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

Home>포브스>CEO&People

디지털 중매인 ‘틴더’ 좋아요!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소셜데이팅 무료 앱 틴더에서는 매일 1400만 명이 실제 데이트 약속을 잡는다. 션 래드 CEO는 앱을 위치기반 소셜 서비스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STE VEN BERTON I 포브스 기자
소셜데이팅 앱 ‘틴더(Tinder)’는 지난 2년간 젊은이의 연애와 결혼 방식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션 래드(Sean Rad·28)는 요즘 IT 산업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4대 요소(소셜 네트워킹을 이용한 친구 만들기, 게임을 통한 사용자 참여 강화, 위치기반 서비스, 메시징)를 틴더와 결합해 성공시켰다. 그는 지난달 포브스가 주최한 ‘30세 미만 파워피플 30(30 Under 30)’ 회의에서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씨엘, 가상현실 개발업체 오쿨러스 VR 창업자 팔머 럭키,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함께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서게 됐다. 래드는 무료 앱 틴더를 통해 최초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개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됐다. 틴더의 과반수 지분을 소유한 IAC에서 온라인 데이팅 사업을 총괄하는 샘 예건이 전화를 한 것이다. IAC는 다수의 검색 및 온라인 데이팅, 쇼핑 앱을 소유한 인터넷미디어 기업이다. 배리딜러 IAC 회장은 틴더 지분을 과반수 보유하고 있다. 예건은 거두절미하고 래드에게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래드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했다. “두려움, 상처 받은 자존심, 상실 후 느끼는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 와중에도 래드는 청년 기업가 1500여 명에게 소셜 마케팅에서 입소문 내는 법을 30분간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믿기 어려운 통계 수치를 쏟아냈다. 지난 12개월간 무려 600%의 성장을 기록한 틴더의 다운로드 횟수는 2012년 서비스 시작 이후 4000만 번을 기록했다. 3000만 명의 등록 사용자는 매일 총 12억 명의 애인 후보를 살펴본다. 1초당 1만4000명 꼴이다. 단순히 살펴보고 끝나는 게 아니다. 틴더에서는 매일 1400만 명이 실제 데이트 약속을 잡는다. 래드는 예정대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대에서 소개했다.

틴더 시가총액 55억 달러 추정

강연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래드는 침대에 누워 천장만 쳐다봤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틴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저스틴 매틴이 함께 있었다. 지금 래드가 겪는 시련은 매틴으로부터 시작됐을 지도 모른다. 매틴의 전 여자친구 휘트니 월프가 성추행을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2014년 9월 매틴은 CMO직에서 공식 사임했다. 그러나 둘의 협력 관계는 흔들림이 없다. “월프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IAC는 래드를 좌천시킬 적당한 이유를 찾지 못 했을 것”이라고 틴더 관계자는 말했다. “그런데 때마침 소송이 발생해 그럴 듯한 핑계가 생겼다.”

IAC는 래드가 CEO 자리를 내놓고 상품 개발에 집중하길 바랐다. “이사회는 새 경영자 영입을 최선책으로 생각한다”고 래드는 말했다. 그러나 래드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마음이 급해진 래드는 강연을 마치고 IAC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갔다. 래드는 “사업이 잘 되고 있었는데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어느 때보다 회사 성장 속도가 빨랐다. 매출을 올리기 직전이었고 성추문 소송도 완전히 마무리됐다. IAC의 결정을 바꾸기 위해 그들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래드의 해임에는 2가지 핵심 사안이 있다. 첫째는 ‘지배권’이다. 이번 사태에는 권력 다툼, 배신, 돈, 섹스 등 모든 요소가 총망라돼 있다. 다음은 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틴더의 기업가치를 IAC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55억 달러로 추정한다.

래드는 기업가정신과 아메리칸 드림을 직접 경험했다. 그의 부모는 이란계 유대인 이민자다. 이들은 래드의 외조부가 설립한 전자제품 생산 및 유통업체 ESI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며 미국에서 자리 잡았다. 사업이 성공하면서 래드는 캘리포니아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래드는 2006년 자퇴했다.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 연예인이 트위터에서 홍보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마케팅 회사 애들리(Adly)를 차려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3년 뒤 자신의 지분을 사모투자사에 넘겨 수백만 달러를 번 그는 또 다른 사업을 찾아 나섰다.

