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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 ‘비주류’ 동병상련 송영길·이준석의 행로 

원칙 견지하면 설령 대선 지더라도 정치적 타격 덜할 것 

宋 정파 비주류, 李 세대 비주류 열세 딛고 극적인 당권 쟁취
당내 주류·기득권층보다 여론 지지 더 중요하게 여겨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7일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 사진:오종택 기자
우리나라 대선에는 몇 가지 규칙적 현상이 있다. 그중 하나는 대선 1년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등 혹은 2등을 했던 후보 대부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중도층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16대 대선은 예외다. 16대 대선은 지지율 1%대로 시작했던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선의 이런 특징 속에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이 존재한다. 대선 1년 전 여론조사에서 1등 혹은 2등을 했던 후보가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들 후보는 모두 양대 정당에 소속된 후보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이른바 제3후보 혹은 제3지대에 있던 후보 중에는 당선된 인물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아무리 여론조사에서 1~2등을 하는 후보라고 하더라도 거대 양당에 속한 후보가 아닐 경우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양당에 속해야 대선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보수적 투표 성향’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유권자들의 보수적 성향이란 이념적 차원의 진보·보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 지향적 투표 성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안정 지향적 투표를 하기 때문에 소속 의원 수가 매우 적은 정당의 후보나 신생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이다. 유권자들은 의원 수가 적거나 없는 신생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에는 국정 안정을 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예를 들며 “신생 정당의 후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대선과 하원 의원 선거가 한 달 반 정도 간격을 두고 치러진다. 이 때문에 신생 정당 후보, 의원 수가 없거나 적은 정당의 대선후보도 대통령에 당선되기만 하면 그 이후 연이어 치러질 하원 선거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이런 주장은 간과하고 있다.

이는 마크롱이 속한 정당인 ‘전진하는 공화국(La République En Marche!)’이 갑자기 의회 다수당으로 등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선 직후 혹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이 소속된 정당이 약진하게 돼 있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킨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빨리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反)조국’ 김경율 위촉하려다 갈등 빚은 송영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익산 집중호우 침수 피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임현동 기자
이런 이유에서 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유권자들의 안정 지향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것이다. 대선에서 나타나는 유권자들의 ‘안정 지향적 투표’는 우리나라에서만 관찰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버니 샌더스 의원의 경우 무소속으로 하원 의원과 상원 의원을 25년이나 지낸 인물이지만, 대선 때가 되면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제3후보가 대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보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미국 유권자들 역시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선 역시 큰 이변이 없다면 양당 중심으로 치러질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양당을 책임지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상당히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일 대선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자신들의 정치 생명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짊어진 짐의 무게에 비해 대선 시기 당대표에 대한 주목도는 다른 시기의 당대표보다 떨어진다. 예를 들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면 여론은 경선을 주목할 수밖에 없고, 경선이 끝나면 모든 관심은 대선후보에게 쏠릴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선후보가 당무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표의 역할과 당대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 이후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제 모든 관심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쏠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1년 정도의 정권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당대표의 임기는 거의 끝나게 된다. 반대로 만일 대선에서 실패하면 당연히 당대표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대선 시기의 당대표는 자기희생적 헌신만 하다가 임기를 마치는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일반 유권자들은 역대 대선 시기에서 주요 정당의 대표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이를 봐도 대선 시기의 당대표는 평시의 당대표보다 하는 일은 많고, 당내 대선후보들에게 공정성과 관련된 비난을 받을 뿐 아니라 여론의 주목은 덜 받는, 그야말로 험한 길만 걸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양당 당대표는 어떻게든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도층을 자신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송영길 대표가 지금 처한 입장도 이런 노력의 과정에서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비주류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 대표는 모든 면에서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데, 더구나 주류가 강경한 이념 지향성 혹은 정파 지향성을 보이는 경우, 송 대표의 입장은 더욱 어려워진다. 일례로 얼마 전 김경율 회계사의 민주당 예비경선 면접관 위촉과 관련한 갈등을 들 수 있다. 만일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면, 경선에서 흥행과 관심은 상당히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일반 국민의 관심이 쏠려야만 지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선 과정의 흥행은 매우 중요하다.

계파 사라진 춘추전국시대 한가운데 선 이준석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그러나 김경율 회계사를 면접 위원으로 위촉하려는 시도는 무산됐다. 이런 상황이 초래되면 경선 흥행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일례로 7월 5일 진행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전 ‘나는 국대다’의 시청률은 유료방송 가구 전국 기준 시청률 5.74%(이하 소수점 셋째 자리 반올림), 수도권 기준 5.89%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된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2차 TV 토론회는 JTBC와 MBN 두 방송사에서 생중계됐는데, 양사 시청률은 각각 전국 2.01%·1.32%, 수도권 1.93%·1.49%에 그쳤다. 이를 합산하면 3.3~3.4%인데, 결국 흥행 면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이벤트에 완전히 밀린 모양새가 됐다.

