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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음식 이야기(1) - 피는 꿀보다 달다 

새해부터 그림에세이스트 이주은 교수의 글을 연재한다. 다양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의 상징성을 다룬다. 첫 번째는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다. 

이주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그림에는 음식 재료가 자주 등장한다. ‘피는 꿀보다 달다’ ‘굶을지언정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다’ 등 먹는 것과 관련된 명언도 많이 남겼다. 자신의 작품을 남들에게 소개할 때도 그는 요리 용어를 자주 끌어오곤 했다.

달리는 자기 자신 외에는 그 어느 누구와도 쉽게 대화할 수 없었던 상처 많은 소년이었다. 달리의 부모는 첫 아들을 일곱 살에 잃었다. 꽤나 총명했고,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형이 죽고 3년 후에 태어난 달리에게는 죽은 형의 그림자가 씌었다고나 할까. 형의 망령에 사로잡힌 부모로 인해 달리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자랐다. 부모는 달리가 뭘 잘할 때도 또 못할 때도 늘 “큰 애였더라면…”이라는 말을 꼭 덧붙였다. 그 말이 어린 달리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던지, 여덟 살 때 그는 일부러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 놓는 반항을 저지르기도 했다.

언제나 그는 남들이 볼 수 없는 환상을 봤다. 지하철을 혼자 못 탔고 차들이 자기를 향해 달려드는 환상 때문에 길을 건너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심리적 원인을 캐고 싶었던 달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고는 “이건 일생일대의 발견이야. 내 모든 비밀이 풀린 것 같군” 하며, 당시 60세가 된 프로이트를 찾아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갔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젊은이를 프로이트가 만나줄 리 없었고 달리는 매번 헛걸음을 치고 말았다. 그 이듬해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퇴학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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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호 (201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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