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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의 성서 오디세이 | 예수의 위대한 질문⑯ -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나이까?”(시편 8편 4절) 

신의 모습대로 지어진 영광스러운 존재… 약자에게 베푸는 삶이 신의 영광 드러내는 것 

배철현 인문학 인재양성기관 건명원(建明苑) 원장
그리스도교 초기의 증언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신의 영광이 발현하는 성스러운 피조물이다. 육체의 노동은 천지를 창조한 신성한 신의 노동을 찬미하는 예배의 한 형태다. 유한한 운명을 자각할 줄 아는 인간만의 의식은 우주의 시작과 끝을 홀로 아는 절대자의 지혜를 계승했다. 신의 아들로 세상에 온 예수 그리스도 스스로 칭한 그의 또 다른 이름 ‘사람의 아들(人子)’은 인간에 내재한 신의 영광을 결정적으로 증거한다. 원죄를 갖고 태어난 인간의 불완전성을 강조한 건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부터 수백 년이 지나 세속종교의 모습을 갖추면서부터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1988년 한국에서는 서울올림픽 준비로 한참 떠들썩할 때 나는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은 왔으나 왜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겨우 몇 마디 인사할 수 있는 영어실력을 가지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왔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을 어렴풋이나마 밝혀준 등불은 매일 아침 15분 동안 마음을 가다듬는 묵상(黙想)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매일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찾아내곤 했다. 미국 유학시절 매일 아침 15분 묵상은 나와 우주, 나와 세상, 나와 내 미래를 연결해주는 의례(儀禮)였다.

이 의례는 하버드 대학 중심부에 위치한 메모리얼 처어치(Memorial Church) 뒤편에 위치한 애플톤 채플(Appleton Chapel)에서 15분 동안 진행되는 ‘아침에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묵상모임이다. 1636년부터 시작했다고 하나 과장이 있는 것 같고, 하버드 대학의 오랜 전통임은 틀림없다. 학기 중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오전 8시45분에 시작해 9시에 마치는 속성 예배다. 내가 이 묵상모임에 끌린 것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간략했기 때문이다. 애플톤 채플은 일요일 예배에서 학생 성가대석으로 사용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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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호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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