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면접관은 회사 홍보대사 

어기준 소장의 real digital mind (7) 


치열한 입시 경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대학생활의 낭만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요즘은 취업이라는 또 다른 살인적인 경쟁이 있다는 점이다.취업 관문에서 고전하는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새내기들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학점을 관리하며 취업 준비에 돌입한다. 회사와 면접관은 절대적인 ‘갑’이다. ‘을’인 취업 준비생들은 정보를 수집하며 ‘스펙’ 높이기 총력전에 들어간다.

포털사이트에서 ‘면접’ 키워드를 입력하면, 면접자기소개·면접복장·면접질문·면접머리·면접고사·면접사진 등이 랭크된다. 취업 키워드에도 취업사이트·취업정보사이트·취업정보·취업준비, 그리고 해외취업까지 순식간에 뜬다. 수십만 명이 가입해 활동하는 취업 관련 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각자의 생생한 현장경험이 활발하게 교류되는 카페는 취업 활동의 ‘성지’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문화 생산활동에 익숙한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의 경험을 간략하게 후기로 남겨 공유한다.

아래는 인터넷에 떠 있는 SK텔레콤 면접후기다. “힘들고 빡세지만, 보람되고 즐거운 면접이었습니다. 업무나 혹은 실제 비즈니스 상황을 주고 자신이 가진 모든 창의력, 리더십, 분석력, 헌신성, 위기관리 능력, 인성 등…모든 것을 한계에 다다르게 하는…자기 능력의 120%를 발휘하게 만드는 면접이었습니다. 맛있는 식사와 지원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진행,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에게 집중하는 모습…1박2일 동안 SK텔레콤이란 기업에 완전히 반해 버렸습니다…ㅎㅎ^^* 설령 이번 면접에서 떨어진다 해도, 꼭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던 취업 희망자라도 면접을 앞두고 찾아오는 마음의 동요나 불안감은 어찌할 수 없다. 긴장 속에 면접을 치르면 누구는 실망하고 누구는 초연하다. 존중 받은 면접자는 탈락해도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지만, 불만을 느낀 면접자는 강력한 안티가 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인터넷에 확산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2010년 9월 1일 취업포털인 잡코리아가 올해 면접 경험이 있는 남녀 구직자 8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8%(여성구직자 78.1%, 남성구직자 71.1%)가 ‘면접관의 태도로 불쾌했던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무시하는 듯한 어투’(47.4%), ‘면접장에서 이력서를 처음 검토하는 듯한 자세’(23.3%), ‘반말’(10.4%), ‘답변 중 다른 질문’(9.8%), ‘흡연’(4.5%) 등이 그 이유다. 불쾌한 질문 유형으로는 ‘학벌과 출신학교’(35.5%), ‘외모와 신체’(15.2%), ‘이성친구 및 결혼여부’(13.2%), ‘부모직업 등 가족사항’(12.8%), ‘개인 신상’(7.1%), ‘주거형태’(6.6%), ‘종교 및 개인취향’(3.1%) 순이었다.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취업 과정에는 감정이 매우 예민해져 이때의 경험은 마음 깊숙이 각인된다. 정보사회에서 면접관은 인사부서의 전문 인력일 뿐만 아니라 ‘회사를 대표하는 홍보대사’다. 회사에서 면접관에 대한 역량 강화와 효율적인 면접 기획에 관심을 두어야 할 때다.

201010호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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