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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PRENEURS | BULLSONE - 나홀로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다 

 

사진 김현동 기자
엔진세정제를 생산하는 불스원의 시장점유율은 90%다. 이창훈 대표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경쟁자가 없어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오히려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불스원 이창훈 대표는 여느 기업 CEO와는 달리 직접 차를 몰며 기본적인 정비도 도맡아 한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경쟁자 없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 수익 내기가 오히려 힘들 수 있다. 이창훈(65) 불스원 대표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그는 불스원이 국내 엔진케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다 보니 손해 보는 것도 많다고 했다. “동종업계의 여러 회사가 경쟁을 벌이면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가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 혼자다 보니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어요.”

이 대표는 1974년 대원제지공업 영업부에 입사한 후 동양화학 등에서 영업과 연구개발을 담당했고, OCI상사 부사장과 콜럼비안케미컬즈 아시아 지역담당 사장을 거쳐 2011년 불스원에 합류했다.

불스원 매출은 2010년 437억원에서 2011년 670억원, 2012년 870억원을 거쳐 지난해 1015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람들이 아직도 엔진케어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고 했다. 불스원샷은 엔진 내부에 낀 때를 닦아 내 연료효율을 높이는 엔진세정제다.

그는 “불스원샷 한 병을 주입하고 5000㎞를 주행할 경우 이산화탄소가 평균 24.2㎏ 저감된다”며 친환경 제품임을 강조했다. “소나무 네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습니다. 불스원샷을 통해 1년 동안 저감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은 연간 승용차 약 3만2000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2011년 불스원은 업계 최초로 정부의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다. 이듬해는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전문기업’으로 지식경제부의 인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진에 때가 끼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운전자들이 외관을 깨끗이 하는 데만 신경 쓴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어려서부터 집 차고에서 아버지가 자동차를 정비하는 것을 보고 자란 서구 운전자와 달리 우리나라는 평생 혼자 자동차 보닛 한번 열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스스로 차량을 정비하는 경우가 드문 것도 원인입니다.” 이 대표는 운전기사를 쓰지 않고 기본 정비는 직접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고를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불스원은 2011년부터 3년간 총 430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전체 매출의 17%에 달한다. 2010년 개그맨 이수근을 TV광고 모델로 등장시키며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여름부터는 이병헌과 고수를 각각 다른 제품군의 모델로 영입, 한결 친숙해진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불스원의 모체는 ‘물먹는 하마’로 유명한 ‘옥시’다. 1991년 설립된 옥시는 ‘옥시크린’으로 생활용품사업을 시작했다. 물먹는 하마 등 히트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자동차 애프터마켓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1996년 자동차용품 전문회사인 상아&참을 인수하면서 현재 불스원의 모태가 된 자동차용품 사업을 시작했다. 1997년부터 3년간 시장조사와 수년간의 연구개발, 초기자본 30억원을 들여 자체 기술로 불스원샷을 개발했다. 이후 자동차용품 분야가 옥시에서 분리되고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생활용품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2001년 주식회사 불스원이 설립됐다.

불스원샷과 엔진코팅제 불스파워의 제조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불스원은 레인OK(자동차 전용 발수 코팅제), 퍼스트클래스(차량용 왁스&세정제), 그라스(프리미엄 차량 방향제), 살라딘(차량 내부 항균제) 등 100여 가지의 자동차 관리용품을 생산·판매하는 자동차용품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최초로 ‘비구면 누진다초점’ 기술을 상용화한 사이드미러 ‘불스원 와이드미러’를 선보였다. 후면과 측면이 동시에 잘 보여 운전자가 육안이나 일반 사이드 미러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또한 기존 평면거울이나 곡면거울보다 넓은 시야가 확보돼 차선 변경이나 주차할 때 보다 안전하다. 또 동승자가 승·하차할 때 뒷차량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

2020년까지 매출 7000억원 목표

이 대표는 1994년부터 10년간 OCI상사 홍콩지사에서 현지 법인사장 및 동남아 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영업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불스원은 2012년 10월 중국지사를 설립했다. 현지 까르푸와 이마트는 물론 유명 온라인몰인 타오바오에 입점하는 등 다양한 채널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중국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상하이를 중심으로 판촉행사 등 다양한 테스트 마케팅을 시도한다. 중국에는 자동차 판매와 등록은 물론 정비와 세차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4S숍’이 성업이다. 불스원은 이곳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중국인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떤 일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정비소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면서 중국인 운전자 사이에도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기대됩니다.”

불스원의 제품은 중국을 포함해 미국·캐나다·이스라엘·러시아 등 총 22개국으로 수출한다. 제품 수출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용품 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SEMA쇼에 참가하는 등 브랜드를 알리기에도 열심이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7000억원 규모의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토털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스원처럼 엔진세정제부터 방향제와 와이퍼까지 자동차 관리와 관련된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회사는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중국 시장에서 자리 잡으면 상장을 검토할 생각입니다.”

201403호 (201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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