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등 걸린 정자나무 파란 지붕 아래, 아저씨는 보따리를 꾸물꾸물 끄러 앉힌다 짐을 풀어 내리면 동네 아이들이 딱지치기 구슬치기 팽이치기 팽개치고, 모여 든다 옥수수 쌀 콩 얇은 누룽지 담은 깡통들이 담을 넘어갔다, 오곤 한다 솔가지 불을 때다 까맣게 그을려 돌려대기에 바쁘다 뻥튀기 기계 속의 뻥튀기 통은 뱅글뱅글 혼자서 돌아간다 까만 지구는 그렇게 매달려 돌아간다 지구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지붕은 몸을 데운다 뻥튀기 아저씨는 뻥이요~ 질러댄다
죽부인 같은 큰 철망을 뻥튀기 몸에 씌운 뒤, 쇠꼬챙이를 끼워 앞으로 당기면서 뻥, 튀겼다 구름이 한꺼번에 내려왔다 사라진다 뻥, 뻥 내 꿈을 멀리 튀겨준다 점, 점 쇠불꽃이 화려한 꽃을 머금었다 하얀 불꽃이 피어날 때까지 사카린 물을 뿌린다 입 모양이 커지면 우리는 귀를 막는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