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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탐방]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어머니 마음으로 지구 13바퀴 ‘사랑의 대장정' 

글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세계 가정의 날 맞아 5월 6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열려
건강한 지구, 소외 없는 인류 위한 ‘Save the World’ 비전 선포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6000여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운집했다./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2002년 6월 4일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폴란드를 2대 0으로 꺾었다. 48년 만에 맛본 월드컵 첫 승리였다. 이날 전국에서 52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붉은 셔츠는 월드컵 응원과 열정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비슷한 시기 치러진 지방 선거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갈아치워야 했다.

이틀 뒤인 6월 6일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선 사뭇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노란색 옷을 입은 1만200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개최한 ‘제1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가족 또는 연인, 친구 단위로 참여한 시민들이다. 위러브유는 이날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 4명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그로부터 17년 뒤인 2019년 5월 6일, 이번엔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평화광장에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20회를 맞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참여하려는 인파였다. 2003년 당시 서울을 넘어 광주와 대구 등지에서 행사가 연이어 치러진 까닭에 20회를 맞는 해가 앞당겨졌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와 재단법인 국제위러브유(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가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서울특별시·세종병원 그리고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후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새생명합창단이 아프리카 전통 음악에 맞춰 공연하고 있다.
위러브유가 전개하는 생명 사랑 운동의 범위는 17년 새 훌쩍 넓어졌다. 2002년부터 개최해온 걷기대회에는 그동안 총 21만80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이 걸은 거리를 합하면 지구 13바퀴에 달한다. 위러브유는 행사를 계기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기부금과 단체 후원금을 모금해 복지 취약계층의 생계 및 의료지원을 해왔다.

이번 걷기대회를 통해선 국내 복지 소외가정과 다문화가정 135세대, 학대 피해 아동 그룹 홈 4곳, 한 달 전 발생한 강원도 산불 이재민을 지원한다. 최근 사이클론으로 큰 피해를 입은 모잠비크 이재민과 지난해 댐 붕괴로 고통을 호소하는 라오스 이재민을 포함해 11개국 난민과 이재민, 취약계층, 물 부족 지역민도 돕는다.

이날은 ‘세이브더월드(Save the World)’ 프로젝트의 비전이 선포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인을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건강한 지구,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자는 비전을 담고 있다. ‘Saving the Earth(지구환경 살리기)’ ‘Saving Lives(생명 살리기)’ ‘Saving Humanity(인류애 함양하기)’ 세 가지 중점 운동과 ‘지역사회 참여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포함한 5가지 비전과제를 개인·지역·국가·세계가 함께 실천해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다. 더불어 ‘NO Waste(낭비는 이제 그만), Plastic FREE(플라스틱 사용 감축), Carbon ZERO(탄소 배출은 적게, 흡수는 많이)’ 활동도 전개한다.

본 행사가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평화광장 주변은 삼삼오오 모여든 참가자들로 시끌벅적했다. 참가자들은 ‘Carbon ZERO’ 활동에 발맞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아침부터 서둘렀다고 한다. 도시락을 직접 싸오거나 개인용 물병, 손수건을 준비해온 일행도 눈에 띄었다.

“가족은 행복 에너지의 근원이자 원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인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지구촌 가족”이라며 박애를 강조했다.
경기 양평시에서 온 김득남(50)씨는 “내가 건강하면 가족도 건강하고, 나라도 건강해지고. 또 환경까지 건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걷기대회 의미를 되새겼다. 김씨는 중학생 아들과 함께 행사에 온 참이다. 벌써 10년째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선뜻 따라나서던가’라는 물음에 김씨는 “매년 참가하다 보니 이젠 자연스런 가족 행사가 됐다”며 “올 때는 투덜거려도 막상 같이 걸을 땐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장혜진(23·여)·장지민(16) 남매도 2004년 5회째 행사 때부터 매년 참여해온 ‘베테랑’ 참가자들이다. 남매는 이번 행사 주제에 맞춰 ‘일회용품이 썩는 기간은?’이라는 제목의 손 팻말을 지참했다. 행사 전 주말에 직접 만들었단다. 바다거북 코 깊숙이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사진이 팻말을 장식했다.

