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은 남자의 단순한 겨울 보온 용품이 아니다. 멋쟁이를 판가름하는 척도로 쓰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졌던 날의 풍경이다. “아무리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라지만 장갑은 조금 오버하신 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새로운 사람과 인사라도 나눌 때 차가운 손으로 인사하는 건 예의가 아냐. 상대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난 반드시 장갑을 끼는 편이야.”
비즈니스 미팅 때문에 시내에서 만난 홍보 대행사 대표의 손을 감싼 장갑을 두고 나눈 대화다. 홍보 대행사 대표가 덧붙이는 얘기에는 옳다고 여겨지는 대목이 있다. 장갑이 보온 기능만 하는 남성용 액세서리라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것, 반세기 전으로만 거슬러 가도 신사라 불리는 사람들의 손에는 언제나 필수 아이템인 양 장갑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고전 복식사의 한 분야에도 장갑은 엄연히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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