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기후 변화의 지구적 위기에 국제적 연대 모색 절실지구촌 청년 참여 보장해 유엔과 시민사회의 연계 강화해야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지난해 11월 영국SGI와 청년 단체가 공동 개최한 토론회.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에 맞춰 글래스고에서 개최했다. / 사진:SG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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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에 걸쳐 경종을 울렸는데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의 가속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도 계속 확대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각지에서 가뭄이나 산불이 빈발하고 해양에서도 수온 상승과 산성화가 진행되어, 육지와 해양 양쪽에서 온실가스 흡수능력 저하가 우려되는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습니다.지난해 가을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 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개최해 ‘세계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한다’는 성과 문서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19 감염증이라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세계 경제에 미친 타격이나 우크라이나 위기에 따른 에너지 문제 심각화 등의 영향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길은 더욱 험난해지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국면을 타개할 시나리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를 차지하는 G20 각국이 2050년까지 ‘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면, 평균 기온 상승 폭을 목표치에 가까운 1.7도 이내까지 낮출 수 있다는 예측도 있기 때문입니다.여기서 저는 지난해 개최한 COP26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협력을 약속한 미국과 중국처럼, 그 뒤를 잇는 형태로 일본과 중국도 이 문제에 합의해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의 시나리오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미국과 중국의 공동선언에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메탄가스 감축을 비롯해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나 불법적인 삼림파괴를 저지하는 측면에서 2030년을 목표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최근 미·중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세계 온실가스 40% 이상을 배출하는 양국이 인류의 공통과제를 해결하고자 한발 다가선 데에 상당히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일 양국도 기후변화 문제에 협력을 강화하는 합의를 조속히 도출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중·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연대 강화해야
▎북극의 녹아버린 빙산 조각 위에 있는 북극곰들이 위태로워 보인다. 기후 위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청년들의 국제적 연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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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았습니다만, 다음 50년을 향해 출발하는 의의를 담아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중·일 공동서약’을 책정해 지속 가능한 지구사회를 위한 행동의 연대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일본이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 해결을 진척시키기 위한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전 세계에 ‘희망과 변혁의 파동’을 넓히는 도전을 힘차게 추진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기후 위기 극복에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이 쌓아온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세계에 ‘희망과 변혁의 파동’을 넓히는 도전을 힘차게 추진하기를 염원하는 바입니다.저는 2년 전(2020년),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기후변화와 방재’라는 공통과제를 둘러싸고 서로의 경험에서 배워 재해 위험을 줄이는 상승효과를 아시아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된 온실가스 감축 면에서도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협력해서 인류익(人類益)과 지구익(地球益)으로 이어지는 행동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두고 ‘국가 간 협력’에 관한 제안과 더불어 ‘유엔과 시민사회의 연계’를 강화할 제도도 마련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에 기후나 생태계를 비롯한 ‘글로벌 커먼즈(세계 규모의 인류 공유물)’를 종합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토의 자리를 마련해 청년을 중심으로 시민사회가 운영에 참여하는 체제를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기후변화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에 대한 서명을 시작한 자리이자 사막화 방지협약을 체결한 계기가 된 유엔환경개발회의(지구환경회담)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습니다. 당시 체결한 세 가지 협약에 관해서는 2001년에 공동 연락 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활동을 조율했는데, 앞으로는 시민사회의 지원을 받아 서로 연동해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요.‘글로벌 커먼즈’에는 어떤 나라의 주권도 미치지 않는 공해(公海)를 비롯해 북극이나 남극과 더불어 지구를 감싸는 대기나 생태계와 같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불가결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현재에서 장래 세대에 걸친 보전을 도모하는 행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글로벌 커먼즈’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의하는 자리로 ‘유엔청년이사회’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전 세계 청년 대표에게 토의의 주체를 의탁하면 어떨까 제안하는 바입니다.2019년에 유엔에서 개최한 청년기후행동회의에 이어 지난해 9월 유엔청년이사회의 모습을 방불케하는 젊은이들의 국제회의 ‘청소년기후정상회의’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COP26보다 먼저 개최되었는데 젊은 세대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정부 간 교섭에 반영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 회의 선언에서 부각된 것처럼 자신들의 생활이나 장래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기후변화 문제의 협의나 의사결정 과정에 일관해서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기를 세계 청년들은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유엔청년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밀라노에서 개최한 국제회의처럼 세계 모든 나라에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유엔청년이사회는 통상적 회의를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전체 회의를 반년에 한번 다양한 도시에서 대면으로 실시하는 운영 방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회 전체회의에서 도출한 성과를 유엔에서 진행하는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유엔 청년이사회’ 구성해 청년들 의견 반영하자유엔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당초 여러 도시가 유엔본부 유치를 희망해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항해하는 선상에 유엔본부를 두어 항구적으로 세계를 항해하는 상태에 둔다’는 안도 있었다고 합니다. 유엔총회 장소를 선박에 마련해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한다는 안은 그 당시에도 기발한 아이디어였는데, 어떤 나라의 주권도 미치지 않는 공해의 상징인 ‘글로벌 커먼즈’에 관한 아이디어에는 ‘인류의 의회’가 되도록 힘써 달라는 유엔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이러한 유엔 창설 전후의 역사를 상기하면 청년이사회 전체 회의를 뉴욕의 유엔본부에 한정하지 말고 여러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도 한가지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최지 선정에는 각국 청년도 포함하여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손실과 손해나 생태계 악화가 심각한 지역에서 수많은 시민사회 대표가 참석하기 좋은 장소를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이처럼 청년이 유엔에 참여하는 제도를 만드는 과정을 ‘유엔과 시민사회의 연계’를 강화할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 SGI도 청년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에 관한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COP26을 개최할 때는 지구헌장인터내셔널과 새롭게 공동 제작한 ‘희망과 행동의 씨앗’전을 개최한 것 외에 COP26에 마련한 참가 단체가 의견을 표명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청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세계의 미래를 진심으로 우려한다면 필연적으로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고 말입니다.인간에게는 어떠한 시련도 극복할 힘이 있습니다. 특히 ‘미래는 우리의 손으로 연다’는 신념으로 일어선 청년들의 연대야말로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 이케다 다이사쿠 - 1928년 1월 2일 도쿄 출생. 창가학회인터내셔널 회장. 소카대학교·소카학원·민주음악협회·도쿄후지미술관·동양철학연구소 등 설립. 유엔평화상·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 등 24개국 훈장, 세계계관시인 등 수상 다수. 전 세계 대학으로부터 401개의 명예박사·명예교수 칭호 수여. 토인비 박사와 대담집 [21세기를 여는 대화]를 비롯한 저서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