남매는 “얼마 전 바다거북 사진을 보고 일회용품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했다”며 “평범한 사람들도 작은 노력으로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 팻말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인터뷰를 끝내고 대열에 합류한 남매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입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장길자 회장의 개회사가 행사 시작을 알렸다. 장길자 회장은 “5월 15일 세계 가정의 날을 맞아 걷기대회를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가족은 행복 에너지를 제공하는 근원이자 원천이며, 인류 역사를 이루는 최소 단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 회장은 나아가 “피부·인종·문화·생활 방식은 달라도 우리는 인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지구촌 가족”이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나눔의 가치를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지구촌 가족들을 위해 힘찬 발걸음과 격려의 응원을 보내자.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

“환경은 일회용품 아닌데… 반성 계기”


▎참가자들은 평화광장을 출발해 산책로와 정원을 지나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1.3㎞ 코스를 함께했다./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축전을 통해 “지구촌 어디라도 어머니 사랑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위러브유에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며 “글로벌 시민단체로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도 모범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공감을 표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축사가 끝나고 세이브더월드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비전 선언문 낭독에 이어 내빈들은 지구본 모양의 대형 애드벌룬에 지지 서명을 하는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이어 6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전선언문 현수막을 매단 애드벌룬이 하늘로 떠올랐고,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졌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신호와 함께 본격적인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광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이 일제히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장길자 회장과 각국 외교관 및 가족을 포함한 각계각층 참가자들은 평화광장을 출발해 별자리광장, 평화의 정원, 에너지 드림센터를 지나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1.3㎞ 코스를 함께했다.

이날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는 들판마다 민들레가 흐드러지게 폈다. 흩날리던 민들레 꽃씨들은 사람들의 머리와 어깨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의 면면은 들판 위 민들레처럼 생명력이 넘쳤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아버지들은 다양한 포즈와 율동으로 추억을 만드는가 하면, 연세가 지긋한 부모님과 함께한 딸과 아들, 사위와 며느리는 평소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한 이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때를 간직했다.

행렬 가운데 또 다른 팻말을 들고 걷는 무리가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버린 일회용품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경고하는 개요도가 그려져 있었다. 팻말을 든 김희진(29·여)씨는 “서울 동작구에서 거리정화 운동을 하면서 친해진 사이”라며 “모두 직장인인데도 휴일에 세 시간씩 거리청소를 한다”고 일행을 소개했다. 김씨는 팻말을 만든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행 모두 서울 노량진에 산다. 노량진은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많다. 또 이들이 들르는 길거리 음식점과 카페도 많은 지역이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일회용품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우리라도 먼저 나서서 심각성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따로 팻말까지 준비했다.”

일행 중 한 명인 엄송희(24·여)씨는 “회사는커녕 집에서도 진지하게 환경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지 않느냐”며 “이곳에 오니까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대책을 고민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악구에서 온 박효정(22)씨는 “오늘 행사 취지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라고 해서 단순히 ‘안 쓰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준비하려니 쉽지 않았다”며 “인류뿐 아니라 다른 생명도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중학생 딸과 함께 온 이웅식(49)씨는 “한국에서만 아니라 지구촌 다른 곳에서도 릴레이 걷기대회가 진행된다니 놀랍다”며 “전 세계가 함께한다면 지구가 좀 더 빨리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마음 닮은 배려심, 봉사 통해 배워 ”


▎자줏빛 튤립이 핀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들판 옆으로 가족걷기대회 참가자들이 걸어가고 있다./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대규모 인원이 일제히 걷는데도 행렬은 질서정연했으며, 부딪쳐 넘어지는 경우도 없었다. 수도권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공이 컸다. 행렬 양 옆으로 사람 띠를 만들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왔다. 이날 공원을 찾은 일반 나들이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들이었다.

인천에서 온 자원봉사자 오용숙(40·여)씨는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교육을 받으려고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며 “남을 나처럼 생각해서 배려하는 어머니 마음을 봉사를 통해 배운다”고 말했다.

김주철 국제위러브유 부회장은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회를 맞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해외 위러브유 지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현장을 찾았다. 아프리카에 물 펌프를 설치하고,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기도 했다. 처음 대회를 열 땐 막막했지만, ‘어머니 마음으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돌파했다.”

