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경제지표를 보면 꽁꽁 얼어붙었던 내수시장에도 봄 기온이 완연한 듯하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소비 회복의 불씨는 댕겨진 모습이다. 불황에도 지갑을 닫지 않았던 부자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있고 잔뜩 움츠렸던 중산층도 연말 상여금과 주가 상승 등으로 목돈을 만지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온기가 여전히 아랫목에만 머물고 있는 탓에 윗목의 서민에게는 봄 소식이 멀어 보였다. 토요일인 지난 3월 5일 오후 서울 용산 전자랜드 2층. 주로 수입가전 제품을 파는 이곳은 좁은 통로마다 오가는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을 판매하는 코너에서 흥정을 벌이는 20, 30대는 물론 TV나 냉장고 등을 둘러보는 중장년층 부부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동부이촌동에 사는 40대 중반의 이모 씨는 대형 TV 코너에서 제품을 살피고 있다.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소니 매장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그가 관심을 보인 제품은 베가(WEGA) 42인치 분리형 PDP로, 홈시어터 시스템 등을 더한 풀 세트는 750만원에 가까운 고가 제품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