2012년 래드는 IAC가 과반수 지분을 갖고 있는 모바일 앱 벤처 인큐베이터 ‘해치랩스’의 LA 지사에서 소매유통점 고객카드 앱 ‘카디파이(Cardify)’를 총괄했다. 그리고 매틴과 함께 서로 맘에 드는 사람끼리 ‘썸’을 탈 수 있는 앱을 구상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있었다. 래드가 부임한 첫째 주에 해치랩스는 개발자끼리 팀을 구성해 프로그램을 집중 개발하는 해커톤(hackathon)을 개최했다. 그는 엔지니어 조 무노즈와 함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매치박스(Matchbox)라 이름 붙였다. 매치박스는 해커톤에서 우승했다.

2012년 봄, 래드는 개발팀과 매치박스를 함께 진두지휘 했다. 무노즈는 페이스북과의 통합, 바딘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iOS 통합, 크리스 굴친스키는 디자인, 아담 휴이는 재무를 맡았다. 해치랩스 설립자 디네쉬 무르자니는 회사 운영을 감독했다.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매치 닷컴(Match.com)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름은 ‘틴더’로 붙였다.

래드는 “그냥 괜찮은 앱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75만 달러를 주고 틴더를 매입하려 했던 전문창업가 앤드류 프레임의 말처럼 “헌팅 좀 해보려고 만든 앱”이었다. 틴더 사용자가 수백 명 밖에 되지 않았을 때 프레임은 래드에게 조언했다. 서비스를 중단하고 IAC에 소정의 지분을 약속한 후 틴더를 해치랩스에서 분사시키고 사무실을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제대로 한 번 개발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래드는 거절했고 틴더는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틴더는 인간의 구애 방식을 디지털화하고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클릭 한 번으로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시키면 앱은 사용자 거주지역에 있는 애인 후보를 무한정 보내준다. 질문지도 서식도 없다. 그냥 얼굴을 보여주는 사진만 있다. 사진 속 사람이 마음에 들면 오른쪽으로, 싫으면 왼쪽으로 넘긴다. 서로 ‘좋아요’를 선택한 경우 틴더에서 채팅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래드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줬다”고 말했다. “만약 바에서 맘에 드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해 보자. 혹시 나는 거절당할까 걱정되고, 상대는 사냥당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좋다-별로’를 사진 넘기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디자인은 공동창업자 조나단 바딘(Jonathan Badeen)의 작품이다. 덕분에 데이트에 게임적 요소가 더해졌다. 매칭이 성사될 때마다 사용자는 자신감이 커지는 효과를 얻었다. 또 손 안에서 사람들을 지켜보는 온라인 관음증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좋아요’를 누르는 게 사용자간 교류의 끝이지만 틴더에서는 ‘좋아요’가 관계의 시작이다. 따라서 앱에 대한 사용자 애착도 매우 커진다. 관측통에 따르면 틴더의 월 실사용자는 1800만 명(사용 등록자 수의 절반 정도), 일 사용자는 900만 명이다. 델 컴퓨터 창업자 마이클 델은 “사용자 수와 참여 수치를 보면 아주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틴더 사용자의 신원이나 품격이 궁금하다면? 래드는 델의 딸 알렉사를 틴더에서 만났다.

틴더가 후끈하게 달아오른 건 매틴 덕분이다. 그는 파티 분위기를 띄우는 노하우가 있었다. “남학생이나 여학생 클럽에서 가장 사교성이 좋은 사람을 불러 티켓을 팔게 하고 10장 팔 때마다 1장씩 무료 입장티켓을 줬다.” 매틴은 LA 파티에서 친해진 남녀 600명에게 틴더 베타버전을 이메일로 보내 젊고 매력적인 사용자가 틴더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오래지 않아 틴더에서 사용자가 사진을 넘기는 횟수가 수만 번으로 증가했다.

