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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 - 모창(模唱)의 대가 어치 

새·고양이·염소 소리를 내고, 사람 목소리와 휘파람 흉내도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산까치야 산까치야 어디로 날아가니/ 네가 울면 우리 님이 오신다는데/ 너마저 울다 저 산 넘어 날아가면/ 우리 님은 언제 오나 너라도 내 곁에 있어다오” 최안순 작사, 이순섭 작곡의 ‘산까치’란 노래 1절 가사다.

이 노래에서 ‘산까치’란 보통 이름이고, 생물 이름(국명, 國名)은 ‘어치(Eurasian Jay)’다. 흔히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라고 하는 ‘뱁새’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향명(鄕名)이며, 생물명은 ‘붉은머리오목눈이’듯이 말이다. 암튼 산까치는 집사람이 노래방에서 가끔 불렀던 노래요, 필자가 사는 춘천시의 시조(市鳥)라 어쩐지 더 정감이 간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심신을 푸는 겨울 산등성이 산책길에서 어치는 물론이고 청설모·산토끼·고라니도 자주 만난다.

어치(Garrulus glandarius)는 참새목, 까마귓과의 조류로 몸집이 좀 작기는 하지만 같은 과(科)의 ‘까막까치’를 많이 닮았다. 학명 Corvus glandarius에서 속명(屬名) Corvus는 까마귀란 뜻이고, 종명(種名)인 glandarius는 도토리를 먹고, 모아 숨기는 습성을 뜻한다. 이렇게 어느 생물이나 그 학명에는 그 생물만이 가지는 중요한 특징이 들어 있으며, 학명은 모두 라틴어이기에 엇비스듬히 드러누운 글자체인 이탤릭체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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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호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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