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시무식. 당초 행사는 오전 8시였지만 정몽구 회장이 오전 7시52분에 입장하자 예정보다 일찍 시작됐다. 이날 정 회장은 15분 간 대본 없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안경을 쓰고 준비된 원고를 읽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임직원을 응시한 채 자신의 각오와 그룹의 목표를 밝힌 것이다.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둘째사위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임직원 9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시무식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는 후문이다.정 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820만대 판매, 2018년까지 900만대 판매 달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해에는 소형차로 연간 판매량 800만대를 달성했다. 900만대일 때는 중· 대형차가 궤도에 올라 외국 메이커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간 1000만대 정도를 생산하는 도요타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다. 정 회장은 당초 배포된 신년사엔 없던 ‘이미지’라는 말을 다섯 차례 사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히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것 뿐 아니라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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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팎에서 정 회장의 신년사에 대한 반응을 내놓고 있을 무렵 그는 또 한번 시장이 예상치 못한 카드를 내놓았다. 바로 4년 동안 8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통한 경영권 승계 강화 시도다. 신년사, 투자 계획, 지분 매각 시도가 모두 불과 열흘 안에 일어났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정 회장 특유의 뚝심이 새해 초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어려울 때 더 공격적인 정몽구식 해법, 즉 ‘MK식 베팅’이라는 분석이다.현대차그룹이 1월 6일 발표한 투자 계획은 정 회장의 신년사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80조7000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투자를 통해 공장 신·증설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서울 삼성동 신사옥) 건립, IT인프라 확충은 물론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연평균 투자액은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우리 정부의 전체 R&D 예산(18조9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불거졌던 적절성 논란을 쑥 들어가게 할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다.특히 신규투자의 76%에 달하는 61조2000억원을 국내에 집중시킨 점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에 쏠린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잇따른 해외공장 신증설 투자로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및 일자리의 해외 전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비 11조원을 제외하고도 50조원을 국내에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로 투입한다는 것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핵심부품 공장 신·증설, IT 강화 등 기반시설 투자, 보완투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 등 시설투자에 34조4000억원, 제품 및 기술개발 등 R&D에 26조8000억원이 집행된다.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국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낙수효과에 따라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파급효과가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2018년까지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투자 대부분을 국내에 집중한 것은 대규모 경제효과와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부터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기업소득환류세가 시행되는 만큼 돈을 쌓아두는 것보다 투자를 확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나 임금증가, 배당이 당기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할 경우 해당금액에 대해 단일세율 10%로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기업의 투자와 임금 증가를 늘려 가계소득을 증대시키자는 취지로 정부가 올해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추가 세부담액은 연 5547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그러나 그보다 자동차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불안감’이 투자의 발단이라고 분석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두 회사가 합병한 199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수입차, 한국GM이나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들의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2013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7.9%를 기록해 4년 만에 8%를 밑돌았다. 차량판매 순위에서도 138만6000대를 판매한 닛산에 6위 자리를 내줬다. 미국시장이 저유가로 대형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현대·기아차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엔화약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자동차업체들과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61조원 투자로 경제 활성화 부응
▎자료 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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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전체 투자액의 85% 이상인 68조9000억원을 자동차부문에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트 800만대 시대’엔 결국 품질 경쟁력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투자한다. 현재 7개 차종인 친환경차를 같은 기간 22개까지 늘리고, 소형에서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도 구축한다. 스마트 카에도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고, 차량용 반도체와 자율주행 핵심부품을 개발한다. 또 중국,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공장을 신설해 수요증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울산, 화성, 서산 등 현대기아차의 국내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다.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R&D 분야 투자를 크게 늘려 친환경차나 스마트 카 등 미래성장동력을 발굴 하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김형민 KTB증권 연구원은 “규모에서 글로벌 빅5로 자리한 현대차그룹이 미래형 자동차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대부분이 핵심기술과 관련된 연구개발은 자국에서 진행하고, 생산은 관세 등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공장에서 한다”며 “현대차가 국내에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분야에 집중투자를 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연초부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자 재계는 술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투자액 중 4분의 3이 국내에서 집행됨에 따라 국가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만큼 타 그룹들도 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악화 탓에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현금 쌓아놓기’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타 그룹에도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과거 삼성이 재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면 최근엔 현대차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정 회장은 시장에 또 하나의 카드를 던졌다. 자신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중 3.39%(502만2170주)를 매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부회장이 최대 주주(31.88%)인 현대차그룹 계열 물류회사로 매각이 이뤄지면 약 1조3000억원대의 자금이 마련된다.
