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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富는 불황을 거부한다 

부호 집안 늘고 평균재산도 증가 

백우진 · 손용석 기자
부자는 불황도 피해가는가. 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얼어붙었다지만 부자들은 더 늘어났다. 부자들의 평균 재산도 불어났다. 포브스코리아가 개인 ·법인의 지분변동을 데이터베이스 회사 미디어 에퀴터블과 함께 조사한 결과 재산이 1,000억원 이상인 부호가 지난해보다 2명 많은 63명으로 나타났다. 재산은 집안 단위로 평가했고 시점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했다(57쪽 ‘어떻게 조사했나’ 참조).





한국의 부호 63명이 보유한 재산총액은 25조1,762억원으로 평균 3,996억원이었다. 재산총액은 지난해 부호 61명의 20조9,187억원보다 4조2,575억원(20.4%) 불어났다. 올해 부자들의 평균 재산은 지난해 평균인 3,429억원에 비해 567억원(16.5%) 증가했다.





‘삼성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올해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 ·기아차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2~5위에 올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벤처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톱 10’에 들었다. 김 사장의 재산은 5,468억원으로 평가됐다. 그는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지 불과 8년 만에 이처럼 큰 부를 일궜다. 김 사장이 29.6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2,469억원과 1,0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부자들의 이력서



연령............평균 약 63


순재산..........평균 약 3,996억원


부 축적 형태


................자수성가형 : 17


................상속형 : 46


전공


................상경계 : 31


................이공계 : 15



이재웅 다음 사장 ‘쓴 잔’





인터넷 업계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엔씨소프트의 김 사장이 기세를 올리고 새로 진입한 김정주 넥슨 사장이 단숨에 21위에 랭크된 반면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1,000억원 클럽’에서 밀려났다.


이 사장 외에도 지난해 부호 가운데 9명이 탈락했다. 고(故) 전락원 파라다이스 회장, 양덕준 레인콤 사장, 정재봉 한섬 사장, 양윤홍 유일전자 사장, 남기태 KLS 사장, 김박 엘트웰텍 대표이사, 방준혁 CJ인터넷 사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등이다.





넥슨의 김 사장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새로 부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 정은섭 대주산업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고제철 금광기업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유상덕 삼천리 회장,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 등이다.


SK㈜ 최 회장은 지난해에는 분식회계 등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하락하는 바람에 리스트에서 빠졌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들어 그룹 지주회사인 ㈜한화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내수 혹한기에도 교육열은 식지 않아 교육사업 부자들이 재산을 불리며 순위를 높였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 회장,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 윤석금 웅진닷컴 회장 등이 모두 재산을 대폭 늘리면서 순위에서 3~12계단 올라섰다.





삼성 이 회장, 인도에서는 4위





1년 사이 재산이 1,000억원 넘게 불어난 부호는 10명으로 나타났다. LG그룹 구 명예회장 집안의 재산증가액이 7,281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삼성 이 회장의 재산이 7,021억원 늘어났다.


국내 최고 부호인 삼성 이 회장 일가의 재산은 달러당 환율 1,100원을 기준으로 42억 달러에 이른다. 롯데 신 회장 집안의 달러 환산 재산은 18억 달러. 이 회장과 신 회장이 다른 나라에서라면 부호서열 몇 위에 오를까. 인도의 최고 갑부는 철강업자인 라크슈미 미탈(Lakshmi Mittal)이며 재산은 112억 달러로 집계됐다(포브스코리아 2005년 2월호 참조).





단순 비교하면 이 회장은 인도에서는 4위, 신 회장은 9위에 해당한다.


호주 ·뉴질랜드 미디어 회사 퍼블리싱 앤 브로드캐스팅(PBL)의 대주주 케리 패커(Kerry Packer)가 가장 많은 50억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다(58쪽 참조). 이 회장은 오세아니아주에서라면 그에 이어 2위에 올랐을 것이다. 신 회장은 4위에 해당한다.





















부자, 그들의 富 어록



이건희 삼성 회장







- 나는 광복이 되던 해인 4세 때부터 경제를 알았다. 선대 회장께서 삼성상회를 운영하셔서 매일 주판을 놓고 물건을 사고 팔고 맞추는 것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이다. (2003년 6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자라온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 나는 ‘실패는 자산’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과감하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나 실패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 될 수 있으므로 격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동일한 실패의 반복은 용서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2003년 6월 25일 동아일보 인터뷰)





- 인센티브란 인간이 만든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며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 대결해서 승리한 요인이다. (<이건희 개혁 10년>)





신격호 롯데 회장





- 큰 일을 하려면 작은 일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껌은 23개 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 1만5,000종 중 하나일 뿐이다. 나는 그 1만5,000가지 제품의 특성 및 생산가와 소비자 가격을 알고있다. (83년 10월 월간 <직장인>과 인터뷰, 기자가 껌 한 통의 소비자 가격을 알고 있는 회장에 대해 놀라자)







- 나에겐 늘 극복해야 할 일들이 있다. 돈을 버는 것만이 내가 추구하는 전부가 아니고, 극복할 일들이 있다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낀다. (83년 10월 월간 <직장인> 인터뷰)





- 망하더라도 제일 늦게 망해야 한다. (98년 6월 18일 <뉴스메이커> 인터뷰)







구자경 LG 명예회장





- 우리 집안엔 때가 되면 물러나는 전통이 확립돼 있다. 조부께선 회갑이 되시자 모든 재산과 땅문서를 아버지께 물려줬다. 할머니께서도 회갑 때 곳간 열쇠를 어머니께 넘겨줬다. (95년 3월 22일 퇴임 한 달을 앞두고 <한국경제>와의 인터뷰)

- ‘근검 절약해라, 돈을 쓸 때는 크게 써라, 사업을 하려면 크게 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자식들에게도 되풀이하고 있다. (95년 3월 22일 <한국경제> 인터뷰)





- ‘열 번 재고 한 번 가위질 하라’는 것이 긴 수련을 통해 터득한 요령이라면 요령이고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2001년 10월 <신동아> 인터뷰)







- 남과 같이해선 남 이상 될 수 없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좌우명)







정몽구 현대 ·기아차 회장







- 부지런히 일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 정주영 회장에게 준 휘호로 정몽구 회장의 좌우명)





- 기업가는 어떤 경우에도 이익을 남겨야 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명제다. (<아산 정주영 어록>을 내며 정주영 회장의 이 말이 자신의 신조라고 소개)







202405호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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