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아침 유리창에 서리꽃이 피었다. / 사진:박종근 비주얼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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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발자국처럼 새벽이 달려왔어요발자국마다 날개가 달려 있군요지나온 검은 날짜들 다 지운다고하늘에서 땅에서 아파트 유리창까지반지하 창문까지외양간 물통까지 수선화를 수놓고 있네요송아지들도 노래하네요우리도 날개가 있다고,외양간 넘어 우리들 먼 꿈 속까지 달려와우리 같이 새벽길 따라깊은 봄을 향해 떠나가자고집집마다 벅찬 입김을 품어내는군요태양보다 먼저 찾아왔던근심과 눈물도 흰 수선화로 피네요눈덮인 벌판을 소가 되어 걸어가는얼음꽃들이 이제는 봄꽃으로 떠나가는 길,어디서 왔나요, 어디로 가나요우리들 발자국도 날개가 달려 있어요
※ 문형렬 - 영남대 사회학과,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기자·논설위원으로 일했다. 1982년과 198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소설이 각각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바다로 가는 자전거(Bicycling Over the Ocean)]가 한국 장편소설 최초로 영어 오디오북(러닝타임 6시간 30분)으로 뉴욕에서 제작, 아마존 등 영미 온라인서점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