지배구조 개선 ‘묘책’ 계속 모색중
▎MK의 통큰 행보는 올 한해 재계의 화제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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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완료되면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29.99%로 낮아지면서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맞출 수 있게 된다. 이것이 현대차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의 방점을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승계구도에서 찾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이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대상이 되는 만큼 이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읽히지만 거래금액이 최저 1조3000억원 이상으로 규모가 큰데다 할인 폭도 7.5%∼12%로 비교적 커 매각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결국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수순으로, 이번 거래를 현대차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동안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를 높여 정의선 부회장에게 ‘실탄’을 마련해준 다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 교환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다. 경영권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려면 정 부회장이 순환 고리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 중 일부(5~6%)를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대제철에서 소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액수다. 정 부회장은 앞서도 이미 상당한 실탄을 마련했다. 지난해 8월 광고 계열사 이노션 지분 30%(54만 주)를 3000억원에 매각했다. 의도가 어디에 있든 매각이 성사되면 정 회장 부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과세 부담을 줄이는 한편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발판도 마련하는 ‘일거양득’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었다.그러나 의도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일단 무산됐다. 지분 매각에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나섰지만 물량 부담이 커서 받아줄 수 있는 기관 매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승계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1차 시도가 아쉽게 실패로 끝나면서 여러 가지 대안들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합병을 추진하려면 현대글로비스의 주식가치를 높여 시가총액을 두 배 이상 높여야 하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지분 매각을 위해 블록딜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정몽구식 베팅’의 성적표는 어떻게 나올까? 아직까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81조원 투자 계획과 105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신축 발표로 한전 부지 인수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일거에 잠재운 것은 큰 성과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켜 점수를 까먹었다.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 시장에 노출되면서 글로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 카드를 당분간 꺼낼 수 없게 된 것은 뼈아프다. 이 과정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그러나 재계에 ‘역시 MK!’를 회자되게 할 정도로 통큰 경영을 상징하는 ‘MK식 베팅’을 다시 화젯거리로 만들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포브스코리아가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2015년 BIZ GIANTS 코너의 첫 경영인으로 선정한 것도 올 한해 현대자동차와 MK가 재계의 화젯거리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 - “105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내년 착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면적은 7만9342㎡로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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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에 105층 빌딩을 세우겠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에 세워질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층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 회장은 “한전 부지에 새 건물을 짓고자 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받았으며 100층 이상으로 지음으로써 회사 이미지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신사옥은 대한민국의 경제와 문화를 대표하는 복합 비즈니스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한전 부지에 세울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6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청사진도 내놓았다. 오는 2018년까지 건립에 1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 한전 부지 인수금액을 합하면 모두 2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는 셈이다. 지난해 9월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낙찰가격 소식에 무리한 투자라는 우려가 잇따를 때 정 회장은 “그룹의 100년을 내다보고 결정한 반드시 필요한 투자다. 인수 대금이 국가기관에 넘어가는 만큼 정부에 이바지하는 마음으로 낙찰 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의 랜드마크 기대현대차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미래성장동력 투자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여개 계열사를 집결시키는 등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컨트롤타워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포함한 지역의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아우토슈타트’ ‘한국판 BMW 벨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신사옥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연말 해외 설계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2000년 7월 독일 볼프스부르크 시에 오픈한 ‘아우토슈타트’엔 폴크스바겐 본사는 물론 박물관·공원·전시관·체험장·호텔 등이 있어 매년 20만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250만명이 찾는다. 독일 뮌헨 시의 ‘BMW 벨트’는 설계 당시부터 미래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화제가 됐다. 소용돌이치는 물살 형태의 더블 콘(Double Corn)과 유리로 뒤덮인 건물은 뮌헨의 랜드마크다. 벨트에는 차량딜리버리센터·콘서트홀·쇼핑몰·디자인스튜디오·자동차전시관이 마련됐다. 2007년 문을 연 후 매년 200만명이 방문한다. 정몽구 회장의 구상대로 빌딩이 완공되면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한국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최근 정부는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개발사업에 가속페달을 달아줬다. 1월 18일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시와 협의해 통상 2~3년 걸리는 용도지역 변경 및 건축 인허가를 최대한 단축해 내년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고 용적률도 800%까지 높여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전부지 개발이 장기간 소요될 경우 지역침체와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재계 인사는 “서울시도 ‘한전 부지-코엑스-서울의료원-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72만㎡를 회의·관광산업의 메카로 키운다는 계획이어서 협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2020년 완공된다.
정의선 부회장 ‘젊은 엔진’ 중용하며 활동반경 넓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현대차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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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과 함께 정의선 부회장의 대외 활동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첫 출장지로 미국을 선택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의 CES 참관은 4년만으로, 미래 자동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CES 전시장 부스를 일일이 둘러 본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국제오토쇼에선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소개하기 위해 직접 연사로 나섰다.모터쇼 무대에 오른 것 역시 4년 만이다. “아버님이 한창 경영 일선에 계셔서…” 하며 정 회장의 뒤에 서있던 그때의 모습에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 하락, 일본 자동차 공세에 대한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발언했다.정 부회장에겐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 회복과 중국 등 글로벌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기자들을 만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금은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핵심은 중국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허베이성과 충칭시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4, 5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기아차 또한 기존 3공장을 증설해 2016년까지 4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지난 연말 현대차그룹 인사는 연구개발과 영업부문 우대가 핵심이다. 정몽구 회장의 측근들이 물러나고 젊은 인사들이 승진하는 등 세대교체 경향이 두드러진 것도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