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품업계에선 더 이상 VIP가 화두가 되지 않는다. 대신 VIP들의 모임을 일컫는 VIC(Very Important Community) 공략이 귀족마케팅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퍼지는 강력한 입소문 효과는 해당 브랜드의 매출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수직상승시키기 때문이다. VIC 공략과 함께 커뮤니티(Community) ·컨시어즈(Concierge) ·코마케팅(Co-marketing) 등 3C로 대변되는 귀족마케팅의 현장을 찾았다. 5월의 어느 토요일. 서울 이태원에 살고 있는 신윤정(가명 ·54)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걸스카우트 육성회 모임에 참석했다. 이 모임은 모일 때마다 회비를 거둬 걸스카우트 후원비로 쓰고, 필요에 따라 불우 청소년을 돕는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모임은 아니다. 뚜렷한 기준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대부분 인맥으로 소개받아 가입한다.
참석자 대부분은 재벌가 며느리, 재벌 2세, 그리고 상당한 재력가의 부인들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회장직에 취임하기 전까지는 이 모임의 활발한 회원 중 한 명이었다. 여러 현안이 논의된 후 잡담들이 이어졌다. 이번 모임에선 신씨의 블라우스가 화제가 됐다. 푸치(Pucci) 브랜드로 시원한 꽃무늬 프린트가 눈길을 끄는 제품. 신씨는 예전에 회원 중 한 명이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켈리백을 메고 와 주목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다음 모임에서 대부분의 회원이 하나에 2,000만원이 넘는 이 가방을 들고 나타나 내심 놀랐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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