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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INVESTING -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 늘린다 

금융사 간판 PB 10인의 ‘요즘 부자들’⑥ 

美 양적완화 축소가 미뤄지면서 부자들이 투자처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중국이 큰 덕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투자 시기를 두고 PB 10인의 의견이 양분됐다.



부자들이 다시 투자 전선에 나서고 있다. 현금 비중을 늘렸던 두 달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포브스코리아 9월호 114쪽 참조). 그동안 투자 발목을 잡던 미국 출구전략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10월 16일(현지 시간)끝났다. 셧다운이 16일이나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둘째, 그에 앞서 10월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 차기 의장으로 재닛 옐런 부의장이 지명됐다. 그는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상당수 금융 전문가는 옐런이 의장직을 맡을 경우 양적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더욱이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차기 의장으로 지명받은 자리에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기존 연준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만약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지 못하면 내년 1월까지 늦춰질 수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말 퇴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장이 물러나는 달에 통화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10인의 PB들은 “악재가 잠시 사라지면서 투자처를 묻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상당수 PB가 중국 시장을 관심있게 봤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중국의 수출이 늘었다. 하반기부터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청(NBS)에 따르면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10월 18일 발표한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7.8%다. 지난 1분기 7.7%에서 2분기 7.5%로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다. 중국 투자 시기를 놓고 PB 10인은 의견이 나뉘었다. 5명의 PB는 지금이 투자에 나설 때라고 봤다. 나머지는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2007년 중국의 주가 대폭락을 경험한 기억 때문이다. 그들은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중국의 경기 회복 지표에는 PMI지수와 함께 ‘커창지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경제 흐름을 살펴보는 방식이에요. 그의 이름을 딴 커창 지수는 전력소비량, 은행대출 잔액, 철도화물운송량 3가지 지표를 활용해 지수를 산출합니다. 전력소비량은 공장가동률의 선행지수이고 은행대출은 기업투자나 민간소비를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철도화물운송량은 수출이나 내수경기를 가늠할 때 활용합니다.”

PB 5인이 중국 투자를 제안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 2007년 상하이종합지수(이하 상하이지수)는 6000선을 넘었다. 당시 주가수익률(PER)은 60배를 기록했다. 이후 2000선 아래로 떨어진 후 좀처럼 상승세를 잇지 못한다. 지난 10월 17일 기준 상하이지수는 2188이다.

저평가된 중국 증시 투자 매력적

이진성 한국씨티은행 CPC 강남센터 팀장과 유진경 동양증권 W 프레스티지 강남센터장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도 호재로 봤다. 중국은 그동안 주식시장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며 외국기업에 개방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내에서 외국기업이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국기업의 기업공개가 가능해질 경우 지속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유진경 센터장은 “중국 본토 주식의 모건 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MSCI는 글로벌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입니다. 본토 주식이 MSCI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중국 증시에 돈이 몰릴 수 있습니다. 유동성의 힘으로 지수는 오르겠죠.”

중국에 투자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펀드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본토펀드와 홍콩 증시(H주)에 투자하는 홍콩H주펀드가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03%, 15.25%다. 홍콩H주펀드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외국인 투자가 쉽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주식은 제약이 많다. 중국 정부에 적격외국인투자(QFII)자격을 받은 외국 금융회사만 투자할 수 있다. 양적완화로 유동성 자금이 주로 유입되는 곳은 투자 제약이 적은 홍콩H주펀드다. 반면 중국 본토펀드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상승 가능성이 높다.

유정화 삼성증권 SNI 호텔신라 지점장은 중국 수혜를 입는 한국 기업에 주목했다. 특히 중국 개혁 정책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중국에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최대 성장엔진인 제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줄면서 제조업의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산업별·제품별로 생산 감축 목표를 세워 구조조정에 나섰다.

유 지점장은 “중국 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과잉 설비와 인원 감축에 따라 한국 기업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컨대 중국의 조선업종이 구조조정을 하면 선박 공급이 줄면서 선가(船價)가 오른다. 중국과 직접 경쟁을 벌이던 중형조선소는 물론 대형조선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실제 조선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10월 17일 기준 주가는 29만원이다. 수주잔액 증가와 선가인상으로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인덱스 펀드라고 할 수 있어요. 펀드보다 거래가 쉽고 수수료가 저렴합니다. 다양한 기초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ETF를 활용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반면 강지현 하나은행 영업1부 골드클럽 센터장과 윤태경 삼성패밀리오피스 상무는 “중국 시장보다 미국이나 유럽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했다. 두 곳의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강지현 센터장은 “여전히 투자 위험이 높은 중국시장보다 경기 회복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미국 우량기업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201311호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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