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성 의약품이 21세기를 대표하는 약으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길레드는 거대 제약회사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항바이러스성 의약품 개발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포스터시티 소재 생명공학업체 길레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의 CEO 존 마틴(John Martin)은 파파라치처럼 행동한다. 캐논 엘프 휴대용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잊지 못할 순간이라는 판단만 들면 언제든 카메라에 담는다. 1999년 워싱턴의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어느날 실험단계에 있던 길레드의 한 의약품이 당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직후였다. 마틴은 울먹이는 수석 연구원 존 툴(John Toole)의 침통한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2001년 10월 어느날 마틴과 툴은 같은 레스토랑에 앉아 있었다.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비레드(Viread)가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직후였다. 마틴은 툴의 표정을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속의 툴은 기뻐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의약품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마틴이 직원들에게 두 사진을 보여주자 파티는 이내 웃음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이후 길레드에서는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시판 중인 에이즈 치료제 가운데 비레드의 현재 연간 매출이 6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길레드가 승인받은 의약품은 비레드 말고도 2개 더 있다. 지난해 시판 승인이 떨어진 B형 간염 치료제와 올해 7월 승인받은 또 다른 에이즈 치료제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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