이날 걷기대회에 참석한 약 20개국의 외교관들도 자국에서 펼쳐진 위러브유의 지원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루이스 파블로 오시오 부스티요스 볼리비아 대사대리는 “세상을 구하는 행사라고 해서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라며 “위러브유와 함께 세계 이웃을 돕는 일에 함께하고 싶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2년 전 부임해 처음으로 걷기대회에 참석한 하이더 쉬야 알바락 이라크 대사는 “위러브유는 내전으로 고통 받고 절망 속에 있던 이라크 국민과 어린이, 그리고 취약계층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의 손길과 같은 도움을 이라크 국민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오늘 여러분의 사랑은 어려움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실베스트르 쿠아시 빌레 코트디부아르 대사는 “이 자리를 빌려 코트디부아르와 아프리카에서 활발히 전개되는 위러브유의 복지 활동과 인도적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활동에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약속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함께하는 위러브유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활짝 웃는 주한 피지 대사관 소속 외교관 자녀들./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위러브유는 2008년부터 활동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긴급구호 활동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물 부족 국가에 물 펌프와 물탱크 50대를 설치했다. 2017년 6월엔 ‘요르단하심자선기구(JHCO)’와 협력해 요르단 거주 시리아 난민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고, 같은 해 10월엔 이라크 현지 NGO인 ‘구호 개발을 위한 이라크연합의료협회(UIMS)’에 2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90개 종류)을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위러브유는 두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더욱 폭넓은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약속했다.

이밖에 지난해 라오스 댐 붕괴 현장과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오카야마현 구리시키시를 찾아 구호 활동을 하기도 했다.

빈곤과 질병이 만성화된 현장도 지나치지 않는다. 위러브유는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회적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돌보는 아동·청소년 복지활동을 이어간다. 지난해 5월 아이티 교육 지원 활동인 ‘브라이트아이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직업학교에 태양광 손전등 3000개를 지원한 일이 단적이다. 국민의 4분의 1만이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티에서 태양광 손전등은 교육환경을 단숨에 개선시킨 묘수로 꼽힌다. 2014년 10월엔 태풍 피해로 무너진 필리핀 타나우안 학교 두 곳의 교사(校舍)를 신축하기도 했다.

위러브유의 또 다른 자랑은 160회에 이르는 전 세계 헌혈 하나둘운동이다. 지금까지 1만4195명이 헌혈에 동참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남미, 유럽 등지에서 전 세계 회원들이 고르게 참여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 클린 월드운동을 펼쳐 지금까지 25만8000여 명이 오염된 도심과 공원, 산·강·바다 등을 정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위러브유의 이런 글로벌 복지활동은 201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UN SDGs)’와 궤를 같이한다. UN SDGs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하는 인류 공동의 목표를 뜻한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빈곤·질병·아동·난민·분쟁 등) ▷지구환경 문제(기후변화·에너지·환경오염·물·생물다양성 등) ▷경제사회 문제(기술·주거·노사·고용·생산 소비·사회구조·법·대내외 경제 등)를 해결하기 위해 17개 주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17개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는 ‘파트너십 구축(Partnership for the Goals)’이다. 장길자 회장 역시 “기후변화와 분쟁·빈곤·질병·생물다양성 등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소의 한 사람으로부터 지역·국가·지구촌 인류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러브유는 국제기구·정부·시민사회단체 간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2018년 10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018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주한 요르단 대사와 이라크·베트남·라오스·방글라데시 대사관 소속 주한 외교관을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 500여 명이 구호활동 실천방안을 모색했다. 그보다 2개월여 전인 8월엔 제67차 UN DPI/NGO 회의에 참석해 각국의 NGO와 함께 국제 이슈에 대해 협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11월에는 위러브유 대학생들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국제 관용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주제발표도 했다.

