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제약이 신형 간염 치료제의 매출 호조와 왕성한 신약 개발로 오랜 슬럼프를 딛고 일어섰다. 그러나 문제는 호시탐탐 합병을 노리는 노바티스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유서깊은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 홀딩(Roche Holding)은 하는 일마다 어긋나고 있었다. 로슈는 신경안정제 발륨(Valium)의 개발로 한때 세계 최대를 자랑했지만, 1990년대 후반 7개 신약 후보가 최종 실험 단계에서 실패했다. 98년에는 출시한 지 1년도 안된 혈압 치료제를 리콜하는 사건도 있었다. 엄청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 치료제였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드러났던 것이다. 같은 해 출시된 파킨슨병 치료제로 환자 3명은 간 기능 장애를 일으켰다. 2001년 야심작으로 내놓은 비만 치료제와 감기약 매출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 해 로슈는 3,000명 감원안을 발표했다.
비타민 사업부(이후 매각)의 가격조작 스캔들 때문에 로슈는 1999~2002년 벌금과 추징금으로 40억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2002년 상황은 최악이었다. 적자 29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자산가치가 폭락했다. 2003년 1월 같은 스위스 기업인 라이벌 노바티스(Novartis)가 로슈를 기습했다. 공격적으로 로슈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다. 노바티스의 의도는 로슈와 메가톤급 합병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제약회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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