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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원규의 지리산 바깥풍경 ③] ‘슬픈 세계화’의 고향 풍경 

‘베트남 신부- 후불제 가능’이라 쓴 현수막에 절망하다 

이원규
우리 시대의 농촌은 이제 더 이상 고향이 아닙니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태어나 자란 곳’ 혹은 ‘조상 때부터 대대로 살아온 곳’이니, 말 그대로 농경사회였던 우리의 고향은 대개 농촌이었지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으로서의 농촌은 급격하게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눈빛과 피부색이 다른 이국의 여인들과 그의 2세들이 장터에 나와 국밥을 먹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 국경을 넘어 우리 고향의 빈자리를 소외와 반인권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러는 사이 황구나 똥개는 애완견들로 대체됐습니다. 도시의 자식들이 키우다 늙고 병들자 고향으로 보낸 애완견들이 마을 마을을 누빕니다. 고향의 부모님들이 국적도 알 수 없는 불우한 애완견들의 보모이자 호스피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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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호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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