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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서울시의회가 출범한 지 100여 일이 지났다.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제9대 의회 출범과 함께 ‘바꾸고, 지키고, 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개혁의 기치로 내걸었다. 특권·관행·제도 세 가지를 바꾸고, 안전·복 지·민생 세 가지를 지키고, 매니페스토·감시·역량강화 세 가지를 위해 뛰겠다는 의정 비전을 제시하고 106명의 서울시의원 모두 열심히 뛰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는.
서울시의회 의원 해외연수제도에 대한 정확한 틀을 마련했다. 해외연수가 외유, 관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해외연수제도를 완전히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의원들이 공무로 해외 출장을 갈 때는 반드시 사전에 보도자료 등을 통해 연수 계획을 시민에게 완전 공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한 예산의 투명성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기 시작했다.아직 조례로 제정되지는 않았지만 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들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면 더 이상 쌈짓돈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될 경우 의정활동비 지급을 금지하는 개혁안도 논의 중이다. 그동안 의원이 구속되더라도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의 정비가 지급됐다. 하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기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해 구금 즉시 의원의 의정활동비 지급은 중단할 방침이다.
7·8대 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서울시의회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청렴한 의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제9대 시의회가 개원 하자마자 의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울시의회 의원 행동강령 조례안’을 비롯해 지금 당장 고쳐나갈 수 있는 현안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열린 마음으로 폭 넓게 다루고 있다. 결정기구가 아니라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시민의 의견과 여론을 폭넓게 담아 보다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어젠다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윤리특별위원회의 상설화, 출석률 공개 등을 통해 의회 의원의 특권과 관행·제도를 바꾸고자 한다. 또한 의회가 실질적인 집행부의 견제 능력을 확보하고 정책 의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의원의 정책 입법활동과 연구활동 등을 지원함으로써 개별 의원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싱크홀’ 문제로 시민의 불안감이 크다.
최근 제2롯데월드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지하철 9호선으로 인한 동공과 노후하수관으로 인한 도로 함몰로 밝혀졌다. 하지만 시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싱크홀 발생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땅 속에 방치된 각종 폐관들을 잠재적인 동공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감당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 서울시 전역에는 낡은 관이 많다. 노후 하수관 비율이 48%에 달한다. 노후 하수관 정비에 필요한 예산의 50%를 국비에서 지원할 것과 대형 굴착이 수반되는 공사에 대해 지하수 영향조사를 의무화하는 ‘지하수법’ 개정 건의안 등 2건의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한 상태다.
서울시의 안전관리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재난 발생 후 피해 복구에만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각 재난의 특성, 골든타임을 고려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예방과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또 서울시 예산은 빗물저류조 사업 등 시설물 관련 사업에만 편중돼 있다. 이 같은 하드웨어 부분뿐만 아니라 대응 체계의 개선, 재난전문가의 활용, 시민안전의식 향상과 같은 소프트웨어 부분에도 적극 투자해야 한다.
자치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한데, 서울시와의 관계는 어떤가?
견제와 감시 기능도 잘 이뤄지고 있고, 협력 관계도 좋다. 다만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 등과 같은 사안은 서울시의회가 책임을 함께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기 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저층에서 활동 중인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참으로 의문이다. 부동침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시사용 승인은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복지 예산이 늘면서 서울시 등 자치단체에서는 재원 부족으로 자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 같은 사업은 대통령의 공약이다. 당연히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복지 예산이 부족해 ‘복지 디폴트(지급불능)’가 현실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자치단체 재정은 심각한 상황이다.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힘을 합쳐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중앙재원의 지방이양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또 부족한 예산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방세 비과세 감면도 요청할 계획이다.
시의원의 의정활동을 위한 유급보좌관제도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당 1명의 정책보좌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집행부의 선심성 사업을 통제하고 비효율적인 예산 운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시민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제도적 한계로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의원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시간계약제 등 탄력근무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소속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독립시키고, 공기업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안을 내놨는데.
의회 사무처의 직원 인사권이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보니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제약을 받는다. 중요한 정보가 집행부에 속속들이 전달돼 의정활동이 알게 모르게 위축되는 점도 문제다. 공기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은 최근 불거진 관피아를 없애고 공기업의 경영을 정상화시키며 사회적 책임을 물으려는 취지다. 지난해 SH공사,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3개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가 1400억 원 증가했다. 부채를 줄이겠다는 공기업 사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청문회가 도입된다면, 이 같은 문제를 철저히 고민하게 될 것이고 그에 대한 답도 빠르게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