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하고, 시를 읊고,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정화(自己淨化)이고 긍정의 길입니다.
부정이 낄 틈이 없지요.
달포 전 메일 한 통을 받습니다. 돌아가신 부친의 20주기를 맞아 생전에 내셨던 책을 묶어 전집을 출판하려는데 인사말을 하나 써 달랍니다. 보내온 고인의 자료를 읽어 가면서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과연 이런 거인의 전집에 축하 글을 쓴다는 게 문인도 아닌 저에게는 주제넘은 일 같습니다.
그러나 숙명적으로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전집을 내려는 아들이 같은 동아리 회원이고 부부가 아주 좋은 인연을 간직한 후배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좋아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수석회 회원이고, 어쩌다 제가 이끌고 있습니다. 46년 전 이 모임을 창설하고 몇 년 동안 탄탄하게 이끌어오신 분이 그의 부친입니다. 얼마나 기초를 잘 쌓았던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난해까지 45번째 수필집을 매년 발행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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