메이터’라는 별명을 안겨주었다.

업의 판을 바꾼 트랜스포메이터


단순한 마케팅과 영업을 넘어 업의 판 자체를 흔드는 승부사 기질은 지금도 여전하다. 2019년 서브원에 COO로 합류한 김 사장은 202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또다시 완전한 변화, 즉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고 있다.

서브원은 지난 2002년 설립된 국내 최초 MRO 전문기업으로,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1위 업체다. MRO는 Maintenance(유지), Repair(보수), Operation(운영)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말로, 기업의 원자재나 대형 설비를 제외한 모든 소모성 자재를 말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를 제외한 소모성 자재의 아웃소싱이라 이해하면 쉽다.

서브원의 출발은 LG그룹이다. 그룹사의 MRO 조달을 전담하던 계열사에서 벗어난 건 지난 2019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때문이었다.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이라는 안전판을 걷어낸 셈이지만, 독립 이후 서브원의 성장세는 오히려 더 가파르다. 2019년 당시 4조600억원대였던 매출 규모는 2021년 4조9800억원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5조5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처를 뚫고 본격적인 조달에 이르기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 MRO 업계에선 보기 드문 고성장이다. 모두 김 사장 취임 이후 달라진 변화들이다. 과거 오비맥주 시절의 혁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변화의 DNA가 몸 안에 각인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멸종’이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고생대 생물의 멸종을 떠올려볼까요? 대개 좋은 서식지에서 살다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내가 발 디딘 상황이 어떤지 모르기 때문에 멸종한 거죠. 산업과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식지가 좋다는 건 현재 사업에 안주한다는 뜻이고, 천적이 없다는 건 경쟁사를 모른다는 것과 같아요. 직원들에게도 항상 ‘변화가 곧 생존’이라고 말합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멸종할 수밖에 없어요.”

김 사장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생존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신념은 오비맥주라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스스로 나와 서브원에 합류한 그 자신의 스토리와도 맞닿아 있다. 김 사장은 외국계 회사인 오비맥주에서 한국인으로는 최고위직인 수석부사장까지 올랐다. 마케팅과 영업이라는 커리어 전반의 강점을 현실에 구현하기에 주류회사는 나쁘지 않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은 전형적인 B2C 기업의 임원을 B2B 비즈니스의 최전선인 MRO 기업으로 이끌었다. 김 사장은 “나이 쉰이 넘으면 은퇴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며 웃었다.

“오비맥주에서 인수합병(M&A) 과정 후에도 어피니티와 교류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도전을 제안받았죠. 이 나이에, 지금의 커리어가 아닌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기회를 놓치면 죽기 전에 후회하겠다’ 싶었어요. 내가 겪은 성공과 실패를 B2B라는 새로운 영역에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정확히 두 시간 반을 고민했어요. 몸이 아플 정도로 치열하게 숙고한 후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정했죠.”

딜리버리 서비스에서 솔루션 전문사로


▎서브원 중국 난징법인.
판을 흔드는 트랜스포메이터의 도전은 어떻게 펼쳐지고 있을까. 당장 눈에 띄는 건 서브원의 실적이다. 김 사장 취임 첫해 4조60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올해 5조5000억원대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3년 만에 35% 이상의 고성장으로, MRO 업계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장세다. 그사이 해외법인을 포함한 전체 인력 규모는 1200명에서 현재 1500명까지 늘었다. 80%를 넘었던 LG그룹 매출 비중도 70%대 초반대로 낮아지는 등 수익다각화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도 주목할 만한다. 2019년 1조1600억원이었던 해외 사업 매출은 2년 뒤인 2021년 1조7600억원대로 증가했다. 올해 해외 매출은 2조원 가까이로 올라설 전망이다. 전체 매출 중 해외 사업 비중이 35%를 넘어서게 된다. 모두가 김 사장 체제 이후 달라진 변화들이다.

구매대행 혹은 ‘조달(procurement)’이라는 업의 특성상 급격한 성장이나 수익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MRO 사업에 대한 통념이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서브원의 성장과 변화는 업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김 사장은 오비맥주 시절부터 얻은 별명답게 서브원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해나갔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변화 키워드 세 가지는 디지털(Digital) 기반 비즈니스, 성장(Growth), 문화(Culture)다.

