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학파’의 태두와 ‘학현학파’의 창시자가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정부주도 성장의 기초이론을 제공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분배를 중시하는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12월 17일 국회에서 ‘한국경제 사회의 제3의 길’이란 주제 아래 각각 특별강연을 했다. 남 전 총리는 “경제는 수레와 같아서 구르지 않으면 쓰러진다”며 “따라서 성장책을 쓰지 않으면 1만 달러 소득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 명예교수는 북유럽 국가들을 예로 들며 “분배가 잘 돼야 국가 경쟁력이 강해지고 소득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훈수했다.
두 석학의 강연은 각자의 학자적 성향만큼이나 확연히 달랐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나눠준 뒤 글자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꼼꼼히 읽어내려갔다. 강연시간도 자신에게 배정된 30분을 훌쩍 넘겼다. 반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원고 없이 작은 메모지에 적은 몇 개의 단어를 바탕으로 즉흥 강연을 펼쳤다. 그의 강연시간은 15분 남짓. 이날 강연에서 기대했던 논쟁은 펼쳐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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