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거리는 사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윈스턴 처칠의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은 처칠의 카리스마를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 차례 재생산됐다. 으르렁거리는 사자를 찍은 주인공은 인물사진가인 유섭 카쉬다. 이와 관련한 일화가 있다. 카쉬가 캐나다 오타와를 방문한 처칠을 촬영하려 했을 때 당황한 처칠은 크게 화를 냈다. 양해를 구해 촬영을 하게 됐지만 처칠은 입에 문 시가를 내려놓지 않았다. 이때 카쉬가 처칠에게 다가가 시가를 뺏어버렸다. 처칠이 몹시 화난 표정을 짓는 그 순간 플래시가 터졌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처칠은 포기한 듯 웃으며 한 장 더 찍으라고 자세를 취했다. 촬영이 끝나고 처칠은 카쉬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으르렁거리는 사자도 가만히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겠군요.”
렌즈로 보는 시선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특히 인물사진은 평소 몰랐던 인물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권위적 이미지의 CEO들은 어떨까. 이들이 잇몸이 드러나게 활짝 웃고, 스포츠카를 타고 당장 도시를 빠져나갈 것 같은 자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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