“MRO 비즈니스 자체는 사실 굉장히 단순해요. 고객이 원하는 소모성 자재를 납기와 가격에 맞춰 납품하면 끝이죠.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우리만의 밸류를 창출할 수 있을까요? 10년, 20년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질까요? 고민이 정말 컸습니다. MRO라는 비즈니스를 대하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했습니다.”

관행과 관성은 내재된 경쟁력을 간과하기 쉽다. 김 사장이 꿰뚫은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서브원은 국내 최대 MRO 기업답게 취급하는 상품만 100만 종이 넘는다. 고객사는 1300여 곳, 협력사만 2만8000여 곳에 달한다. 등록돼 있는 전체 상품 데이터베이스만 따지면 700만 개 이상이고, 연평균 주문 기준으로 74만 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월평균 4만 개 신규 상품이 목록에 편입되는데 하루 2000개씩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는 곧 사업·생산설비·공정·구매·물류·투자 계획 등 어마어마한 양의 B2B 데이터 화수분을 보유한 것과 같다.

지난 10월 문을 연 ‘서브원스토어’는 서브원만의 데이터 경쟁력을 녹여내 만든 첫 디지털전환 작품이다. 매일 이뤄지는 수십만 건의 제품 거래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분석해 8만 개 대표 상품으로 압축했다. 기업 고객 입장에선 마치 온라인쇼핑을 하듯 웹과 모바일에서 손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포장재나 R&D 등 서브원만이 가진 강점도 서브원스토어에 녹여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분석을 통해 카테고리별 상품 전문성을 강화한 방식이다.

“우리만이 가진 전문성을 데이터화, 플랫폼화해 제품군으로 재설정한 거죠. 가령 포장재만 해도 수많은 개별 제품이 있는데 이를 ‘패커원’이라는 포장재 전문 몰에 담아냈어요. R&D 상품 전문 몰인 ‘G-lab’도 마찬가지죠. 딜리버리 서비스, 즉 심부름에서 벗어나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문화하면서 해당 제품군의 경쟁력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배터리와 전기자동차 전문성 강화


서브원의 구매 솔루션 혁신은 개별 제품군에서 멈추지 않았다. 상품 소싱에 대한 경쟁력과 비교해 업종이나 산업군에 대한 전문성은 전무했다는 게 김 사장의 진단이었다. 돌파구는 배터리다. 과거 모기업 계열사였던 배터리 고객사와의 협업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됐다.

“고객사가 배터리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서브원이 함께했습니다. 이 말은 곧 배터리 공정 관련 노하우가 우리에게 내재돼 있었다는 뜻이죠. 배터리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MRO가 될 수 있는 조건이었어요.”

CEO 취임 이듬해인 2020년 들어 본격 가동된 BSP(Battery Solution Package) 프로젝트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과정이었다. 배터리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아이템만 수만 개가 넘었다. 개별 아이템이 어떤 공정에 들어가는지도 알 수 없었다. 덕분에 BSP 프로젝트는 착수 2년이 지난 올해 들어서야 완료할 수 있었다.

“배터리 전문가를 영입해서 수만 개 아이템을 하나하나 분석했습니다. 공정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제조 공정별로 투입되는 아이템들을 맵핑(Mapping)한 거죠. 새로 공장을 지을 때는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제조장비가 들어올 때는 어떤 MRO 자재가 들어가는지, 공정 단계별로는 또 어떤 아이템이 필요한지를 파악했어요. 그 결과 배터리 공정에 대한 솔루션을 구축했고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패키지화가 가능해진 거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노력은 서브원만의 경쟁력으로, 또 성과로 이어졌다. 미국 신생 배터리 업체인 얼티엄셀즈와 체결한 MRO 계약이다. 김 대표는 “독자적인 전문성을 갖춘 솔루션이 얼마나 파워풀한가를 실감했다”며 “앞으로 주요 고객사와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공정별 구매 솔루션을 더욱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배터리 산업군에 이은 다음 먹거리도 준비 중이다. 전기자동차(EV)다. 서브원은 현재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으며 2023년 중반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 시행으로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갈아타고 있어요. 자동차산업의 거대한 시프트죠. 내연기관 공정은 이미 기존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이 장악하고 있어서 진입이 어렵지만 전기차는 달라요. 배터리와 전기차 토털 패키지가 완성되면 미래 서브원의 핵심 동력이 될 겁니다. 수동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밸류를 제공하는 MRO 솔루션 제공자(Solution Provider)로 거듭나는 게 우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키포인트입니다.”

