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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클럽] 영원무역 - 영원무역은 항공사다? 

 

조득진 포브스 차장 사진 전민규 기자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글로벌 경영의 날개를 폈다. 미국 아웃도어브랜드 ‘아웃도어리서치’ 본사 인수에 이어 스위스 자전거브랜드 ‘스캇’도 품에 안았다. 자체 브랜드 확보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한계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구입한 비즈니스제트기 팔콘 7X는 글로벌 경영의 적토마다.

▎프랑스 닷쏘항공이 제작한 고급 비즈니스제트기 ‘팔콘(Falcon) 7X’의 객실 내부.
영원무역은 아리랑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연말 팔콘 7X를 들여온 영국령 맨섬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공항, 산업단지 치타공공항에 법인을 설치했다. 맨섬은 노르만족이 영국을 정복하던 11세기부터 조세회피처로 이용된 곳이다. 2013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폭로로 인기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가 낱낱이 노출되자 최근 기업들이 맨섬으로 몰리고 있다. 영원무역 역시 여론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포브스코리아의 취재 과정에서 맨섬 등록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영원무역 측은 “전용기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해 수입이 생기고 이것에 대한 세금을 회피할 목적이라면 여론의 비난이 맞지만 온전하게 자사의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라 조세회피와 연결 짓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 경영상 전용기가 필요하지만 등록세와 운영비 등을 줄이기 위한 내부 전략으로 보아달라는 주문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한달음에 날아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고, 특히 비행기 기체 및 배상책임 보험료가 국내 보험시장 대비 30%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조종사 등 운영인력도 방글라데시에서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전용기를 등록하고 운영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국토해양부 인허가에 시일이 걸리고, 기장 등 인건비와 정비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영원무역이 밝힌 중고기종 구매가는 300억원. 보통 팔콘 7X급의 전용기는 조종사와 정비사 인건비, 항공유 구입과 공항 이용료,계류비,부품값 등 한 해 운영비용이 50억원 수준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이 2013년 국내 광고시장에 쏟은 돈이 200억원 이상인데 이에 비하면 괜찮은 베팅”이라며 “자사의 로고를 새겨 돌아다니는 광고효과도 있고, 바이어 의전으로 계약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아리랑항공 방글라데시 법인은 수익사업이 활발하다. 수도 다카공항과 산업단지 치타공공항에 격납고를 두고 2인승 세스나 경비행기에서 9인승 비즈니스 제트기 팔콘 2000EX까지 항공기 8대를 운영중이다. 방글라데시 국내선 항로와 미얀마, 베트남, 상가포르 등을 잇는 국제선 항로에서 비즈니스용으로 임대한다. 주로 세계 곳곳에서 온 바이어들이 방글라데시의 공장을 방문할 때 사용한다. 긴급의료장비를 갖춘 앰뷸런스 항공기, 조종사 교육을 담당하는 플라잉스쿨은 방글라데시에 대한 사회공헌 차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방글라데시는 도로 인프라가 부실해 전용기 임대 수요가 있다”며 “자사의 비즈니스 활동뿐 아니라 글로벌기업 대상의 임대로 운영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 전민규 기자

201503호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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