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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지방 소멸… 고향사랑기부제가 답이다(4)] ‘맛’과 ‘멋’이 있는 경북 울진군 

울진대게, 천혜의 관광자원… 쌍두마차로 고향사랑 이끈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지자체·공기업과 ‘고향사랑기부 품앗이 행사’ 열어 활성화 힘써
‘국가브랜드대상’ 7년 연속 수상한 울진대게는 답례품으로 인기


▎울진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관광자원,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 사진:울진군
경상북도 울진군(군수 손병복)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푸른 울진 앞바다와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할 정도로 수려한 ‘금강송(울진 소나무)’은 물론이고 전국 최고 수준의 수질을 자랑하는 청정 하천인 왕피천,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불영계곡 등은 보는 이에게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함까지 준다. 울진군은 또한 전국에서 공기가 가장 맑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자신의 2호 공약으로 ‘1000만 관광시대 개막’을 제시한 손병복 군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방문객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는 이른바 ‘치유·힐링 관광’에 초점을 맞췄다.

관광자원 활용한 ‘장기 전략’ 눈길


▎손병복 울진군수(오른쪽)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와 상호 릴레이 기부 행사를 진행했다. / 사진:울진군
이를 위해 손 군수는 프로젝트 핵심 전략 과제로 ▷사계절 전천후 오션리조트 개발 ▷죽변·후포항 개발을 통한 남북 관광 거점 확보 ▷특산물 중심 먹거리 관광 활성화 ▷동해선 개통에 따른 철도 관광시대 인프라 구축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 관광자원과 고향사랑기부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는 그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출향인사들에게 기부를 권유하거나, 특색 있는 답례품으로 관심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 기부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해 장기 전략을 세우는 이유다. 무엇보다 관광 활성화는 관광객 관심 고취로 그들로부터 기부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도 살리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울진군은 이 부분에서 확실한 카드를 갖고 있다. 바로 울진대게다. 대게 생산량 1위 지역인 울진군은 역사적으로 대게에 관한 기록을 다수 갖고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는 고려시대부터 울진군의 특산물이 대게라는 기록이 나오며, 맛을 상찬한 조선시대 문헌 기록도 여럿이다. 예로부터 울진대게는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살이 꽉 차 인기가 높았다. 이 때문에 매년 겨울쯤에 열리는 울진대게축제는 영덕대게축제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 특산품 축제로 꼽힌다. 울진대게를 가공한 제품은 울진군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가운데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제도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15개 품목의 답례품 중 울진사랑카드, 꿀, 오징어, 붉은대게가공품, 미역 등이 많이 선택되고 있다고 한다.

답례품, 기존 15개에서 24개로 늘려


▎황금대게공원에서 바라본 울진 앞바다. 울진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울진대게’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 사진:울진군
울진대게는 ‘2023 국가브랜드대상’ 농수축산물브랜드 부문에서 7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그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손 군수는 “국가브랜드대상에서 수상한 울진대게를 비롯한 울진군의 수산물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울진대게를 울진군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자원의 지속적 관리와 홍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울진군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진 인근 지자체, 공기업 등과 함께 ‘고향사랑기부 품앗이 행사’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구 수성구, 부산 동구청 등 자매도시와 품앗이 기부를 해온 울진군은 최근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김한성), 한울원자력본부(본부장 박범수), 울진군청 직원과 함께 상호 릴레이 기부를 진행해 고향사랑기부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발적인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손 군수는 “지역 공기업인 한울원자력과 상생의 방법을 찾아 함께 뜻을 모아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답례품에 대한 기부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5월 3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역 특산품 등 9개 품목, 8개 업체를 추가로 선정했다. 선정된 답례품은 포도·쌈채소·소고기·계란 등 농축산물과 블루베리잼·누룽지·토염 등 3개의 가공식품, 도자기·염전캠핑장 할인권 등이다. 이에 따라 울진군의 답례품은 기존 15개 품목에서 24개로 늘어나 기부자에게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선정된 답례품은 공급업체와 협약을 체결한 후 ‘고향사랑e음’ 시스템을 통해 기부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김영술 울진군청 재무과장은 “기부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답례품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공급업체에 당부드린다”며 “답례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기부자 선호도 파악을 통해 울진군만의 특색 있는 답례품을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주호영 의원 등 출향민들 기부 행렬


이와 함께 출향인들의 따뜻한 손길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울진군 평해읍이 고향인 한국자유총연맹부산동구지회 이한우 회장이 100만원을 기탁했고, 온정면 출신으로 학교법인 진학학원 이사장인 이영희씨와 후포면이 고향으로 인천에서 물류·운송 사업을 하는 ㈜동원트렌스 대표 정상훈씨가 각각 500만원을 기탁했다. 올해 초에는 고향이 울진군인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NH농협은행 국회지점을 찾아 동참하기도 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는 소감을 묻자, 주 전 원내대표는 “누구나 고향을 사랑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면서 “고향이 피폐해져 안타까웠던 차에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좋은 제도가 생겨서 고향에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울진군은 제법 규모가 커진 기부금의 사용 방안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군청 부군수실에서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위원 위촉과 함께 2023년 고향사랑기금운용계획안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고향사랑기부금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구성됐으며 기금운용계획 심의 및 결산, 기금활용사업 선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당시 위원회는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회 부위원장을 선출하고 2023년 울진군고향사랑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위원장인 윤태열 부군수는 의결을 마친 후 “기부금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용하고, 우리 군만의 특색 있는 기금사업을 발굴해 군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세액 공제 혜택과 함께 기부금액의 30% 이내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306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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