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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UP] ‘바이크 철인3종’ GS 트로피 2018 

고비 사막 모래바람 뚫고 협곡을 넘다 

글 김현동 기자
전 세계 라이더와 함께 2000여㎞ 질주하는 오프로드 랠리… 한국 팀, 2014년 첫 출전 이후 역대 최고 성적 거둬

2018년 6월 3일 몽골에서 ‘GS 트로피 2018’ 대회가 열렸다. 온·오프로드를 모두 달릴 수 있는 어드벤처바이크인 ‘R1200GS’의 라이더들이 한데 모여 기술과 협동심, 체력을 겨루는 경기다. 250㎏ 육중한 바이크를 끌고 8일간 사막과 협곡 등 험지를 통과해야 해 ‘바이크 판 철인3종 경기’로 불린다 .


BMW의 ‘R1200GS’(이하 ‘GS’)는 장거리 바이크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최고의 전천후 기종으로 꼽힌다. 매끈한 포장길은 물론, 자갈길·진흙탕·모래밭 등 험지를 가리지 않는다. ‘GS’는 독일 말로 산과 들을 뜻하는 ‘겔렌데(Gelände)’와 길을 뜻하는 ‘스트라세(Strasse)’의 약자다.

‘GS 트로피 2018’에 21개국 18개 팀 참가


▎한 선수가 바이크에 칩을 장착하고 있다. 프로모드(pro-mode) 칩을 장착하면 엔진 반응·전자장치의 세팅을 험로에 최적화 할 수 있다.
BMW의 바이크 부문인 BMW모토라드는 GS 운전자들이 오프로드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GS 트로피’ 경기를 기획했다.

국가별 예선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은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8일 간 다양한 프로그램과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2008년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처음 시작된 후 전 세계 대륙을 오가며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6월 3일 몽골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21개국에서 18개 팀이 참가했다. 한국 대표로는 권성덕(36)·최동훈(38)·김선호(35)씨가 나섰다. ‘GS 트로피 코리아’를 통과한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이날 시작한 대회에서 선수들은 고비 사막을 질주한 뒤에 남부 몽골의 협곡에 들어 도강(渡江)하고 얼음과 눈을 헤치며 2000여㎞를 누볐다.

“대회 위해 1년간 전국 험지 돌며 훈련”


▎한국팀의 김선호 선수(왼쪽)와 최동훈 선수(가운데)가 자신의 바이크를 배정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바이크에는 선수의 이름과 국적, 참가번호, 혈액형 등이 새겨져 있다.
올해 한국팀은 2014년 첫 출전 이후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팀 전체로 봐도 역대 최고 기록이다.

대회에 참가한 김선호씨는 “불가능은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온 힘을 쏟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선을 통과한 뒤 1년 간 매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몽골과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김씨에게 2020년 GS 트로피 참가를 꿈꾸는 라이더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물었다.

“GS 트로피는 바이크 판 철인3종 경기에요. 250㎏짜리 바이크를 끌고 긴 시간 타야하기 때문에 체력이 기본이죠. 바이크 스킬과 협동심도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합니다. GS 트로피 참가를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당연히 돕겠습니다.”


▎의사, 기자 등 스태프도 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과 같이 ‘R1200GS’를 타고 이동한다.



▎한 선수가 바이크를 탄 몽골인 일행과 이야기 하고 있다. 거칠고 투박한 몽골초원을 달리기 위해 현지인들도 ‘블록(일명 깍두기)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긴 오프로드 바이크를 주로 탄다.



▎‘GS’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4개국에서 6명의 여성선수가 연합팀을 구성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길을 달리다 정해진 구역에 도착해 심판관인 ‘마셜(marshal)’이 제시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초저속으로 이동하면서 좁은 숲길에서 방향전환을 하거나 최소한의 도구로 빠른 시간 내에 타이어를 교체하는 등의 과제가 주어진다. GS 트로피 경쟁에서 속도보다도 GS 기종에 대한 이해도가 관건으로 꼽히는 이유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몽골평야를 질주하는 모습. 칭기즈칸의 지휘 아래 서역으로 향했던 몽골 기병대를 연상케 한다.



▎한국팀의 권성덕 선수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험로를 탈출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은 역대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팀 가운데선 1위다.
- 사진 BMW Press=글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201807호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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