“지역·국가를 넘어 인류 모두가 힘 모아야 ”


▎가족걷기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주제로 한 피켓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위러브유는 2018년 UN DGC(전 UN DPI) 협력단체 지위를 획득했다. 해당 지위를 얻은 NGO는 전 세계 1000만여 개 가운데 1400여 개에 불과하다. UN DGC는 UN SDGs와 평화, 개발도상국 지원, 여성과 청년들의 역량 강화, 빈곤 퇴치 등 국제사회 발전과 인권 보호, 인류 복지 향상을 위한 유엔의 활동을 알리고 세계 각국의 NGO와 협력하는 유엔 기구다. 최소 2년 이상 활동한 NGO 중에서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 협력 지위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국 정부와 기관으로부터 표창과 훈장을 받은 것도 250여 회에 이른다. 장길자 회장은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자원봉사와 더불어 세계 각국에 한국의 위상을 높힌 민간외교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훈했다. 2011년엔 4000시간 이상 헌신적인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인 라이프타임상을 받았고, 위러브유도 네 차례에 걸쳐 단체 최고상인 미국 대통령 자원 봉사상 금상을 수상했다.

2018년엔 환경과 복지를 결합한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세계인들의 환경보호 의식 개선과 동참을 이끌어낸 공로로 국제 환경상인 ‘그린애플상’ 국제 부문 은상을 받기도 했다.

위러브유의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활동이 알려지면서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협력을 요청받기도 한다. 2015년 위러브유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네팔위원회와 환경보호활동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2012년에는 장길자 회장과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2011년엔 캄보디아 체육교육부와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을 함께 진행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또 하나 백미는 부대 행사로 치러진 ‘걸어서 세계로(Walk to the World)’ 코너였다. 각국 대사관의 지원을 통해 피지·요르단·이라크·캄보디아·코트디부아르·방글라데시·라오스의 나라별 전통 음식과 공예품, 문화 등을 체험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투호(投壺) 놀이와 한복 체험을 할 수 있는 한국 부스도 함께 설치됐다. 걷기대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저마다 관심 있는 부스를 찾아 이국 문화를 즐겼다.

요르단 부스에서 만난 김민희(25·여)씨는 “요르단이 물 부족 국가라 물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부스 체험을 하며 각 나라를 깊게 알 수 있었고 세계인을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며 꾸준히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피지 부스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대학생 양민주(20·여)씨는 “투발루 등과 같은 나라에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피지는 전혀 몰랐다”면서 “부스를 담당하며 피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한국 부스에서 투호를 즐긴 주배이다(31)씨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재학 중인 탄자니아 유학생이다. 3주 전 주한 탄자니아 대사관이 주최한 문화체험 행사에서 위러브유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주베이다씨는 “식전 행사에서 탄자니아 전통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된 노래가 나와 반가웠다”며 “봉사자들이 지하철역부터 마중 나와 환대해줘서 감동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스와힐리어 노래와 환대… 감동했다”


▎제20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참가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회장(가운데)과 각국 대사 및 내빈들.
캄보디아 부스에선 능숙한 한국말이 흘러나왔다. 2007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왓 찬 나로얏(29·여)씨가 부스를 찾은 한국인들을 응대했다. 2011년 귀화한 뒤 이름을 ‘유인나’로 개명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걷기대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유씨는 “이곳 사람들이 하나같이 친절하게 인사해줘서 좋았다”며 첫인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생활 12년 동안 서운했던 점을 넌지시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말을 잘 안 한다. 휴대전화만 들여다본다. 고향에선 모르는 사람한테도 말 걸고 인사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더라. 통화할 때도 말을 크게 하면 안 된다. 한번은 버스 안에서 통화하는데 한 어르신이 대뜸 ‘시끄럽다고!’라고 소리치더라. 한국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셨을까. 서운했다.” 유씨는 두 아이에게 한국 사회의 따뜻한 면모를 가르치고 싶다며 다음 행사 땐 두 아이와 함께 가족걷기대회에도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가한 내빈들도 부스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때 몇몇 부스에서는 대사와 참사관 등 외교관들이 직접 자국의 문화와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람 프로스 캄보디아 대사관 참사관은 “우리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홍보부스를 마련해줘서 고맙다”며 “이 자리를 통해 나라마다 문화와 사고방식, 생활 등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러브유는 세이브더월드 비전 선포식을 계기로 전 세계를 향한 인도주의 활동을 더욱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걷기대회도 세계적인 릴레이 행사로 확대한다.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필리핀·페루·네팔·브라질 등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실의와 절망 속에서 고통 받는 70억 인류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겠다는 위러브유의 행보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는 UN SDGs의 목표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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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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