MRO 사업의 판을 키우며 탄탄히 다져간 내실은 기업 성장의 발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장과 거래처 다변화는 김 사장이 주도하는 또 다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서브원은 이미 지난 2005년 국내 MRO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현재 난징과 광저우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021년 기준 중국 법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26%인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중국과 베트남에 국한돼 있던 해외시장을 미국 등 북미,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했다.

현재 서브원의 전체 임직원 대비 해외 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이상이다. 특히 세계 최대 MRO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한국 기업은 물론 세계 1위 초콜릿 식품기업 마즈(MARS), 존슨앤드존슨, 3M 등 글로벌기업과 중국 기업 등 450여 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올해 들어선 지난 9월 중국 산업재 MRO 물류 전문기업 진순심(JSX)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진순심은 중국 최대 민영 택배 물류회사인 순펑(SF)의 자회사로, 스마트 물류 플랫폼 기술이 강점인 산업재 MRO 물류 전문기업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기업도 적극 공략해 글로벌 MRO 톱플레이어로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사에 의존했던 거래처 다양화도 지속가능한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김 사장은 “LG가 물량을 끊는 순간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기존 서브원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였다”고 회고했다. LG그룹을 제외한 국내 대기업 고객사 발굴에 힘쓴 이유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한화, 코오롱 등 국내 대기업들을 대거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문화 혁신이 진짜 변화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의 손에서 이뤄진다. 데이터와 AI는 혁신이 잘되도록 돕는 도구일 뿐 혁신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김 사장이 서브원 합류 이후 가장 많이 고민하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토로한 것 역시 사람, 즉 기업문화의 트랜스포메이션이었다. 겹겹이 쌓인 보고라인, 구성원 간 단절된 소통 등 대기업 특유의 문화로는 변화 자체가 언감생심이었다. 혁신의 시작은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의 정착이었다.

“동기부여죠. 그룹사 시절에는 사실 성과를 잘 내도 그에 대한 인정과 보상이 전혀 없었어요.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대한 명확한 보상이 이뤄지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물론 조직원들이 바뀐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어요. 무조건 따르라 하기보다 먼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기업 규모는 5조원대 대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일하는 문화만큼은 스타트업 못지않은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김 사장을 비롯한 서브원 임원들은 개인 집무실 없이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한다. 사장이 직접 업무 파일을 열어보고 토론에 나서자, 팔짱 끼고 뒤편에 앉아 있던 중역들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소통 채널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김 사장은 석 달에 한 번 직접 전 직원을 상대로 경영 성과를 발표하는데, 즉석에서 질의응답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사소하지만 약속이 없는 날엔 꼭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회의실에서 함께 커피를 즐기는 즉석간담회도 자주 연다.

“임원실을 따로 두지 않는 건 오비맥주 때부터 지켜 온 원칙이에요. 공간도 소통입니다. 공기가 통해도 어려운데, 벽이 있으면 오죽할까요.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성장하느냐에 중점을 두는 회사가 돼야지, 사장이 큰 방에서 전용 비서 둔다고 좋은 회사는 아닙니다. 직원들끼리 술 한잔하다가 술값이 부족하다고 화상통화가 오는 걸 보면 조금씩 변하고는 있는 것 같아요.(웃음)”

인터뷰 말미 김 사장은 다시 한번 MRO 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구매 솔루션을 담당하는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사의 성장, 나아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MRO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사실 오비맥주도 서브원의 고객사 중 하나였어요. MRO라는 제품군은 회사가 집중적으로 포커싱하는 아이템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물건을 구입해서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전혀 없죠. 구매 담당자가 바뀌면 종전 관리 이력이 허공에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는 사이 수백억원대 MRO 부분에서 생기는 누수가 어마어마합니다. 투명한 경영관리가 어려워지는 거죠.”

김 사장은 “MRO를 쓰지 않을 이유는 0.0001%도 안 된다”고 강조하며 서브원의 미래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매 솔루션 전문기업’이라 정의했다. 비즈니스와 성장, 기업문화의 판을 바꾸는 트랜스포메이터는 김 사장 스스로가 내린 서브원 CEO의 정의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사진 최영재 기자

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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