이런 현상 역시 송영길 대표와 대선 경선관리위원회가 당내 주류에게 밀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송영길 대표가 중도층에 어필하려는 전략을 보인 것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관련 기준 완화가 그것인데, 송 대표의 의견이 밀리면서 어중간한 선에서 타협된 것이, 이른바 부동산 가격 상위 2%에만 종부세를 부과하는 ‘이상한’ 결과물이다. 이렇듯 송 대표의 중도 표심을 향한 행보는 수시로 당내 주류들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송 대표 입장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승리를 위한 분위기와 환경은 만들고 싶어 할 것은 분명한데, 이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정파적 경직성이 전략적 마인드를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 민주당을 지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선과 관련해서 국민의힘의 상황을 보자면, 민주당과 비슷한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주류’라고 불릴 수 있는 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주류 계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내에 계파가 존재해야 하고, 그 계파 중에 가장 힘이 센 계파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계파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계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공천과 같은 정치인들의 주된 관심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해야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당내에서 계파가 존재하기 힘든 환경임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점은 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드시 좋은 현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계파는 오히려 당내의 다양한 의견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존재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일사불란함보다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민주적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특정 계파가 다른 계파를 압도하는 상황이 초래되면 그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일사불란함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파의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압도적 계파’의 존재가 당내 민주주의를 해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오히려 계파가 없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국민의힘은 계파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그래서 일사불란함을 강요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현재 국민의힘은 춘추전국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난 6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다른 당권 주자들이 이준석 대표를 유승민계라고 몰아붙였었는데, 그 이유는 진짜 계파가 존재해서 그랬다기보다는 선거에서 상대를 흠집 내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 인지도 높지만 지지율 낮아


▎7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렇듯 춘추전국시대인 국민의힘의 내부 상황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비주류라고 부르기도, 그렇다고 주류라고 칭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이준석 대표와 송영길 대표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송영길 대표가 정파적 차원에서 비주류라면, 이준석 대표는 ‘세대 차원’의 비주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의 정치 문법은 분명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르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화법이 지나치게 직설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일 수 있다. 또 정치적 과정에 접근하는 방식도 기존 정치의 문법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얼마 전 국민의힘 대변인을 토론 배틀로 뽑겠다고 했을 때, 당내 다수 인사는 이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기존 정치인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시각과 행동이 ‘신선함’이 아니라 ‘불안함’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국민의힘 대변인을 뽑는 과정은 흥행 면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당은 일단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이 대표의 정치 실험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제 당대표에 취임한 지 한 달 조금 지났지만,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당을 잘 이끌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다. 특히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2030세대 중 국민의힘 당원으로 입당하는 이의 수가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을 봐도, 이 대표의 취임 한 달이 부정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하더라도, 이준석 대표나 송영길 대표가 넘어야 할 벽이 높다는 차원에서도 공통적이다. 송 대표의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이 주류의 벽에 부딪혀 자주 좌절되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당외 인사가 현재 유력 주자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닥칠 문제 역시 가볍지 않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 대권주자들과 외부 대권주자들의 면면을 보면, 내부 주자들은 이미 지난 19대 대선을 경험한 이들도 있어 인지도는 매우 높은 반면 지지율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반면 외부 주자들은 지지율이 가장 높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인사도 있는가 하면, 인지도는 낮지만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는 최재형 전 원장과 같은 인물도 있다.

그런데 인지도는 높은데 지지율이 안 나오는 경우와 인지도가 낮아서 현재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경우를 동일 선상에서 취급할 수는 없다. 인지도가 낮은 인사의 지지율은 인지도가 높아지면 지지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인지도가 높은데 지지율이 낮은 주자들의 경우 지지율을 올리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지도가 낮아지지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인사는 인지도 제고를 위해 빨리 입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당하면 민주당의 비난이 거세질 것이지만, 상대방의 비난은 인지도를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입당 후 정당 차원에서 ‘집중 관리’를 받으면 인지도는 올라가게 돼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대표의 고민이 시작된다. 당내 주자들을 놔두고 입당한 인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경우 당내 주자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윤석열 전 총장과 같이 인지도와 지지율이 모두 높은 경우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입당하면, 설령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방어논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어려운 선택이라면 원칙에 충실해야


▎6월 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서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 이동하고 있다. /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서 성립될 수 있다. 만일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그때는 입당과 관련해 또 다른 분란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의힘의 상황은 송영길 대표가 처한 상황과는 다르긴 하다.

하지만 송영길 대표의 경우도 ‘대선 승리 가능성’과 ‘주류의 정파적 입장’의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대선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느냐가 곧 당내 ‘주류 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주류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장을 굽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민주당의 주류였던 동교동계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문재인 당대표 체제 이후에 본격적으로 밀려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친문 주류의 위기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주류 입장에서는 설령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선후보가 주류 중에서 나온다면 최소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비주류 대선후보가 선택된다면, 다음에 대한 기약도 지극히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문제는 주류의 입장에서 정치적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후보 경선 본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류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는 지금 단계로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현재 주류에 속하는 대선후보들은 조금만 더 시간을 벌 수 있다면 현재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송 대표의 중요한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경선 본선의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분명 일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마땅치 않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경우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한마디로 송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어려운 상황과 맞닥뜨릴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까지만 보면 여야 대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정치 생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는 차원에서 보면,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그만큼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럴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기존 당내 주류나 정치적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생각보다 여론의 지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송 대표나 이 대표는 자신들의 원칙을 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원칙을 견지할 때, 설령 대선에서 패배한다 하더라도 정치적 타격을 덜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 중 하나는 패배할 수밖에 없기에, 그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rfolg61@gmail.com

202108호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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