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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첫 세단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 

제로백 4.9초… 질주 본능 감춘 세련된 신사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극강의 안락함에 전기차 특유의 폭발력 모두 갖춰
올해 ‘G20 발리 정상회의’ VIP 차량으로 제공 예정


▎제네시스의 내연기관 모델 파생 전기차이자 첫 대형 세단인 G80 전동화 모델. / 사진:제네시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오는 11월 15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G20은 서방의 선진 7개 국가의 모임인 G7을 확대 개편한 세계 경제 협의 기구다. 한국을 포함해 1999년 12월 정식 발족됐다. 2009년 G20 정상회의를 정기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세계의 경제 문제를 다루는 최상위 포럼으로 격상됐다.

제네시스의 내연기관 모델 파생 전기차이자 첫 대형 세단인 G80 전동화 모델은 바로 이 ‘G20 발리 정상회의’에 VIP 차량으로 제공된다. 국제 행사에 VIP 차량이 전기차로 공급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회의 기간 각국 정상은 G80 전동화 모델을 활용해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7월 G80 전동화 모델을 출시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지난해 말까지 6개월간 1353대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1183대가 팔려나갔다.

최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경기 파주 법원읍을 거쳐 서울 중구 순화동까지 총 120㎞ 구간을 G80 전동화 모델로 운행했다. 시승 차량은 태양광으로 차량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솔라루프(140만원)’ 등 각종 편의 사양을 적용한 1억400만원(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전)대 풀옵션 모델이다. G80 전동화 모델의 솔라루프는 차량 천장에 태양광 패널을 삽입한 형태로 1일 평균 730Wh의 전력을 스스로 절약한다. 연간 최대 1150㎞의 추가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의 전면 디지털 계기판은 내연기관 모델 형태를 구현해 이질감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시속 등이 단순히 숫자로 표시되는 기존 전기차와 달리 게이지 형태의 속도계 등을 적용했다. 배터리 잔량도 내연기관차의 연료계 형태로 표시한다. 배터리 잔량을 숫자로 확인하고 싶다면 센터콘솔 상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확인하면 된다. G80 전동화 모델은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장착해 공차 중량이 2265㎏에 달한다. 내연기관 모델 최대 체급인 가솔린 3.5 터보 AWD 모델(1960㎏)보다 300㎏ 이상 무겁다. 하지만 시승 내내 중량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나 ‘컴포트’로 두면 차체 무게와 어우러진 고급 세단의 안락함이 만족감을 줬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에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다. 과속 방지턱 등의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하부 충격이 운전석에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차량 선회 시 제동력과 모터의 구동력을 이용해 각 바퀴에 토크를 최적 분배하는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 기술도 승차감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인다.

G80 전동화 모델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속력도 탁월했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고삐 풀린 망아지 그 자체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하는 역동적 주행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사륜 구동 단일 사양인 G80 전동화 모델은 최대 출력 136㎾, 최대 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하는 모터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적용했다. 합산 최대 출력 272㎾(약 370PS), 합산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의 실내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구현했다. / 사진: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제동력도 우수하다. 시승일 오전 한때 세찬 비바람이 몰아쳤음에도 안정적 제동 성능을 보였다. G80 전동화 모델에 적용한 통합형 전동식 부스터(IEB)는 응답성은 물론 높은 회생 제동량을 통한 전비(내연기관차의 연비) 증대 효과도 갖췄다. 전륜 콘티넨탈 모노블럭 캘리퍼(4P)와 후륜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도 기본화해 더욱 안정적 제동 성능을 자랑한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정숙성 측면에서도 최상의 만족감을 줬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능동형 자체 소음 제어 기술인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ANC-R)’를 G80 전동화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센서 4개와 마이크 6개로 노면 소음을 실시간 측정·분석하고 동시에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송출해 탑승자가 느끼는 소음을 감소하는 기술이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전비도 뛰어나다. G80 전동화 모델의 복합 전비는 4.3㎞/kWh다. 최종 목적지인 서울 순화동에서 확인한 전면 계기판의 평균 전비는 5.8㎞/kWh를 가리키고 있었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G80 전동화 모델은 87.2kWh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27㎞(산업부 인증 수치)를 주행한다. G80는 또한 고출력·고효율 전동화(PE: Power Electric) 시스템으로 강력한 동력 성능과 전용 전기차 수준의 1회 충전 주행 거리(AER: All Electric Range)를 지녔다.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22분 안에 배터리 용량의 70%를 채울 수 있다.

최첨단 편의 사양 모두 갖춰


단점도 있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지 않은 내연기관 파생 모델의 한계 탓에 헤드룸(머리 공간)이 부족한 점이다. 운전석 등은 시트 조절 기능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지만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탑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뒷좌석 헤드룸은 손날 하나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G80 전동화 모델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우아한 외관을 계승하면서도 고급 전기차 세단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갖췄다. G80 전동화 모델의 전면부 그릴은 공기역학적 효율을 고려한 전기차 전용 ‘G-매트릭스’ 패턴으로 제네시스 고유의 전기차 이미지를 구현했다. 그릴 상단에 위치한 충전구는 닫았을 때 충전구의 경계가 드러나지 않아 그릴의 일부처럼 보인다.

제네시스는 또한 G80 전동화 모델의 측면부와 후면부에 공력 성능을 고려한 터빈 형상의 19인치 전용 휠과 범퍼를 각각 배치했다. 배기구를 없앤 후면부는 입체감을 부여하는 등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의 실내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구현하기도 했다. 시트와 콘솔·2열 암레스트에 천연 염료를 사용한 가죽을 적용했다. 가구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나무 조각을 재활용한 친환경 원목 장식 ‘포지드 우드’로 콘솔·크래시패드·2열 암레스트·도어를 장식하기도 했다. 또 재활용 PET·나일론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친환경 원단으로 고급스러운 실내를 연출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제네시스의 가장 진보한 첨단 편의 사양도 탑재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정확한 길 안내를 돕는 ‘다이내믹 월’과 목적지·경유지를 증강현실 화면상 실제 위치에 표시하는 기능 등을 통해 직관성을 높였다.

G80 전동화 모델은 또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편리한 주행을 돕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2(HDA 2)’, 차량 탑승 전 차량 내 공기 청정 기능을 원격으로 작동시켜주는 ‘원격 공기 청정 시스템’,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춰주거나 스트레칭을 돕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을 갖췄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207호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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