CMO이자 공동창업자 자리에 오른 매틴은 틴더를 ‘파티’ 명문 대학에 소개했다. 친구 동생들이 도와준 덕분에 USC와 애리조나대학, 오스틴텍사스대학 등에서 틴더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곧 미국 전역의 대학이 유행에 합류 했다. 2013년 초가 되자 틴더 사용자 수는 40만 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2014년 초, 매틴은 세상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싱글 파티장,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틴더를 넣는데 성공했다. 대학생에서 일반 사용자로 사용자 기반이 확장시킨 계기가 됐다. 올림픽 대표들이 틴더를 통해 커플이 됐다는 소식이 국제 뉴스로 보도됐다. 그러자 틴더에서 만남이 성사되는 횟수가 10억 회를 넘어섰다. IAC가 틴더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틴더의 기업 소유구조를 보면 러시아 목각인형 마뜨료쉬까와 비슷하다. 래드는 해치랩스 직원이므로 해치랩스는 틴더 지분의 100%를 보유하게 된다. 해치랩스의 과반수 지분은 IAC가 갖고 있다. 무르자니는 일단 틴더가 분사되면 지분을 틴더 개발팀에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팀은 지배지분이 결국 배리 딜러와 IAC로 갈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 무르자니는 지난해 초 해치랩스 문을 닫았다.

무르자니가 퇴장하자 IAC는 틴더가 자신들의 것이며 래드는 고용인에 불과하다고 통보했다. 예건은 “우리는 래드가 상품 개발에 뛰어나다고 생각해 고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동안 틴더를 개발했다. 우리는 그에게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했고, 그는 회사에 상당한 가치를 창출했다. 그 대가로 그도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이다.”

IAC와 래드는 새로운 계약 조건에 합의했다. 지배지분은 IAC가 약 60%, 래드는 10%, 그리고 매틴과 바딘이 이보다 약간 적게 갖고 나머지는 골고루 배분한다는 내용이었다. 래드는 CEO 자격으로 상품과 개발팀, 마케팅, 브랜딩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

해외 데이트 후보 찾을 수 있는 ‘틴더 플러스’

래드는 아직 밀려나지 않았다. 그는 뉴욕에서 IAC와 회의를 했다. “래드는 틴더 브랜드, 사용자 기반, 상품을 구축 하는데 엄청난 역량을 보여줬다”고 예건은 말했다. “그 분야에서 만큼은 그의 리더십을 놓치고 싶지 않다.” 래드는 사장으로서 틴더 이사회 자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IAC에서 후계자를 찾을 때까지 CEO 임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에릭 슈미트 같은 사람을 찾는다”고 래드는 후계자 조건을 설명했다. “나와 맞지 않는 CEO가 오면 안된다. 그건 자살행위와 같다.”

유료 서비스 틴더 플러스(Tinder Plus)가 곧 출시된다.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용자가 국경을 뛰어넘어 다른 나라 사람을 볼 수 있는 ‘여행 기능(travel feature)’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보스턴, 리오, 로마에 있는 데이트 후보를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틴더 출시 이후 사용자가 간절히 요구했던 ‘취소(undo)’ 서비스다. 이를 신청하면 경솔하게 싫다고 왼쪽으로 넘겨 버린 사진을 다시 볼 수 있다.

래드는 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 틴더를 데이트 앱에서 위치기반 소셜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틴더 플레이스(Tinder Places)’는 술집이나 경기장, 미술관, 공원 등 사용자가 자주 가는 장소를 기준으로 새로운 사람(남자친구나 볼링친구)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다. 이는 ‘일하고 먹고 쇼핑하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준다’는 아이디어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선은 전 세계 수만 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클라우드에서 일어나는 수십억 개 거래정보를 분석해야 한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규모 또한 엄청나다.”

엄청난 규모와 예산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IAC가 허락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료회원 가입이나 광고처럼 손쉬운 수익 모델을 먼저 시도해서 매출을 창출해야 투자도 받아낼 수 있다. 틴더가 사용자로부터 얻는 정보 중에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 예건은 “우리는 현재의 핵심 사업에서 벗어나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뱅크 오브아메리카는 2015년 틴더의 매출이 1억5000만 달러, 버클레이는 2016년 매출을 2억 달러로 예상했다.

과연 래드는 2016년까지 틴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래드는 ‘일단 버티자’고 결심한 듯하다. 그는 틴더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가치가 수십억 달러로 치솟은 상품의 지분 10%를 가진 것만으로도 제자리를 지킬 이유는 충분하다.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소비재 기업의 핵심은 바로 상품”이라고 래드는 말했다. “우월한 상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이 사라져 버리면 기업 또한 생명을 잃는다.”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01호 (2014.12.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