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이 SK(주)와 표 대결을 벌인 지 5개월이 지났다. 소버린은 이제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다. 하지만 전선은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지분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 자본이 또 다른 SK(주)로 노리는 ‘사냥감’은 어디일까. 대기업들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출자총액제한과 금융 ·보험설계사의결권제한이 가장 큰 족쇄라고 주장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 임원이 7월 초에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임원에게 “회사를 위해 참아달라”며 말렸다. 이유가 뭘까. 그가 삼성물산에게서 들은 설명은 이렇다. “요즘 인수 ·합병(M&A)에 무척 신경이 쓰인다. 당신이 수십만 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그 물량이 경영권을 노린 측에 넘어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 행사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 그는 수억 원의 차익 실현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삼성물산은 헤르메스(Hermes)투자운용이 지난 3월 772만5,000주, 지분 5.00%를 매집했다고 밝히면서 외국 자본의 ‘표적’이 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끌고 있다. 헤르메스는 기업지배구조펀드(CGF ·Corporate Governance Fund)로 알려져 있다. CGF는 기업의 실적이나 수익성에 비해 지배구조가 불안정하거나 대주주나 경영진의 부정행위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공략한다. 경영권을 쥔 뒤에는 자산을 처분하고 배당을 챙겨 투자금액을 회수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 591만여 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당 취득원가는 34만6,861원. 7월 15일 종가인 40만8,500원에 매각한다면 3,600여억 원의 처분이익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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